민주당 "영부인 자격 결격…윤석열, 후보직 물러나야" 맹공
국민의힘 "일부 착오 기재…후보 책임 묻는 건 과해" 엄호
홍준표 "결혼 전 일로 납득하면 이재명 전과도 용서해야"
윤석열 "전체적으론 허위경력 아냐" 대신 해명
[폴리뉴스 권새나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14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부인 김건희씨가 교수 임용 지원서에 허위경력을 기재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후보자의 가족도 '검증 대상'이라는 논리를 내세워 공세에 앞장서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은 "지금까지 공개되거나 보도된 김건희씨의 이력서 가운데 학력, 경력, 수상 실적 등에서 제대로 된 이력서가 하나도 없다"고 꼬집었다. 또 "고의로 이력서에 허위 사실을 기재한 행위는 명백한 범죄행위로, 결혼 전이든 후든 관계없이 제대로 확인하고 검증해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1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김씨의 허위 경력 기재 의혹과 관련해 "과연 김건희 씨가 퍼스트레이디가 된다면 우리 국민은 그분을 보고 무엇을 생각하겠느냐"고 힐난했다.
그는 "우리 청년들은 청년 실업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허위 이력서 작성하는 법을 배워야 하는 게 아닌지 생각할 수 있다"며 "정말 말도 안 되는 상황이고,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 윤 후보의 결단이 있어야 한다"고 압박했다.
윤 원내대표는 전날에도 "이번 대선이 윤석열 패밀리에 대한 심판의 장이 되는 불행은 막아야 한다"며 "(윤 후보는) 더 늦기 전에 후보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용빈 선대위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김씨는 인터뷰에서 '지원한 자리가 공채가 아니라 피해 본 사람은 없었을 것', '결혼 전 일인데 공인도 아니고 왜 검증이 필요하냐'고 말했다"며 "무엇이 잘못인지도 이해하지 못하고 오히려 억울해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간절한 마음으로 이력서를 작성하며 숫자 하나라도 틀릴까 거듭 확인하는 취준생들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김병기 민주당 선대위 현안대응TF 단장도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김씨 의혹에 대해 "영부인으로서는 결격 사유"라고 했다. 이어 "사건 자체도 문제지만, 김씨가 말도 안 되는 해명을 한 데 오히려 주목하고 있다"며 "김씨가 해당 사건에 대해 '결혼 전 일이고 그 정도로 검증받아야 할 내용이냐'고 말했던데 그렇게 하면 해명이 되는가"라고 비판했다.
같은 날 박찬대 선대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윤핵관(윤 후보 핵심 관계자)들이 왜 김씨를 커튼 뒤에 숨기려고 애썼는지 드러났다"고 지적, "자신이 돋보이기 위해서 이력을 거짓으로 채워넣는 사람을 국민께서 어떻게 신뢰할 수 있겠나"라고 강조했다.
우상호 의원은 TBS라디오에 출연해 "조국 전 장관의 아들딸 표창장에 견줄 수 없을 정도로 중범죄"라며 "공소시효는 지났을지 몰라도 불법 행위 아니냐"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김건희 감싸기'…홍준표는 "한 여성이 대선판 흔들어" 비판
반면 국민의힘은 김씨를 두둔, 총력 방어에 나섰다. 일부 착오로 인한 기재는 있었어도 허위경력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최지현 선거대책위원회 수석부대변인은 전날 논평을 통해 "김씨가 한국게임산업협회 결성 초기에 보수 없이 기획이사 직함으로 비상근 자문 활동을 했다"며 "이후 협회 사무국으로부터 재직증명서를 정상적으로 발급받았다"고 말했다.
수상 경력을 부풀렸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출품업체의 부사장으로서 출품작 제작에 깊이 관여했다"며 "회사 경력을 주로 고려하는 겸임교수직이었기 때문에 개인 수상과 회사 내 주도적 역할로서 수상을 명확히 구분하지 않고 기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준석 대표도 김씨를 엄호했다. 이 대표는 MBC라디오에 출연해 "일부는 부인하고 또 일부는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며 "그것대로 받아들여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또 "결혼 전에 있었던 일"이었음을 강조했다. 그는 "결혼 이후 부인의 처신에 대해 공직자로서 제지하지 못했다면 다소 비난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그전에 일어난 일에 대해 후보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과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내부에선 김씨를 향한 비판도 제기됐다. 윤 후보와 경선에 맞붙었던 홍준표 의원은 자신의 청년 소통채널에서 김씨의 허위경력 의혹을 지적하는 글에 "만약 결혼 전의 일이라고 모두 납득된다면 공직 전에 있었던 이재명 전과 4범은 모두 용서해야 한다"며 "납득 안 되는 핑계만 만연한 세상"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김씨가 영부인 감이라 생각하시나?"라는 질문에 "한 여성이 대선판을 흔들고 있다"며 "안타까운 일"이라고 했다.
앞서 전날 YTN은 김씨가 2007년 수원여자대학교 겸임교수로 제출한 교수 초빙 지원서에 2002∼2005년 동안 한국게임산업협회 기획팀 기획이사로 재직했다는 경력과 2004년 8월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에서 대상을 수상한 이력을 기재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한국게임산업협회는 2004년 6월에 설립됐으며 김씨는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에서 수상한 이력이 없었다. 김씨가 소속된 회사는 당시 대회에서 특별상을 받았다.
김씨는 매체와 인터뷰 당시 수상경력 부풀리기에 대해 "돋보이려 한 욕심이었다. 그것도 죄라면 죄다"라고 밝힌 바 있다. 또 "공인도 아닌데 왜 이렇게까지 검증을 받아야 하나"라고 반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이날 안민석·도종환·권인숙·서동용 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2013년 안양대에 제출한 이력서에 '2004년 대한민국 애니메이션 대상'을 수상했다고 기재했다. 하지만 민주당 의원실 주관 기관인 문화체육관광부에 확인한 결과, 대상뿐 아니라 다른 수상자 명단에도 김씨의 이름은 없었다. 김씨의 개명 전 이름인 김명신 역시 수상자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한편 윤 후보는 전날 열린 관훈클럽 초청토론회에서 김씨의 허위경력 의혹과 관련, 대신 해명에 나섰다. 그는 "팩트부터 얘기하면 교수 아니고 시간강사와 유사한 산학 겸임교수다. 부분적으로는 모르겠지만 전체적으로 허위경력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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