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김건희씨 사과 지켜봐야…선대위가 따로 사과할 수는 없다”
이준석 “배우자도 솔직하게 대처하는 게 최고…당에서 조력할 것”
국민의힘 관계자 “사과를 빨리 안 했고 언론 인터뷰에 직접 대응”
이강윤 KSOI 소장 “사실 인정 안해, 국민들 정서‧반응에 충격 있을 것”

윤석열 후보와 부인 김건희씨. 사진은 지난 2019년 7월25일 검찰총장 임명장 수여식에서의 모습. <사진=청와대사진기자단>
▲ 윤석열 후보와 부인 김건희씨. 사진은 지난 2019년 7월25일 검찰총장 임명장 수여식에서의 모습. <사진=청와대사진기자단>

 

[폴리뉴스 김유경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부인 김건희씨의 허위이력 의혹에 대해 윤 후보 본인과 김씨가 사과를 표했지만, 사과의 내용과 방식에 있어 충분치 않다는 점에 여론이 계속 악화되고 있다.

앞서 김씨는 전날인 15일 허위 경력 기재 의혹에 대해 “사실관계 여부를 떠나 국민께서 불편함과 피로감을 느낄 수 있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여당의 공세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힘에서는 후보 배우자에 대한 의혹을 검토하며 대응에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다. 그러면서도 선대위 지도부는 김건희씨가 개인의 문제 차원에서 "국민 눈높이에 맞는 사과를 해야 한다"고 밝혔고, 당 차원에서는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해나갈 것이라 밝혔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당 차원의 대비책 없이 후보나 후보자의 부인이 언론 인터뷰에 즉각적으로 응하다 일이 커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과의 내용과 방식 면에서 여론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라 보인다. 

대선후보 배우자의 일인 데다 결혼 전 일어난 일인 만큼 당에서도 대응하기에 곤란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후보와 가족, 당은 한 배를 탄 것인 만큼 김씨 개인의 사과가 행해지되 당 에서도 검증 과정에서 생길 문제에 대비하고 의혹을 철저히 정리해나가는 것이 전반적인 기조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후보는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에서 새시대준비위원회의 윤영일 전 의원 영입 환영식을 가진 뒤, 기자들이 ‘배우자 김건희씨가 허위 이력 및 수상 내역 기재 의혹을 받는 데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하실 의향이 있냐’고 질문하자, 답하지 않았다.

조수진 선대위 공보단장은 “후보도 배우자에게 확인해야 할 시간이 있어야 한다. 우리가 공지를 하지 않거나 뭔가 숨기지 않는다. 기다려달라”고 말했다.

■ 국민의힘 관계자 “선대위 내부에서 쓴소리 하기 쉽지 않다”
이강윤 KSOI 소장 “사과는 대상과 내용을 정확히 명시해 겸손하게 해야”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16일 <폴리뉴스>와 통화에서 “김건희씨가 사과도 빨리 안 했고, 선거 때는 후보자나 가족들이 직접적으로 언론에 대응하는 경우가 없다. 이재명 후보 아들만 하더라도 오늘 딱 터지니까 직접 대응 안 하고 캠프 쪽에 대응하라고 던진다. 당연히 그렇게 하는 게 기본적인 방식인데, 그렇게 안 하는 이유가 아쉽고 이상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재명 후보 아들 건으로 윤석열 후보 부인 건도 무마가 되긴 하겠지만 5~10% 정도 지지율이 떨어지지 않을까 본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윤석열 캠프(선대위) 구성하고 있는 분들이 리스크 대응에 경험이 적은 분들이 많다. 또 경험이 있는 분들은 경험이 있음에도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처럼 잘 되어가는 형국에 ‘쓴소리’ 하기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같은 날 이강윤 KSOI(한국여론사회연구소) 소장은 <폴리뉴스>와 통화에서 “경력증명서 발급한 임 모 사무국장이 ‘나는 이 사람 모른다’고 말한 것을 보면, 서류를 누가 어디서 어떻게 만들었는지 밝혀져야 한다”며 “실수로 기재했다, 돋보이려 한 건 아니다,라고 했지만 국민들 정서나 반응은 충격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사과하는 방법도 잘못됐다. ‘사실과 관계없이’라고 했는데, 이건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과는 무엇을 잘못했다는 것을 분명히 밝히고 어떻게 해서 그렇게 했다며 사과를 받을 사람을 정확히 명시해 겸손하게 하는 게 사과의 진정성이다”라며 “이건 상식이다. 잘못했으면 진정성 있게 확실히 용서를 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윤석열, 리스크 대응과 사과의 방식‧태도 문제 재부상 

윤 후보 배우자가 연루된 의혹인 이전부터 제기돼왔던 것이며, 법적‧도의적 문제의 소지가 있는데도 윤 후보가 대응하지 않고 어제 오전에만 해도 격앙된 반응을 보인 것을 두고 ‘리스크 관리’ 문제가 다시금 대두되고 있다.

윤 후보는 15일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저쪽에서 떠드는 거 듣기만 하지 말고 관행에 비춰봤을 때 어떤 건지 좀 보라”며 여권의 공작으로 몰고 갔다. 하지만 같은 날 오후 김씨가 <연합뉴스> 기자의 질문에 답하며 사과 의향을 밝히자 “국민께 송구한 마음을 갖는 게 맞다”며 태도를 바꿨다.

윤 후보의 사과 방식에 대해 지난 10월 ‘전두환 옹호’ 발언 때도 비판이 나왔었다. 처음에는 맥락상 논란이 될 만한 발언이 아니라는 태도로 ‘유감’을 표하다, 여론이 나빠지자 “송구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인스타그램에 반려견에 사과를 주는 사진을 올리자 사과의 진정성 문제로 비판이 높아졌고, 광주 6.18 민주묘지를 방문해 다시 사과를 하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이 배우자 검증 문제로 재현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국민의힘, 배우자 의혹에 난처…개인 사과와 별개로 선대위 대책 마련 중

국민의힘 선대위에서는 김씨가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해명할 것은 하고 국민 눈높이에 맞게 사과를 해야 한다고 보면서도, 추이를 지켜보며 공식입장을 밝히기엔 조심스러워하는 모양새다. 선대위 차원의 대책 마련을 준비할 계획이라면서도 김씨의 공식석상 등판에 대해서도 시기를 늦췄으면 하는 뜻을 우회적으로 비치고 있다.

김종인 위원장은 이날 코로나19 관련 기자간담회 뒤 기자들에게 “객관적으로 나타난 것에 대해 본인이 사과한다고 어제 일단 발표했으니까, 앞으로 어떤 형태로 그걸 표현하려고 하는지는 지켜봐야 하는 것 아니냐”며 “어떻게 사과의 형태를 취하려고 하는지는 다른 사람이 뭐라고 얘기할 수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선대위가 개인에 대한 사과를 따로 할 수는 없다”면서도 “선대위 차원에서도 좋은 방법을 하려고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준석 당대표는 지난 15일 언론 인터뷰에서 “윤석열 후보가 대선 주자로 뛰고 있는 상황에서 후보 배우자도 솔직하게 대처하는 게 최고다”라며 “후보와 배우자 모두 국민이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좀 더 조심스럽게 반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건희씨가 결심만 한다면 당에서 일정·메시지에 대한 조력은 충분히 제공할 수 있다. 준비된 사람도 있다”고 덧붙였다.

임태희 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은 이날 오전 BBS라디오에서 김 씨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조용히 내조를 하는 게 좋겠다고 판단하지 않았나 그렇게 듣고 있다”고 말했다.

또 선대위 차원에서의 배우자팀 신설 여부를 두고 “시스템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논의해보겠다”고 했다. 앞서 김 씨는 전날 언론에 “(공개활동 여부는) 아직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김씨 의혹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했는가’라는 질문에는 “사실관계라는 게 뻔한 것 아니겠나”라며 “본인이 과거에 잘못한 게 무엇인지는 본인밖에 모른다”고 했다. ‘선대위 차원의 공식 사과를 할 것이냐’라는 질문에는 “선대위가 개인에 대한 사과를 따로 할 수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선대위 차원에서도 좋은 방법을 택하려고 고민해 보고 있다”고 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KBS라디오에 출연해 “국민들의 마음에, 눈높이에 맞지 않으니 사과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기소 대상이 되지 않는 수사를 하면 그 수사행위가 범죄행위”라며 “수사 대상이 안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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