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특검법 처리 이미 요청"··김한기 사망엔 '묵묵부답'
오후에는 "위로 말씀 외엔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
원희룡 "연쇄적인 죽음에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
심상정 "대장동 설계자 이재명, 법적 검증을 회피"

성남도시개발공사 김문기 개발1처장이 21일 오후 8시 30분께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성남도시개발공사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이날 김 처장 가족으로부터 실종 신고를 받고 소재 파악을 하던 중 성남도시개발공사 1층 사무실에 김씨가 쓰러져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날 사건 발생 뒤 경찰 관계자가 현장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성남도시개발공사 김문기 개발1처장이 21일 오후 8시 30분께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성남도시개발공사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이날 김 처장 가족으로부터 실종 신고를 받고 소재 파악을 하던 중 성남도시개발공사 1층 사무실에 김씨가 쓰러져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날 사건 발생 뒤 경찰 관계자가 현장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이우호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원희룡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정책총괄본부장이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의 사망에 '자살교사' 의혹을 제기한 것에 대해 "특별히 언급할 가치를 느끼지 않는다"며 사실상 침묵을 고수했다. 

이에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와 원희룡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정책총괄본부장은 각각 이재명 후보를 '대장동 설계자'로서 특검을 회피하고, 자살을 교사했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이재명 후보는 22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한국여성기자협회 창립 60주년 기념식에서 기자들에게 "실체를 명확하게 밝히고 상응하는 책임을 부담하는 게 맞다는 제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대장동 특검법을) 이미 요청했다"라고 말했다.

앞서 원희룡 선대위 본부장이 이재명 후보가 대장동 측근에 대해 '자살교사'를 거론한 점에 대해, 이 후보는 "그분(원희룡 본부장)의 생각 아니겠나"라며 말을 아꼈다.

원희룡 선대위 본부장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김문기 성남 도개공 처장의 사망에 대해 "연쇄적 죽음에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했다"면서 "대장동 관련자들이 윗선을 보호하기 위해 죽음을 서약한 바 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원 본부장은 "연쇄적인 죽음에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하는 것으로 의문시된다"며 "유동규, 유한기, 김문기 모두 대장동 공모지침서 변경으로 화천대유 개발이익 몰아주기에 관여된 사람들이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필요하다면 성명불상자(이재명 측 인사)를 피고발인으로 자살교사 또는 자살방조죄 고발하겠다"면서 "최후 선택 직전 누군가와 통화 내지 소셜미디어(SNS)를 하면서 심적 압박감을 가진 것이 이유일 수 있다"는 이재명 후보의 연루 의혹을 제기했다.

또 원 본부장은 앞서 김진욱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대장동을 조사하다 경질됐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 이재명 "위로 말씀 외엔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오후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나와 김문기 처장의 사망에 "위로 말씀 외엔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며 의견을 밝혔다.

이 후보는 "내가 한때 지휘하던 부하 직원 중 한명이고 어떻든 수사과정에서 그게 연원이 돼 극단적 선택을 한 거 같은데 정말 안타깝고, 정말 이제라도 편히 쉬길 바란다. 가족들이 얼마나 황망하겠나"라며 이같이 말했다.

전날 김 처장 사망을 알았는지에 대해서는 "사실 우리 내부망, 네트워크망에 누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기사가 올라오길래 전에 과거 기사를 잘못 냈나, 글자가 거의 비슷하지 않나"라며 "좀 이따 보니 딴 사람이더라"고 했다.

성남시장 시절 김 처장을 알았는지에 대해서는 "시장 재직때는 몰랐고 하위 직원이었다. 그때 아마 팀장이었을 것"이라고 재차 선을 그었다.

이어 "이 분을 알게 된 것은 경기도지사 된 후에 (공공)개발이익 5500억원을 확보했다는 게 거짓말이라고 기소돼 그 재판과정에서 나는 지침만 줘서 세부내용을 전혀 모르니까 이를 파악할 때 주로 알려줬던 사람이 이분"이라고 해명했다.

경기지사 시절 허위사실 유포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 때 돼서야 실무자인 김 처장을 처음 알게 됐다는 주장인 셈이다.

이 후보는 "재판받을 때, 도지사일 때 이 사람의 존재를 알게 됐고 전화도 꽤 많이 받았다"면서 "내가 알기로 상당히 성실하고 업무도 잘하는 직원이었다"고 평가했다.

◇ 심상정 "대장동 설계자 이재명, 법적 검증을 회피"

심상정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시민평생소득' 토론회에서 "대장동 설계자, 이재명 후보는 법적 검증을 회피하고 있다"면서 "이 후보 책임없나"라고 맹비난했다.

심 후보는 "대장동 의혹 수사가 무력화되길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면  지금 당장 특검을 결단하라"며 "더이상의 죽음을 막기 위해서라도 결자해지하라"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어젯밤 대장동 핵심 관계자인 김문기씨가 사망했다. 지난 10일 유한기(전 공사 개발사업본부장)씨가 구속을 앞두고 사망했는데, 벌써 두 번째 죽음"이라며 "참으로 안타깝고 참담하다. 고인의 명복을 빌며 망연자실할 유족에게도 위로를 전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대장동 검찰 수사는 윗선은 쳐다보지도 못하고 주변만 빙빙 도는 와중에 결국 안타까운 죽음만 계속되고 있다"며 "이 후보의 핵심 측근인 정진상(전 성남시 정책실장)씨는 아예 소환조사조차 하지 않았다"고 날을 세웠다.

아울러 "그동안 검찰 수사가 미래 권력 눈치 보기와 윗선 꼬리 자르기였단 반증이 아닐 수 없다"며 "검찰총장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검찰총장은 책임지고 사퇴하라"고 거듭 촉구했다.

한편 김문기 처장은 지난 21일 성남도시개발공사 1층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성남도시개발공사 직원들이 쓰러져 있는 김 처장을 발견해 신고했다. 경찰은 유족으로부터 실종 신고를 받고 소재 파악을 하던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문기 처장은 유동규 전 본부장과 함께 대장동 사업협약서에서 초과이익 환수 조항을 삭제한 핵심 인물이란 의혹을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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