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경선 과정부터 친문 지지자에 '대깨문', '일베' 발언으로 논란
이낙연 "적어도 차별화하기 위해 폄하까지 해서는 안 돼"
설훈 "아무런 책임 안 져, 지금이라도 당원들에게 사과"
최재성 "'대표 리스크' 우려... 宋 아니면 李지지율 40% 되었을 것"
김종민 "대놓고 정치탄압 운운, 당 대표로서 갈 길 아니다"
[폴리뉴스 이우호 기자] 지난 12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이재명 후보는 문재인 정부에서 탄압받았다"는 발언에 잠잠했던 당내 갈등이 다시 폭발하고 있다.
송 대표가 지난 11일 MBC의 '뉴스외전'에 출연해 "이재명 후보는 문재인 정부에서 탄압 받았던 사람이다. 아시죠"라며 "거의 기소돼 죽을 뻔했다"고 주장하자 '원팀' 통합을 이루어가던 민주당이 요동치고 있다.
송영길 대표는 정권교체 여론이 높은 상황에서 이재명 후보와 문재인 대통령을 차별화하기 위해 발언을 했지만, 친문과 이낙연계 의원들의 집단 반발이 거세지면서 '이재명-이낙연' '비문-친문'의 내재된 계파 갈등이 다시 수면위로 부상하고 있다.
이낙연 전 대표는 지난 12일 국회에서 열린 국가비전·국민통합 비전 혁신회의에서 "민주당은 모든 분야에서 문재인 정부의 성취와 과오를 공정하게 인정해야 한다"며 "적어도 민주당은 차별화 같은 선거전략 때문에 문재인 정부의 성취까지 다르게 평가해서는 안 된다"며 비판했다.
5선 중진의 설훈 민주당 의원은 13일 페이스북에 "송 대표는 실언에 대해 사과하고, 원팀 만드는 데 진력하기 바란다"며 "송 대표가 자신의 발언으로 논란이 커지는데도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고 비판했다.
설훈 의원은 "우리는 지금 경선 과정의 상처를 조금씩 치유하고 원팀이 되어나가려는 중요한 순간에 서 있다"며 "당원들의 힘을 하나로 모아 민주당의 승리와 정권 재창출을 진두지휘해야 할 당 대표가 사실이 아닌 일로 분열과 갈등을 조장해서는 안 된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실언이었다면 지금이라도 당원들에게 사과하고, 당원들의 힘을 하나로 모으는 데 진력해달라"고 촉구했다.
그동안 송영길 대표는 대선 경선 과정에서 '이심송심(이재명에 편든다)' 비판을 받았으며, 이낙연 지지자, 친문들을 향해 '대깨문', '일베와 같다'라는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이러한 송영길 대표에 친문, 이낙연계 의원들이 '더이상 못 참겠으니 사과하라'는 발언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친문 "송 대표 말, 아연실색...내부 분열 발언" "'대표 리스크' 안나오도록... 宋 아니면 40% 돌파"
특히 친문 의원들의 비판은 매우 거세다. 송 대표를 향해 줄줄이 비판 대열에 나섰다.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을 지낸 윤영찬 의원은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송 대표님 말씀은 아연실색"이라며 "내부를 분열시키는 이 같은 발언이 선거에 무슨 도움이 되는지 잘 모르겠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은 본인이 힘드셔도 전체를 위해 참고 견디시는 분"이라며 "사실과도 전혀 부합하지 않고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서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문재인 복심' 윤건영 의원도 13일 MBC 라디오에 나와 "솔직히 말하면 (그 발언에 대해) 별로 드리고 싶은 말씀이 없다"면서 "송 대표도 실수했다고 본인 스스로 생각하지 않을까 싶다"고 에둘러 불만을 나타냈다.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13일 YTN에 출연해 "지나친 말씀이라고 본다. 검찰의 탄압하고 문재인 정부의 탄압을 구분하지 못할 정도라면 그거는 더 심각한 문제"라며 "송영길 대표가 좀 신중하고, 대통령 선거를 치르는 과정에 '대표 리스크'라는 말이 안 나오도록 그렇게 해야 되지 않나 싶다"고 비판했다.
이어 "우스갯소리로 '송영길 대표가 아니면 40% 돌파했을 것이다' 이런 말도 있다"며 "당원이나 의원들이 대표를 걱정하거나 우려하면, 그건 진짜 잘못된 거다. 그게 마음속 근저에서 나온 발언이라면 심각한 문제고 교정해야 된다"면서 "최소한 보복이나 탄압이 과거 정권하고는 좀 다르다는 것은 다 인정하실 것인데 그것이 민주당, 여당 대표 입에서 나왔다는 것 자체가 매우 유감스러운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종민 의원은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놓고 정치탄압을 운운하다니 이건 당 대표로서 갈 길이 아니다"며 "송 대표는 발언을 취소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시간을 두고 반복되는 실언은 실수가 아니다. 그동안 당의 단합을 위해 말을 아꼈지만, 이대로 가면 안 된다”며 “이재명 후보가 문재인 정부의 탄압을 받았다니, 도대체 이런 왜곡이 어디있나? 민주당 대표가 이런 말을 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난 10월에도 ‘이재명도 정권교체’라는 말로 씁쓸함을 안겼던 당대표가 이번에는 대놓고 정치 탄압을 운운하다니, 이건 당대표로서 갈 길이 아니다”며 “문재인 정부와 이재명 후보를 분리시켜야 표가 된다는 잘못된 판단, 민주당을 친문·비문으로 가르는 분열적 사고를 버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서로에게 상처를 주면서 뭘 해보겠다는 건 어리석은 일이다. 말이 서로를 향한 칼이 되어서는 안 된다. 송영길 대표는 발언 취소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신동근 의원도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탄압받았다고 한 발언은 단결을 저해하는 뜨악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 의원은 "송영길 당 대표께서 뜬금없이 이재명 후보가 문재인 정부에서 탄압 받았다고 한 발언은 당의 단결을 저해하는 뜨악한 것이었다"며 "그 어느 때보다 사적인 감정이 공적인 행위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자제력을 발휘할 때다. 자성을 촉구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이준석 리스크'로 홍역을 치렀다"면서 "우리 민주당까지 당 대표 리스크를 걱정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우려하면서 "당대표는 분열이 아닌 통합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13일 CBS 라디오에 나와 "원래 송영길 대표가 좀 가끔 사고를 치는 친구 아니냐. 불안한 친구"라며 "선거를 얼마 앞둔 시점에서 당 대표 같으면 말 한마디도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유 의원은 거듭 "선거를 얼마 앞둔 이런 시점에서 당대표가 말 한마디 하기 전에 두 번, 세 번 생각하라고 하는데 한 번 생각도 안 해 보고 지르는 친구들 아니냐. 그러니까 좀 불안하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재명 후보는 이 발언에 대해 전날(12일) 10대그룹 경영진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송 대표가 검찰의 수사권 남용 이야기를 하시다가 약간 지나치신 것 같다"며 "약간 (선을) 넘으신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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