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논리에 맞지 않는 해명으로 민심 역풍 자초
우상호 "국민들이 그리 심각히 보지 않아··어쨌든 죄송" 논란
송영길 "나도 아플 때 비서가 약 사준다" 해명도 역풍
현근택 "제보자, 증거 수집하고 다닌 것인가" 2차 가해 논란
노래 빗대 이재명 풍자한 SBS 이재익 PD, 프로그램 하차까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부인 김혜경 씨와 함께 설 명절인 1일 경북 안동시 안동 김씨 화수회를 방문,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부인 김혜경 씨와 함께 설 명절인 1일 경북 안동시 안동 김씨 화수회를 방문,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이우호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선 후보의 부인 김혜경 씨의 '공금횡령·갑질' 의혹 폭탄을 맞은 상황에 위기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당내 인사들이 잇단 부적절한 해명으로 논란을 자초해 당내 비판과 우려가 나오고 있다.

김혜경씨 갑질 논란이 이재명 후보 책임론으로 작용하면서 지도부가 다소 민심과 거리 있는 발언으로 무리하게 방어하자 오히려 역효과만 내고 있다는 비판이다. 악화된 민심은 최근 지지율에서 나타났다.

먼저 공정㈜이 지난 4~5일 실시한 정례조사에 따르면, 윤석열 후보는 대선 후보 지지율에서 44.6%를 얻어 36.3%를 얻은 이재명 후보를 앞질렀다. 지난주 조사와 비교해 윤 후보의 지지율은 1.1%p 오른 반면 이 후보의 지지율은 1.8%p 빠졌다.

8일 코리아정보리서치 조사(전국 성인 1006명 대상)에서도 윤석열 46.5%, 이재명 35.6%로 나타났다. 이는 2주 전 조사때보다 윤석열은 4.1%p 상승, 이재명은 변동이 없어 지지율 격차가 10.9%p로 크게 벌어졌다.

이렇게 크게 벌어지는 지지율에는 그동안 '대장동·성남FC' 게이트 등 이재명 후보 개인 의혹도 있지만, 이번 김혜경 씨의 '갑질·공금횡령' 의혹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국민의 역린을 건드리는 '갑질' 등이 터져나오는 상황에서도 민주당 지도부가 오히려 안이한 인식과 '내로남불'적 발언으로 사태를 더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 민주당 지도부, 내로남불 발언과 황당한 해명으로 역풍 자초

우상호 선대위 총괄본부장이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민들이 그 전에 나왔던 여러 사건에 비교해 볼 때 그렇게 심각하게 보지는 않는 것 같다"고 말한 부분이 대표적이다.

우 본부장은 "어쨌든 선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는 보고 있으나 충격적 영향을 미치고 있지는 않는 것 같다"며 "어쨌든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송영길 대표가 지난 7일 '김현정의 뉴스쇼' CBS라디오에서 "이 문제를 가지고 이미 사과했는데 가짜뉴스를 계속 만드는 건 너무 지나친 면이 있다"면서 "나도 아플 때 비서가 약을 사다 준다"고 해명한 점도 논란이 됐다.

'당사자 본인이 의사에 직접 진찰을 받아 처방전으로 약을 받는 것과 일반 약을 사다주는 점은 다른 것 아니냐'는 진행자 질문에 송 대표는 "왜 그걸 저한테 물어보냐"고 답해 더 논란을 키운 것이다.

현근택 선대위 대변인도 "증거 수집하기 위해 일 다닌 것인가"라고 말해 이번 의혹 제보자이자 피해자인 전 경기도 비서실 별정직 7급 비서 A씨에 대한 2차 가해 논란도 촉발했다.

이원욱·김병욱 의원 등 선대위 본부장들도 지난 6일 김혜경 씨의 '갑질·공금횡령' 논란을 보도한 언론사에 대해 다소 압박성의 글을 적었다가 삭제하기도 했다. 선대위 공보단 입장문을 SNS에 공유
하면서 언론을 겁박했다는 평가다.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의 '논두렁 시계' 보도를 연상시킨다면서 "오보시 보도에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는 다소 거친 내용이었는데 공보단 입장문이라 생각해 공유했다가 뒤늦게 허위인 것을 알고 내렸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SBS 라디오 PD가 민주당 항의로 프로그램에서 하차한 사건에 대해서는 "항의는 정당한 권한"이라는 입장을 표명한 민주당의 권위주의 태도가 반민주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020년 4월 총선 당시 '민주당만 빼고' 칼럼을 쓴 작가를 검찰에 고발했다 역풍을 맞던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 라디오 PD 하차 문제도 '언론의 자유'를 훼손시켰다는 비판을 받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시사특공대'의 청취자 게시판에는 7일 오후 '이재익 피디를 돌려주세요' '내로남불, 언론탄압당' '이재익 하차 반대' 등 이재익 PD의 하차에 항의하는 150여건 글이 올라왔다.

◇ 민주당 "어설픈 해명으로 오히려 사태 키워···김혜경 직접 사과해야"

민주당 내부는 제보자의 통화녹음과 텔레그램 메시지를 바탕으로 보도되는 김혜경 씨 '갑질·공금횡령' 보도가 어디까지 이어갈지 모르는 상황에서 이 같은 '돌출 발언'이 나오는 데 대해 당혹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번 김혜경 씨의 '갑질·공금횡령' 의혹은 국민의 역린을 건드리는 부분이 많고 특히 2030 세대 등이 공정과 정의에 가장 민감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몸을 낮춰야하는데 오히려 안이한 인식과 '내로남불'적 발언으로 더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강병원 최고위원은도 8일 KBS라디오에서 "선대위와 주변에서 언론 보도가 있을 때마다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게 어설픈 해명을 해서 오히려 사태를 더 키우는 측면이 있다"면서 "냉정하고 차분하게 국민 눈높이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비판했다.

선대위 지도부도 8일 오전 회의에서 김혜경씨 '갑질·공급횡령' 사건에 대해 논란을 일으킬 발언을 자제하라는 요청을 내린 상황이다.

우상호 총괄선대본부장은 "의도가 어떻든 간에 자칫 민심의 역풍을 맞을 수 있는 발언을 삼가 달라"며 선대위 인사들에게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명 후보의 지난 2일, 3일의 입장문 사과가 진정성이 훼손된 상황에서 더 악화는 막아야한다는 뜻이다. 이미 당내에서는 김혜경씨가 직접 사과해야 한다는 의견을 이재명 후보에게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재명 후보의 '성남시 측근'이자 5급 공무원 배모 씨를 캠프에서 빼야한다는 의견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배 씨는 경기도청 총무과 별정직 5급으로 7급 제보자 A씨에게 김혜경씨의 옷장·냉장고 정리 등 갑질을 시킨 당본인이다.

민주당 한 초선 의원은 "이번 사건은 국민의 감정을 자기일처럼 건드리는 부분이 있다"면서 "그래서 더 조심하고 몸을 무조건 낮춰야하는데 '내로남불'로 다시 낙인 찍히는 것 같다"고 했다.

SNS 기사보내기

관련기사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