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형식 “윤 당선인 지지율 추이, 국민들과의 관계에서도 허니문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
차재원 “검증 안된 조각 인사, 청문회와 별개로 강행 처리하려는 마음으로 시작한 것”
황장수 “의도된 한동훈 법무장관 카드, 윤 당선인은 검수완박을 핑계 삼아 밀었다”
김능구 “국민 통합과 협치 기대 저버린 윤 당선인, 그 마침표가 한동훈 법무장관 카드”

[폴리뉴스 한유성 기자] <폴리뉴스>와 월간 <폴리피플>은 4월 20일 “대선의 연장인가? 대결로 일관하는 정권이양 정국과 향후 전망”이라는 주제로 좌담회를 가졌다. 이날 좌담회에는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차재원 부산 가톨릭대학교 특임교수,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 그리고 본지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가 참석했다.

김능구 : 윤 당선인과 인수위에 대한 지지율 또는 기대치가 역대 직선제 대통령 당선자 중에서 최저치라는 말이 나온다. 지금 50%를 1~2% 넘은 선으로 나오는데 이전에는 대선 때 지지율하고 거의 비슷하게 47%, 48%가 나왔었다. 어떻게 보셨나?

차재원 : 태생적으로 상당히 취약한 정권이 될 수밖에 없는 구조임에는 분명하다. 지난 대선 때 0.73%라고 역대 대선 최소 득표율 차이를 보였기 때문에 아마 험난할 것이라고 예상은 했지만, 그런 예상보다도 훨씬 더 힘들게 시작하고 있는 것 아닐까 생각된다. 갤럽에서 4월 12일에서 14일 조사한 걸 보면, 윤 당선인이 당선되고 나서 한 달 이후인데 긍정이 50% 부정이 42%다. 긍정이 조금 앞서긴 합니다만 부정이 42%나 된다는 것은 정말 우려할 대목이라는 생각인데, 문제는 부정적으로 판단하는 민심의 원인이 뭐냐라는 거다.

부정적으로 답변한 사람들이 첫 번째로 꼽은 원인은,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부분에 대해서 동의하지 못한다는 거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은, 청와대의 아주 권위적인 부분들 그리고 불통될 수밖에 없도록 일종의 구중궁궐에 있는 지역적 한계 등을 혁파하는 차원에서는 저는 당연히 찬성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주변에 여러 가지 대체 시설도 만들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무조건 나는 대통령 취임식 날 새로운 곳에서 직무를 시작할 거야’라고 집착하는 건데, 그로 인해 벌어지는 문제들에 대해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뜻대로 밀고 가는 부분들에 대해서, 과연 그것을 자신의 신념에 따른 행위로 볼 것이냐 아니면 자신의 생각은 항상 옳다는 독선에서 비롯된 것이냐를 판단하는 문제다. 그리고 민주당을 비롯해서 여기에 대한 비판 여론이 상당히 많은데, 이렇게 귀를 막고 밀어붙이는 모습에서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바라보는 차가운 민심이 형성된 것 아닌가 생각된다.

또 하나 부정적인 측면은 바로 인사 문제다. 윤 당선인이 당선되고 나서 제일 먼저 한 이야기가 통합과 협치라는 것인데, 자신의 말에 비추어 봤을 때도 이번에 조각한 명단은 너무 동떨어진다. 통합도 협치도 전혀 보이지 않는, 말 그대로 아주 편중된 인사라는 거다. 본인은 능력과 전문성을 갖고 발탁했다고 하지만 곰곰히 따져보면 모두 다 윤 당선인하고 여러가지 인연이 얽혀져 있는 ‘내 사람’이다. 그래서 본인이 ‘자리는 나눠 먹기 안 된다’고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내가 모든 자리를 먹어버리는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기용된 사람들의 면면을 보면 상당수가 소위 흘러간 물, 그러니까 과거 전 정권의 사람들인데 후한 평가를 받았던 사람들이 아니라는 거다. 그런 분들이 전면에 배치되고 있다. 발탁된 인사들의 면면들도 그렇지만 이 사람들이 갖고 있는 여러 가지 도덕적 하자들이 계속적으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들이 윤 당선인의 전망을 어둡게 만드는 가장 결정적인 요인이 아닐까 생각한다.

황장수 : 저는 한국 보수에 제일 위협적 요인이라고 보는 게 기본적으로 수구 기득권 지향으로 가는 것이다, 과거 이명박 정권이나 박근혜 정권이 성공했다고 볼 수 없는 부분에도 그런 경향성이 다분히 있었기 때문이다. 윤석열 정권은 조국과 맞서면서 정의, 공정 등을 내세웠기 때문에, 그래도 기존의 정치인 출신, 보수의 다른 대통령들과는 좀 다르지 않겠느냐는 기대가 많았는데, 이번에 인수위에서 내놓은 인물들을 보면 사회 구석구석에서 골고루 기득권으로 배부르고 등따시게 지낸 사람들을 잘 찾아낸 것 같다. 그러니까 딱 나오는 족보들, 과거에 대부분 기득권들이 하나씩 있었을 만한 일들이 지금 다 나오고 있다.

40년 지기 정호영만 하더라도, 40년 지기라는 보도가 한 20일 전에 나왔는데 그때 아니다라고 말을 해야지, 가만히 입 다물고 있다가 지금 와가지고 40년 지기는 아니다라고 하는 것, 참 궁색하다. 청와대 이전만 해도, 이전은 자기 마음이니까 정책이라고 생각하고 인정해준다 합시다. 그런데 첫날부터 ‘서초동에서 자고 오겠다’라고 하는데, 왜 청와대에 한 번도 들어가지 않을까. 이게 정말로 무속 때문에 그러는 거 아니냐라는 의심이 드는 거다. 그리고 5월 10일 날 개방하겠다라는데, 5월 30일 날 개방하겠다고 할 수도 있는 거다. 그게 꼭 5월 10일 0시에 개방을 해야 정의인가? 왜 저런 데 집착할까? 상식적이고 논리적으로 납득이 안 가는 일들을 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보면 상상 이상으로 본인이나 주변 측근들 성향이 굉장히 기득권적이다. 그래서 그런 인물들이 나오고 정책 발표도 그렇게 갈 수밖에 없다. 저는 윤 정권이 초반에 ‘어?’ 하다가 굉장히 위기를 맞을 거라고 보고 있다.

김능구 : 처음에 0.73% 격차를 두고 당선인이 통합과 협치를 말했다. 그러면 그것들이 당선인의 행보에 그리고 인수위 구성과 내각 인선에 나타나야 되는 거다. 당선 후 집무실 이전을 이야기 했지만 그 과정에서는 고집과 아집만 보였다. 집무실 이전이 자기의 공약이었고 광화문 시대를 열겠다고 했는데 그렇게 추진할 수 있다. 광화문이 여러 가지로 문제가 있으니까 용산으로 가겠다고도 할 수 있다고 본다. 그렇지만 과정으로서의 정치가 생략돼 버렸고, 자기가 브리핑하는 모습은 하나의 블랙코미디 같았다.

인수위 구성도 실질적으로 안철수 인수위원장을 공동정부 약속에 따라서 임명한 것 외에는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는 게 하나도 없었다. 정책 비전이 담긴 인선도 아니었고, 구성 이후 인수위 활동 과정을 봐도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부동산, 소득주도성장 등을 뒤집겠다는 것에만 초점이 두어졌다. 당선인이 주옥 같은 워딩으로 ‘좋은 것, 잘 된 것은 계승하고’ 이렇게 표현했는데 거기에 대해서도 아무것도 보여주지도 않았다.

압권은 내각 구성이다. 처음에는 통합과 협치 차원에서 김부겸 현 총리 유임도 거론됐었는데, 그것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총리 후보로 한덕수를 세웠다. 노무현 시절에 총리를 했기 때문에 국회 동의받는 절차에서 좀 무난하지 않겠나 생각했던 것 같다. 우리가 잘 알다시피 대법관을 지낸 분이 고액 자문료 때문에 그만둔 사례도 있었는데, 이분 같은 경우도 고액 자문료를 받았다. 말 많은 정호영 보건복지 후보자 같은 경우는 아빠 찬스로 여러 가지 문제가 거론되고 있는데, 일종의 버티기를 하고 있는 것 같고 국힘에서도 사퇴 촉구 이야기도 나오고 한다.

어쨌든 윤 당선인 본인이 정치권에 부채가 없다고 한다면 좀 자유롭게 여·야와 진보와 보수를 넘나들면서 국민 통합과 협치를 해나가는 걸 기대했었는데, 지금 전혀 아닌 모습이 나오는 거고, 그 마침표가 한동훈 법무장관 카드가 아니겠나 보인다. 어찌 말하면 상당히 결기 있는 모습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대통령으로서 국민과의 소통, 국민을 대표하는 여·야 정치인과의 소통은 좀 뒷전에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조금 있으면 새 정부가 출범하는데 우려가 많이 되고, 문재인 정부도 처음 인사청문회 때 상당히 힘들었는데, 인사청문회의 난관이 예상된다. 내각 인선에 대해서 ‘아가페’라고 ‘아끼고 가까운 페밀리’ 중심으로 인선을 했다는데, 그 점을 한번 좀 짚어달라.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13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브리핑룸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2차 내각 발표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권영세 통일부 장관,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한 후보자, 한화진 환경부 장관, 한동훈 법무부 장관,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 후보자).2022.4.13 [인수위사진기자단]
▲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13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브리핑룸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2차 내각 발표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권영세 통일부 장관,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한 후보자, 한화진 환경부 장관, 한동훈 법무부 장관,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 후보자).2022.4.13 [인수위사진기자단]

차재원 : 이번 인선에서 하나의 키워드를 뽑으라면 저는 ‘6법 정부’가 아닐까 생각한다. 6법 정부가 뭐냐하면, 윤 당선인이 서울 법대 출신이다. 거기에다가 박진, 권영세, 원희룡, 한동훈, 이상민까지 서울 법대 출신이다. 그럼 서울법대 출신이 6명 있는 말 그대로 육법 정부다. 우리가 육법 하면 떠오르는 단어가 ‘육법당’인데, 과거 민정당 때 육사와 서울법대 출신들을 그렇게 칭했는데, 육법당이라는 단어에서 법을 도륙한다는 육법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물론 민주적 선거에 의해서 탄생된 정부이기 때문에 과거 육법당이 하던 식으로 법을 무시하고 절차를 무시하는, 법을 도륙내는 식의 행태는 안 하겠지만, 지금 대통령의 출신 학과의 선후배들로 5명을 채웠다는 것 자체가 시사하는 바는 정말 크다는 생각이다.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본인은 전문성과 능력을 보고 뽑았다고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소위 말하는 학력과 학벌 위주로 뽑은 것처럼 비치는 측면이 분명히 있다. 그런 부분들이 과연 공정과 정의를 이야기한 윤 당선인의 정치적 출발점의 의지하고 과연 부합하는 것인가.

그리고 서울 법대 출신들뿐만 아니라 한덕수 총리 후보자라든지 이런 사람들이 보여주고 있는 여러 가지 이력상의 문제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이런 부분들은 사실은 우리가 너무나 익히 봐온 모습이고 충분히 검증도 가능할 수 있었으리라고 보는데, 결과적으로 검증을 제대로 안 했다는 거다. 그렇다고 한다면 쉽게 말해 총리를 빼고 나머지 내각 인선은 국회 청문회 자체를 요식 행위로 보고 강행 처리하려는 마음으로 시작한 것이 아닐까. 그런 식의 첫 출발이 된다면, 압도적인 여소야대 관계를 완전히 무시하는 거고 정치적 후과가 정말 만만치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김능구 : 한동훈 법무부 장관 카드는 제가 듣기로는 인수위에 출입하는 기자들이라든지 대부분 인수위 사람들도 예측하지 못했다고 한다. 잘 하면 서울중앙지검장을 할까 정도였는데 법무부장관 후보로 인선해서 사람들이 전부 다 ‘파격적’이란 말들이 나왔다.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9~20일 <미디어토마토>가 실시한 조사결과 보도
▲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9~20일 <미디어토마토>가 실시한 조사결과 보도

황장수 : 대다수의 국민이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같은 기관에서 또 정서적으로나 정치적으로 비슷한 성향을 띄었던 선후배 관계, 이런 것이 아니다. 그 이상의 뭔가가 있다는 게 이번에 입증이 된 거다. 저도 서울중앙지검장이나 수원지검장이나 이런 게 적절한 인사였다고 보는데, 한동훈은 윤석열이 검찰총장이 되면서 2019년에 반부패부장으로 임명해서 검사장급이 됐다. 한동훈이 73년생으로 올해 우리 나이로 쉰이다. 굉장히 일찍 검사장이 되었고 어린 나이에 법무부 장관이 됐다. 한동훈은 조국 수사 때부터 윤을 대변하는 듯한 역할을 쭉 해왔고, 김건희 녹취록에 나왔듯이 한과 윤석열 사이에 가정적인 유착 배경도 있고 두 집안이 매우 가깝다고도 거론된다.

그래서 저는, 검수완박 때문에 한동훈을 한 게 아니라 애초부터 한동훈을 할려고 했다고 본다. 윤 입장에서 한동훈을 했을 때 좀 부담되는 것이 있었는데 야당이 검수완박 카드를 들이미니까 그 기회에 그냥 한동훈을 민거다. 그러니까 검수완박 때문에 한동훈을 민게 아니라 한동훈을 어쨌든 법무장관으로 하려 했는데 검수완박을 핑계 삼아서 했다라고 보는 거다. 아마 윤는 내부적으로 정리되고 나면 한동훈을 앞에 세워서 공안 사정 수사를 엄청나게 해 갈 것 같다는 느낌이다.

검찰 출신이라서 둘 다 순진하거나 테크닉이 부족해서 그런지 모르지만 윤 다음의 ‘차기가 한동훈이다’라는 부분을 권력의 여러 가지 역학관계로 보면 누구라도 눈치 챌 수 있다. 지금 조각 인선을 했지만 그 중에서 빛나는 사람은 한동훈밖에 없다. 그러니까 한동훈을 초장부터 박아서 세력을 다 정리하고 결국 한동훈을 차기로 밀어서 정권의 공고성을 보이겠다라는 부분이 한동훈 인사의 핵심적인 부분이라고 본다.

차재원 : 저도 황 소장 의견에 상당히 동의하는데, 윤석열 당선인의 한동훈 카드는 정치적으로 다목적 포석이라는 생각이 든다. 첫 번째는 압도적인 여소야대 관계에서 윤 당선인이 협치를 이야기했지만 사실은 한동훈이라는 카드를 내세워서 민주당을 위협하려는, 약간 겁을 줘서 이 상황 자체를 돌파하려는 노림수가 숨어 있는 것 같다. 또한 말 그대로 지금 강대강인데, 지금 한동훈을 장관에 지명하는 것 자체가 어떻게 보면 검수완박을 계속적으로 강행해라, 쉽게 말해서 정치적 함정을 파는 거다. 검수완박에 대해 민심이 싸늘하기 때문에, 그런 식으로 민주당의 검수완박 추진력을 높임으로써 민심을 이반하게 만드는, 그래서 지방선거를 유리하게 갖고 가려는 측면이 분명히 있는 거다.

두 번째는 검찰에 대한 직할통치 내지는 친정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카드로 한동훈을 내정했다는 생각이다. 법무부 장관이 앞으로는 검찰총장에게 수사지휘권을 행사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모르긴 몰라도 앞으로 검찰 고위직들이 전부 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눈치 보지 않겠나. 인사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말을 하지 않아도 이심윤심으로 다 알아서 대통령의 심기에 맞는 수사들을 할 수밖에 없는 체제를 굳히게 만든다는 거다.

또 하나의 노림수는 앞서 말씀하신 것처럼 결국 한동훈을 차차기로 내심 정해놓고 있는 것 아닐까. 만약 검찰 내에서 주요 보직을 맡기면, 윤 당선인이 한동훈 검사장을 잘 만날 수가 없다. 검찰의 독립성, 중립성 시비에 휘말릴 수도 있는데,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하면 국무위원으로서의 역할 플러스 일종의 정무적인 조언과 소통이 가능할 수 있다. 그런 걸 통해서 한동훈의 정치적인 몸집을 키워줄 수 있고, 그러면 한동훈이 어느 순간에 차세대 주자로서 우뚝 서게 되는, 윤 당선인은 5년 뒤 자신의 후계 구도까지 아우르는 하나의 포석을 한 것이다.

이러한 한동훈 카드의 유탄은 지금 당장은 한덕수 총리 후보자에게 갈 가능성이 높다. 반대하더라도 인준이 필요 없기 때문에 그냥 밀어붙이면 된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이 열받고 정치적으로 반발하게 되면 결국은 한덕수 총리 지명자를 낙마시킬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이 경우 민주당 입장에서도 정치적 부담이 덜할 수 있는 것인데, 제 생각에는 결국은 한덕수 카드도 한동훈을 관철시키기 위한 하나의 패로 삼아버리는 노림수도 깔려 있다고 본다.

김능구 : 두 분 이야기대로 검수완박 속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 카드가 나온 것이 아니라, 이미 윤 당선인은 한동훈 카드를 생각해왔는데 이게 검수완박 속에서 그 가치가 더 돋보이는 모양이 된 거라고 볼 수 있겠다. 차차기 후계자 구도까지 이야기했는데, 제가 볼 때는 한동훈이 부총리 이상의 역할을 하게 될 것 같다. 왜냐하면 민정수석을 없애고 검증 기능을 법무부에 둔다고 그랬다. 그러니까 모든 공직자의 검증을 한 손에 다 쥐게 되는 건데, 그래서 한동훈은 역대 법무부 장관 중에서 가장 파워풀한 장관이 되지 않겠나 싶다. 인사청문회의 맹점이 청문보고서가 작성 안 되더라도 대통령이 일정 시간 지나면 임명할 수가 있는 건데, 이게 또 다시 반복될 것 같다는 이야기고 그 와중에 오히려 한덕수 총리가 버리는 패가 될 수도 있다 는 것은 재밌는 분석이다. 어쨌든 검수완박과 함께 인사청문회 정국이 펼쳐지면 지방선거에의 영향과 맞물리면서 상당히 주목되리라 본다. 이제 인수위 활동 전반에 대해서 평을 한번 해보자.

황장수 : 저는 안철수가 인수위원장을 맡게 되면서 인수위의 이원적 구조가 형성되어 버렸다고 본다. 이번에 안철수 당 세력에게 장관 자리를 하나도 안 줬다. 사실 저 정도로 결합했으면 각서에 있건 없건 간에 한두 석을 주는 것이 정치적인 행위라고 보는데,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을 보면 안철수가 인수위원장이라는 형식적 자리에 앉아 있지만 실질적인 정권의 인수인계 작업은 안철수가 아닌 다른 부분, 실제로는 밀실에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경제하고 코로나, 안보 이 세 가지가 핵심적인 문제다. 윤석열 본인의 스타일이 어떻게 보면 덜렁덜렁하는 스타일인데, 그 주변에 한쪽은 검찰 현직이나 퇴직한 시니어 그룹들이 있다라고 하고 또 한쪽에는 MB계가 있다고 보인다. 지금 코로나에 대해서 문 정권이야 본인이 있을 때 코로나 끝났다고 하고 대충 방역 제한 풀어버리고 넘어가지만, 넘겨받아야 할 윤석열 입장에서는 저런 식으로 가면 코로나가 또 번지고 가을이면 많이 죽게 될 거다. 그 부분에 대해서 정확하게 짚어야 되는데 제대로 짚지 않는다. 또 경제 부분에서는 대출 문제, 부채 문제를 꼼꼼히 짚어야 되는데 인수위에서는 원리금 상환 유예까지 거론을 했다. 그리고 최근 북한이 남한을 상대로 핵을 쏘는 부분에 대한 구체적 실행 가능성을 보이고 있고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핵이 쓰여질 수 있다고 보인다. 그렇다면 상투적인 선제타격이니 한·미 동맹 강화, 쿼드(Quad)니 이런 소리를 하기 전에 한국의 안보를 지킬 정상적으로 방법이 있나라는 부분에 대해서 짚어야 되는데 그런 부분도 없다.

그래서 가장 핵심적인 경제, 안보, 코로나 이 세 가지에서 인수인계를 제대로 하고 현황을 체크해서 문 정권이 잘못된 부분은 잘못됐다고 국민 앞에 공개하고 자기들은 어떤 정책을 펴가겠다고 해야, 그것이 인수인계다. 부처에서 보고하면 고개 끄덕이고 넘어가는 인수위원회는 아무나 다 할 수 있다. 현 시점에서 가장 필요한 국가적 위급 사태에 대한 인수인계를 제대로 안 하고 있다는 거다.

차재원 : 제 생각에 역대 가장 존재감이 없는 인수위인 것 같다. 사실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것이 공동정부라는 약속을 했지만 구체적인 합의문이 없었기 때문에 약속을 안 지켜도 어떻게 막을 방법이 없는 거다. 사실 어떻게 보면 윤 당선인 측에서는 인수위 자체를 통과의례, 구색 갖추기 정도로만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안철수라는 사람을 위원장으로 앉혔을 때, 안철수의 다음 행보가 총리로 가느냐, 당권으로 가느냐, 아니면 광역단체로 가느냐는 식으로, 정치적인 힘이 담보되는 상황에서 이야기들이 됐는데, 이번에 결국 안철수 위원장이 추천한 사람들이 다 물을 먹었다. 안철수 위원장이 열 받아서 사보타지를 한번 했지만 하루 만에 굴복했는데, 그것은 안철수 위원장이 저항을 할 수 있는 무기가 없다는 거다.

안철수는 이번 대선에 막판 후보 단일화를 통해서 정치적 명분을 완전히 다 잃어버렸다. 그러면 윤 당선인 측에서 어떤 식으로든 챙겨서 향후 정치인으로서 기대감을 가질 수 있도록 키워줘야 되는데, 아예 싹을 자르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안철수는 돌아갈 데도 없다. 이제는 합당해서 자기 식솔들도 다 각자 도생할 수밖에 없는, 말 그대로 정치적 식물 상태이기 때문에, 이 사람이 주도하는 인수위에서 뭔가 굵직하고 의미 있는 결과가 나올 거라고 예상한다는 것 자체가 난센스다.

지금 윤 당선인은 아마도 ‘안철수라는 사람한테 단일화를 통해서 빚을 좀 졌지만, 안철수에게 인수위원장 정도 맡겼으면 이제 빚을 다 갚았다’고 생각할 것 같다. 문제는 윤 당선인이 그렇게 생각한다 하더라도 안철수가 나름대로 정치적인 독자생존을 모색할 수 있는 공간이나 역량이 있어야 되는데 그런 게 지금 안 보인다. 그래서 5월 9일 이후로 안철수 위원장의 정치적 존재감 자체가 포말처럼 사라질 가능성도 있겠다라는 생각마저 든다.

김능구 : 어쨌든 공동정부론으로 막판에 힘을 줘서 대선 승리를 했다는 건 누구나 부인할 수 없을 것 같은데, 당시 나온 언론 보도에 따르면 ‘종이 쪼가리가 뭐 필요하냐 날 믿어라’ 이렇게 윤석열 당선인이 표현을 했었다. 공동 합의 각서 이런 것들을 종이 쪼가리로 표현한 거다. ‘저렇게 해도 되나?’ 싶었는데 항간에는 다른 이야기도 나온다. ‘안철수 위원장이 뭐 잡힌 거 아니냐. 안 그러면 공동정부 하면서 저렇게 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인데, 합당은 선언을 했고 앞으로 당에서 입지를 가져가기도 쉽지 않을 거다. 그러면 안철수가 뭔가 미래에 대한 비전이 있고 파워가 있어야 하고, YS처럼 호랑이 굴에 들어가서 호랑이를 잡는 모습이 돼야 되는데, 그게 아니라면 지리멸렬(支離滅裂) 할 수도 있다.

차재원 : 명분도 없고 자기 조직도 없다. 자기 지지층도 이제는 사라져 버린 상황이기 때문에 진짜 그럴 가능성이 높다는 거다.

김능구 : 홍 소장님, 윤 당선인의 지지율이 역대 대통령 당선인 중에서 제일 낮다는 부분, 그리고 인수위와 내각 인선에 대한 평가를 종합적으로 말씀해주시기 바란다.

홍형식 : 당선인의 지지율이 취임 직후 거의 연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현 시점 지지율을 맞비교를 하는 거다. 지금은 당선 직후 대통령 집무실 이전 논쟁과 이명박 대통령 사면 논쟁이 있을 때에 비해 그나마 약간의 반등을 한 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50%를 약간 넘는 선이라는 것은, 어차피 야당과의 관계에서 허니문이라는 것은 기대하지 않았겠지만 국민들 과의 관계에 있어서조차도 허니문을 기대하기가 어려운 상황이 되어 있다고 본다. 결국 윤 당선인은 취임할 때까지 그리고 취임 직후에 성과로서 뭘 보여줘야 되는데, 그렇지 않으면 역대 대통령과 비교해서 가장 낮은 지지율에서 출발하는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인다.

사실 윤 당선인의 지지율에 그나마 좀 힘을 보태주는 것은 민주당인 것 같다. 민주당의 검수완박 논쟁이라든가, 서울시장 공천 논쟁을 보면, 과연 대선에 패배한 정당이 맞나 싶을 정도의 모습이다. 그래서 170석이 넘는 거대 야당이 적어도 현 시점의 민주당 모습이라면, 윤 당선인의 지지율과 상관없이 국정운영에서의 힘은 조금 달리 해석을 할 수가 있겠다고 보여지기도 한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 과정에서 시너지 효과는 없는 것 같다. 지금 조사를 해보면 국민의 힘 지지율이 약간 올라갔는데 그것이 국민의당을 합한 숫자 이상으로 나오는 것 같지는 않다. 사실 두 당의 합당에 기대를 했던 것이 윤 당선인 취임 이후 국정에 힘이 실릴 수 있도록 의석수는 적더라도 국민의 지지율을 좀 더 확실하게 받을 수 있는 조건을 만들려고 했다고 본다면, 제가 볼 때 그것은 성사되고 있지 않다. 

SNS 기사보내기

관련기사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