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서울 용산 HDC현대산업개발 용산 사옥에서 열린 광주화정동 아이파크 사고수습관련 추가대책 발표 기자회견에서 정몽규(가운데)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 4일 서울 용산 HDC현대산업개발 용산 사옥에서 열린 광주화정동 아이파크 사고수습관련 추가대책 발표 기자회견에서 정몽규(가운데)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폴리뉴스 김상준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이 올해 1월 붕괴 사고가 발생한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단지 8개 동을 모두 철거한 뒤 다시 짓기로 했다.

정몽규 HDC 회장은 4일 오전 서울 용산 사옥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어 "광주 화정동에서 사고가 일어난 지 4개월째로 접어들었지만,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신 근로자 가족분들의 보상 외에는 국민 여러분께 체감할 만한 사고 수습 모습을 보이지 못해 죄송하다"면서 "입주예정자의 요구에 따라 화정동 아이아크 8개동 모두를 철거하고 새로 짓겠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이어 "지난 4개월 동안 피해 보상을 위한 대화를 이어왔으나 입주 예정 고객의 불안감이 커져 왔고, 회사 또한 불확실성이 지속되며 기업가치와 회사에 대한 신뢰 또한 회복이 더뎌지고 있다"며 "이러한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은 완전히 철거하고 새로 짓는 것밖에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당초 지난 1월 사고 직후 기자회견에서 "201동은 철거 후 재시공하지만, 나머지 동에 대해서는 구조안전점검에서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전면 철거 후 재시공을 하겠다"고 밝혔으나 입주 예정자들이 지속해서 불안감을 호소하자 안전진단 결과와 무관하게 전면 재시공을 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결정에 따라 철거 후 준공까지는 총 5년 10개월 가량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철거와 재시공에 따른 건축비와 입주 지연에 따른 주민 보상비까지 추가로 투입될 비용은 3750억원 가량으로 추산했다.

현대산업개발은 광주 화정아이파크 재시공과 보상비 등으로 1754억원의 비용을 이미 지난해 회계상 손실로 처리했으며, 올해부터 추가로 2000억원을 비용 처리할 예정이다. 다만 시공 중인 건물을 전면 철거한 뒤 재시공하는 것은 사상 처음 있는 일이어서 향후 철거·시공 과정의 공사 기간과 비용은 더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대산업개발은 아파트가 도심 한가운데 들어서 폭파 방식의 철거가 어렵다고 보고 8개동 전체 구조물을 상층부터 한 층씩 해체하는 '탑다운' 방식의 철거를 택할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관계자는 "건물 철거에만 45개월가량 소요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면서 "다만 이미 지어진 신축 건물을 철거하고 재시공한 전례가 없었기 때문에 철거 준비부터 인허가, 건축까지 걸리는 기간은 유동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