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감·경위 전국팀장회의에 동참 움직임
퇴직 경찰관 모임도 성명…내부망에서는 경정급 동참 촉구

경찰직장협의회(경찰직협) 관계자가 25일 서울 중구 서울역 앞에서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며 대국민 홍보를 하고 있다. 2022.7.25
▲ 경찰직장협의회(경찰직협) 관계자가 25일 서울 중구 서울역 앞에서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며 대국민 홍보를 하고 있다. 2022.7.25

행정안전부 경찰국 추진을 둘러싼 경찰 반발이 일선으로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는 가운데, 경찰 내부에서는 30일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서 예정된 경감·경위급 전국팀장회의에 치안 일선에 선 지구대장과 파출소장들도 참여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유근창 경남 마산동부경찰서 양덕지구대장(경감)은 25일 경찰 내부망에 글을 올려 "30일 전국팀장회의에 전국 지구대장과 파출소장의 참석도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어 "전국 총경들이 단지 경찰을 걱정했는데 돌아온 건 '대기발령'과 감찰이었다"면서 "팀장들도 같이하겠다는데 지구대장과 파출소장도 동참하는 게 동료의 의리가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3일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서는 전국 경찰서장 회의가 열려 총경 56명이 현장에 참석하고 140여 명이 온라인으로 4시간가량 함께했다. 회의장 앞에는 총경급 이상 경찰관 350명이 보낸 무궁화 화분이 놓였다. 경찰 지휘부는 회의를 주도한 류삼영 울산 중부경찰서장을 대기발령했고, 회의장에 참석한 56명은 감찰하겠다고 밝혔다.

일선 경찰관들은 비판을 쏟아내며 반발하고 있다.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앞에는 '국민의 경찰은 죽었다'라고 쓰인 조화가 늘어서기도 했다. 경찰 내부망에는 이상민 행안부 장관이 이날 서장회의를 하나회 쿠데타에 비유한 것과 관련해서도 "사전에 회의를 공지했던 모임이 비밀 사조직 움직임이냐. 총경이 막강한 군을 장악할 수 있는 직책이냐"는 성토가 이어졌다.

"이참에 계급별로 회의를 열어 다 같이 대기발령받자", "정부가 일을 키웠다. 나쁠 것 없고 대환영" 같은 글도 뒤따랐다. 대기발령과 감찰에 반대하는 서명부 작성도 진행 중이며, 관련 활동을 위한 모금도 이뤄지고 있다.

경찰 직장협의회(직협)와 국가공무원노조 경찰청 지부 등은 이날부터 서울역 등 주요 KTX 역사에서 경찰국에 반대하는 대국민 홍보전을 열고 있다. 이들은 서울역으로 향하는 시민들에게 경찰국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전단을 직접 나눠주고 반대 이유 등을 설명했다.

직협은 "행안부에 경찰통제조직을 두는 것은 명백한 법체계 위반이며 헌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직협은 또 경찰청 앞에서 류 총경을 응원하고 경찰국 철회를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울산지역 5개 경찰서 직협도 돌아가며 1인 시위에 나섰고, 부산 16개 경찰관서 직협 회장단 일동도 같은 주장을 내용으로 하는 성명을 냈다.

첫 순서로 나선 주동희 양산경찰서 직협 회장은 "경찰국이 생기면 정부와 경찰이 유착했던 과거 독재 시대로 회귀할 수 있다는 사실을 국민들께서도 알아주셨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퇴직 경찰 모임인 경우회도 "경찰국 신설에 절대 반대하고 철회를 요구한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경우회를 찾아 경찰청장 장관급 격상을 언급했던 약속을 지키고 행안부 장관이 지휘하는 현재 계획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또 "경찰조직을 사랑하는 일선 경찰서장들의 구국의 결단 회의를 폄하하고 감찰과 징계로 단죄하려는 5공 시절의 생각을 버리고 책임자 감찰을 철회하라"며 "요구 사항이 관철되지 않을 시 150만 경우회 가족은 반드시 정부에 대항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국공무원노조도 성명을 내고 "윤석열 정부는 경찰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철저히 각성하고, 경찰국 신설 강행을 당장 중단하길 바란다"며 "류 총경을 비롯한 회의 참석자들에 대한 감찰과 징계를 즉각 철회하라"고 힘을 보탰다.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도 "행안부의 불도저식 행보를 지켜만 보고 있으라는 것은 위법을 강요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복종의무를 빙자한 민주주의·법치주의 파괴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했다.

경찰 내부망에는 총경 바로 아래 계급인 경정급의 행동을 촉구하는 글도 올라오는 분위기다. 한 경찰관은 "경찰에서 제일 중간관리자라고 할 수 있는 경정급은 지금 눈치를 볼 때가 아니다. 총경, 경감이 거리로 나서는데 경정은 뭐 하느냐"고 했다.

다만 서장회의에 참석했던 한 총경은 글을 올려 "해당 문제가 공론화되면서 서장 회의의 소기 목적을 달성했다"며 "그런데 단결과 화합 계기보다 갈등과 분열로 소모될 수 있다. 동료들은 총경들을 지키기 위해 어떤 일도 하지 않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한편, 보수 성향의 시민단체인 자유대한호국단은 이날 경찰청에 전국총경회의 참석자들에 대한 징계요청 진정서를 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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