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엄중한 시기 책임 통감…비대위 전환 노력”
대통령실 “지금 시점에선 드릴 말씀 없다”
조수진 “윤핵관, 실질적 2선으로 물러나라... 당정대 동반쇄신 필요”
김기현 “비상시기엔 비상조치를…선당후사”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당이 엄중한 위기에 직면했다. 국민의 뜻을 받들지 못했다. 당 대표 직무대행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직무대행직 사퇴를 밝혔습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당이 엄중한 위기에 직면했다. 국민의 뜻을 받들지 못했다. 당 대표 직무대행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직무대행직 사퇴를 밝혔습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폴리뉴스 김유경 기자] 국민의힘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직무대행을 맡은 지 23일 만에 직을 사퇴하고 당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배현진 최고위원에 이어 조수진 최고위원까지 사퇴하면서 당내 비대위 전환 논의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권 직무대행 사퇴에 앞서 김기현 의원과 김태흠 충남도지사는 지도부 사퇴를 압박하기도 했다.

이준석 대표는 윤리위 징계 후 ‘사고’로 되어있지만, 비대위 체제가 되면 ‘궐위’가 되기 때문에 이 대표는 6개월 뒤 당대표직으로 복귀가 불가능해진다. 국민의힘이 조만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될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권 대행은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당이 엄중한 위기에 직면했다. 국민의 뜻을 받들지 못했다. 당 대표 직무대행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여러 최고위원 분들의 사퇴 의사를 존중하며, 하루라도 빠른 당의 수습이 필요하다는데 저도 뜻을 같이한다"고 밝혔다.

권 대행은 "저 역시 직무대행으로서의 역할을 내려놓을 것"이라며 "조속한 비대위 체제로의 전환에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이날 대통령실은 권 직무대행의 사퇴에 대해 "지금 시점에서는 드릴 말씀이 없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권 원내대표가 직무대행직을 사퇴한 데 대한 대통령실의 입장을 묻는 말에 이렇게 답했다.

이 관계자는 '권 원내대표가 사전에 윤석열 대통령에게 직무대행직 사의를 전달했느냐'는 질문에는 "그 내용은 전혀 알지 못한다"고 했다. 여당 내에서 대통령실의 쇄신 요구가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그런 얘기는 저희가 주의 깊게 듣고 있다"고 말했다.

여당의 내홍 사태와 관련한 대통령실의 입장을 묻는 말에는 "국회 상황이나 여당 상황은 그쪽에서 이야기를 듣는 게 맞다. 저희가 분석하거나 설명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조수진, 최고위원직 사퇴 “윤핵관 2선 후퇴…당정대 전면 쇄신”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저는 각성과 변화를 요구하는 민심의 엄중한 경고에 책임을 지기 위해 최고위원직을 물러난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저는 각성과 변화를 요구하는 민심의 엄중한 경고에 책임을 지기 위해 최고위원직을 물러난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9일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에 이어 조수진 의원이 31일 최고위원직을 사퇴했다. 조 의원은 당·대통령실·정부의 전면 쇄신과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측 핵심 관계자)' 2선 후퇴를 요구했다.

조 의원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저는 각성과 변화를 요구하는 민심의 엄중한 경고에 책임을 지기 위해 최고위원직을 물러난다"고 밝혔다.

이어 "총체적인 복합위기다. 당은 물론 대통령실과 정부의 전면적 쇄신이 필요하다"며 "바닥을 치고 올라가려면 여권 3축의 동반 쇄신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의원은 또 "이른바 '윤핵관'이라 불리는 선배들도 총체적 복합 위기의 근본적 원인을 깊이 성찰해달라"며 "정권교체를 해냈다는 긍지와 자부심은 간직하되 실질적인 2선으로 모두 물러나 달라"고 촉구했다.

이어 "국정에 무한책임을 지는 여당의 지도체제 전환은 이견 없이, 신속하게 이뤄져야 하지만 제 역량이 부족했다"며 "민생과 국민통합, 당의 미래와 혁신을 위한 헌신과 열정은 계속하겠다"고 했다.

윤영석, 최고위원 사퇴 "정부여당 분골쇄신해야"... 성일종 정책위의장 사퇴 의사

조 최고위원에 이어 윤영석 국민의힘 의원이 31일 “최고위원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윤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경제위기와 코로나 팬데믹으로 벼랑끝에 내몰려 참으로 눈물겹고 고통스러운 나날을 겪고 계신 국민여러분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와 여당이 모든 힘을 모아 분골쇄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지금 국민의힘이 집권여당으로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데 대해 당 지도부의 일원으로서 큰 부끄러움과 안타까움을 느낀다”며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이 민생의 어려움을 하루빨리 해결하고 국민들께서 정권교체로 보여주신 부강한 대한민국을 염원하는 그 열망을 실현하여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얻을 수 있도록 맡은 역할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한편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도 같은 날 페이스북에 “당이 비상상황”이라며 “국민여러분과 당원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올렸다.

성 정책위의장은 “저는 현 정부와 당을 위해 직에 연연하지 않고 헌신할 각오가 되어 있다”며 “당의 혁신과 쇄신을 위해서라면 책임을 지고 어떠한 역할이라도 다할 것”이라고 밝혀 정책위의장 사퇴 의사를 밝혔다.

김기현 “비상한 시기엔 비상한 조치를…필사즉생‧선당후사”

앞서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지도부 사퇴를 압박하기도 했다.

지난 29일 페이스북에 "중차대한 시기에 우리 당 지도부가 땀 흘리며 일하는 윤석열 대통령을 돕기는커녕 도리어 부담을 지워드려 마음이 무겁다"며 "비상한 시기엔 비상한 조치를 해야 한다"는 제목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또 김 의원은 이날 오후 "누란지위 필사즉생…선당후사(累卵之危 必死卽生…先黨後私)"란 12글자를 올렸다. 누란지위는 '알을 쌓아놓은 듯한 위태로운 형세'라는, 필사즉생은 '반드시 죽고자 하면 산다'라는 의미다.

차기 당권주자로 조기 전당대회 필요성을 강조해온 김 의원이 권 원내대표를 포함한 당 지도부의 일괄 사퇴를 촉구한 것으로 보인다.

김태흠 “권성동, 직 내려놓고 비대위로 전환하라”

김태흠 충남도지사 역시 31일 지도부 집단 사퇴를 촉구했다.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의힘은 재창당의 각오로 환골탈태해야 한다”며 “집권 여당은 대통령과 함께 국정운영의 무한한 책임을 지는 운명공동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함께 책임지려는 모습은 없고 사심만 가득한 권력 쟁탈과 무능뿐”이라며 현재 당 상태에 대해 비판했다. 김 지사는 “대통령 지지율이 20%대로 떨어졌지만, 당 대표직무대행은 헛발질만 계속하고 있고, 당 수습을 위해 제대로 나선 의원들은 하나도 없다는 것이 국민의힘의 현주소”라고도 꼬집었다.

또한 “권성동 당 대표직무대행은 본인의 사심과 무능만 드러냈을 뿐 야당과의 협상, 당이 나아갈 새로운 비전 무엇하나 제대로 제시하지 못하고 리더십만 바닥을 드러냈다”며 직격했다.

김 지사는 “권성동 당 대표직무대행은 지금 당장 모든 직을 내려놓고 당을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시라”고 요청하는 한편 “최고위원들도 책임에서 예외는 아닙니다. 무얼 주저하시느냐”며 지도부 집단 사퇴도 요구했다.

그는 “대통령의 지지율이 20%대로 떨어졌지만 누구 하나 사태를 직시하고 해결하려고 나서는 사람은 없다”며 “대통령실과 부처 장관들은 보이지 않는다”고도 지적했다.

아울러 “지금 당장 책임질 사람은 책임지고 새로운 인적 구축과 각오로 잃어버린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회복하기 위해 결단해야 한다”며 거듭 당 쇄신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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