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염원 ‘공정·상식’ 실현 미흡” 지적
대통령실에 “잠자고 있나” 무능력 저격…이준석엔 ”누워서 침 뱉고 있어”
민주당엔 “잔재주로 강령 또 바꿔…김대중·노무현 민주당으로 돌아가야”

윤석열 전 검찰총장(왼쪽)이 9일 오후 서울 남산예장공원 개장식에서 이종찬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 건립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2021.6.9 (사진출처:연합뉴스)
▲ 윤석열 전 검찰총장(왼쪽)이 9일 오후 서울 남산예장공원 개장식에서 이종찬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 건립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2021.6.9 (사진출처:연합뉴스)

[폴리뉴스 한지희 기자] 이종찬 전 국정원장이 윤석열 정부 국정 운영에 대해 성적 ‘미+’를 줬다. 정치 중진들 사이에서 오르내리는 20점대보단 높은 점수다. 이 전 원장은 윤 대통령 지지율 급락에 대해 “공정과 상식을 실현시켜 달라는 국민의 염원을 해결하기 미흡했다”는 평가를 했다.

이 전 원장은 윤 대통령이 국민학교 시절부터 55년간 ‘찐’ 죽마고우 사이 이철우 연세대 교수의 부친으로, 대표적인 윤 대통령의 멘토다.

독립운동가 우당 이회영 선생의 후손으로 유명한 이 전 원장은 김대중 정부 시절 초대 국정원장이자 11대부터 14대까지 4선을 지낸 정치 원로다. 이 전 원장의 작은 조부이자 이회영 선생 동생인 이시영은 대한민국 초대 부통령이기도 하다.

이런 이 전 원장이 17일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한 중간 정도 되는 것 같다”며 밝혔다.

그는 “미도 미+라고 할까”라며 “이제는 발전의 소지가 조금씩 나오기 시작하니까 미로 단정 짓지 않고 미+로 평가하고 싶다”고 전했다.

이 전 원장은 ‘어떤 점에 발전 조짐을 보신 거냐’는 질문에 “우선 대통령의 표현방법(을 예로 들수 있다)”며 “그 동안에 대통령께서 표현하는 것을 그냥 평상시에 표현한 방법 그대로였다. 이제는 조금 세련된 말씀으로 넘어가고 있고 대통령으로서는 쓰지 않아야 할 언어를 조금씩 가려내는 것 같아서 그런 것이 국민에게 이제 준비가 되어가고 계시구나 하는 것을 인상을 주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문제점으로 꼽은 부분은 “처음에는 검찰총장으로서 임기를 마친 훌륭한 검사로서 끝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워낙 문재인 대통령 시절에 많은 문제점이 있어서 결국 국민이 정권 교체를 원했고, 정권을 교체하려면 윤석열처럼 대가 차고 좀 입장이 뚜렷한 이런 사람을 불러내는 것 아니었나”라며 “그런데 그때 불러낼 때에는 무슨 뭐 소양이 어떻고 뭐가 어떻고 이런 것은 따지지 않고 우선 급해서 불러낸 상황이었다”라고 되짚었다.

이 전 원장은 “국민 입장에서는 대장동도 파헤치고 백현동도 파헤치고 울산 부정선거도 파헤치고 이렇게 확실하게 나가주셨으면 좋겠는데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말에 검찰 인사 등 모두 다 해버렸단 말이다”라며 “그러니까 자기가 수족으로 할 수 있는 일이 굉장히 제한돼 있다. 진용을 갖추기 전에 뭘 좀 하기가 대단히 어려워진 상황이 돼버리니까 국민은 자꾸 뭘 좀 하라고 그러는데 결국 왜 이렇게 사람이 뜨뜻미지근해졌느냐, 이런 불만이 상당수가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당차게 이렇게 나가달라, 눈치 보지 않고 나가달라고 그러는데 저는 상당기간 이게 어렵다고 본다”며 “이유가 왜냐하면 지금 이게 여소야대다. 여소야대 상황에서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은 굉장히 제한될 수밖에 없다. 그러니까 상당기간 국민에게 만족할만한 정권교체를 그야말로 본 듯한 이런 말하자면 행동을 할 수가 있겠느냐 하는 것에 대해서 저는 굉장히 걱정하고 있는 사람 중에 하나다”고 피력했다.

이 전 원장은 ‘그러면 이재명 의원 관련 의혹 사건이나 문재인 정부 관련 의혹 사건을 파헤치라는 요구가 국민다수로부터 나오고 있고 언젠가 그걸 해야 된다, 이런 견해이신건가’는 질문에 “피할 수 없겠다”고 전했다.

‘부정 평가 이유로 인사 문제가 압도적 1위다. 이점은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엔 “인사 문제도 사실은 조금 일사불란하게 당초에 당신이 대통령이 된 이유처럼 공정과 상식에 의한 사회를 만들라는 취지인데, 그 일을 하기에는 미흡한 사람들이다, 이런 뜻이다”라며 “그러니까 윤석열 대통령을 불러내는 원천적인 국민의 여망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러니까 정상적인 국가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제가 생각하기에는 그동안에 국민에게 지탄을 받아온 부분에 대해서 시정을 하지 않고는 정상적인 국가가 될 수 없던 거다”며 지지율 하락을 야기할 수 밖에 없던 이유를 분석 했다.

이어 “무능이라든가 독단이라는 것은 어디서 자꾸 평가가 나오느냐 하면 그분을 불러냈을 때 국민의 기대치와 현재와는 차이가 있게 됐단 말이다”라며 “국민이 불러냈을 때의 초심으로 돌아가라. 초심은 우리나라에서 공정하고 누구나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만들라는 거 아니냐. 그러니까 그 초심에 따라서 평가하는 거다”고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공정, 상식을 위한 사회 시스템이 표면적으로 드러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이종찬 우당기념관 관장이 1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잔디마당에서 열린 제77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2022.8.15 (사진출처:연합뉴스)
▲ 이종찬 우당기념관 관장이 1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잔디마당에서 열린 제77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2022.8.15 (사진출처:연합뉴스)

반면 최근 정치권 이슈인 국민의힘 집권 여당 내홍, 야당 민주당 당헌 개정 등에 대해서는 ‘死류’라는 극단적 평가를 했다.

그는 “제가 어제 정치는 삼류로 평가했더니 어떤 분은 삼류는 상당히 봐주는 거다. 사류다. 라고 표현하시더라”라며 “왜 그렇게 인색한 평가를 하시냐 물으니까 사류도 넉 四(사)가 아니라 죽을 死(사)다라더라”고 전했다.

이 전 원장은 “그러니까 여당야당 할 것 없이 다 정치적으로 죽어야 할 사람들이 다 나와서 정치가 혼란스럽다고 얘기를 극단적으로 하는 걸 들었다”며 “저는 그 정도로 극단적으로 생각하는 분도 있을만큼 지금 정당이 여든 야든 지금 신임을 못 받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해 “여당도 대표가 자꾸 누워서 침을 뱉는 그런 형국이 된 것은 부자연스럽지 않나”라며 “저는 정치가 이래서는 안 되는데 이렇게 생각이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야당에 대해서도 “민주당은 지난번에 자기에 맞게 강령을 바꿔서 선거에 임했다가 잔재주를 자꾸 부리지 않냐”며 “잔재주로 인해서 지방선거 망쳤음에도 또 잔재주로 강령을 또 바꾼다. 나는 그거는 옳지 않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이어 “김대중 대통령 시대의 민주당, 노무현 대통령 시대의 민주당으로 돌아가야 한다, 이것을 제가 꼭 주문하고 싶다”라며 “왜냐, 저도 한때 민주당의 밥을 먹은 사람이었기 때문이다”고 피력했다.

이 전 원장은 대한민국 제5공화국시절 4선을 지낸 중진으로 당시 보수당인 민주정의당 원내총무와 사무총장을 지냈지만 이후 14대 대선 당시 같은 당 김영삼 대세론에 눈엣가시가 되어 탈당해 새한국당을 새로 창당했다. 새한국당은 3년 후 진보당 민주당에 흡수돼 이후 줄곧 김대중을 중심으로 하는 동교동계 정치인으로 활동하게 된다.  

이어 ‘미+에서 우, 수로 가기 위해서 이것 만은 꼭 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하실 말씀이 있느냐’는 질문엔 “초심으로 돌아가라 하고 싶다”며 “다른 분은 그냥 평생을 준비해 온 것을 이분은 1년 동안에 준비를 해야 하니까 자연히 부족한 점이 많았겠다. 이런 것을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서 하나하나 점검을 해서 나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두 번째는 청와대(대통령실) 참모들이 조금 더 말하자면 민활하게 활동을 해야 한다”라며 “청와대(대통령실)가 조금 잠자고 있는 것 같다”고 참모진의 무능력을 꼬집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