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 바이오 기업의 새로운 가치척도로 R&D 주목 
적자에도 R&D 지속적 투자…영업 손실에도 미래 기업 가치 긍정적 평가
신규사업 투자, 미래 성장성 확보, 신규 파이프라인 등 다양한 기업의 가치반영
신규 사업투자, 여전히 미래 먹거리 창출은 화두

사진-대웅제약
▲ 사진-대웅제약

[폴리뉴스 최성모 기자] 제약 바이오 기업들의 2분기 성적표가 나왔다. 2분기 실적을 보면 눈에 띄는 부분이 매출이 증가했음에도 영업이익이 감소한 기업들이 눈에 띈다. 매출 증가 대비 영업이익 감소한 기업의 공통점은 연구·개발에 부쩍 힘을 쏟은 기업들이다. 

제약기업의 새로운 가치척도로 R&D 주목 
제약업계의 선두주자인 유한양행을 필두로, 종근당, 한미약품, 대웅제약 등 제약업계를 리드하는 기업들이 R&D 투자에 부쩍 힘을 쏟는 모양새다. 실제, 국내 매출 상위 제약사인 유한양행·녹십자·종근당·한미약품·대웅제약의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이들 기업의 평균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약 12%로 나타났다. 그리고 매년 R&D비용은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현재는 적자까지 감수하면서 R&D에 몰두하는 기업들이 있을 만큼 R&D는 하나의 추세가 됐다. 이와 같은 경영방침은 제약바이오 기업으로서 쌓인 자사의 기술력을 보다 향상시키고, 신약개발에 성공해 블록버스터 신약개발이란 지향점이 있었다. 이와 같은 신약개발은 제약바이오 기업이 평가받을 수 있는 하나의 지표로 뽑히기도 한다. 

전통의 제약 선도기업인 유한양행과 종근당을 보면 R&D의 중요성을 엿볼 수 있다. 유한양행의 R&D 투자 규모는 2019년 1382억원에서 2020년 2195억원, 지난해 1783억원으로 늘었다. 올해 2분기 R&D에 투입한 금액도 37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8% 증가했다. 종근당도 2019년 1375억 원이던 R&D 투입 비용을 지난해 1628억 원으로 대폭 늘어났다.

A제약 업계 관계자는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임상 단계가 거듭될수록 투자금액이 커질 수밖에 없다. 신약 파이프라인 확충 투자는 당장의 성과를 보려고 하는 게 아니다. 당장의 성과보다는 성공확률이 낮은 만큼 장기적으로 봐야 한다”라면서 “연구개발을 하지 않으면 성과 자체를 얻을 수 없는 것이다. R&D투자 시 기업의 재무적 측면에서 균형을 잘 갖추는 게 필요하다. 투자 자체를 미루거나 지연하면, 성과를 얻을 수 없게 된다. 적정선의 연구개발 투자는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전반적으로 시장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연구개발비 투자에 부담이 없을 수는 없다. 기업은 신규사업 투자, 미래 성장성 확보, 신규 파이프라인 등으로 평가받는다. 보이기 위한 투자는 아니지만, 연구개발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적자에도 R&D 지속적 투자…미래 기업 가치 반영
R&D 투자금 증가는 매출이 증가해도 영업이익을 감소케 한다. 실제로 우리나라 제약 바이오 기업 중에는 일동제약이 대표적이다.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갖췄음에도 R&D투자 비용을 늘림으로써 일동제약은 올 1분기까지 6분기 연속 적자다. 신약개발 R&D 지출 규모가 커지면서 영업 손실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임상을 거듭할수록 급격히 투자금은 늘어난다. 일동제약은 여러 파이프라인이 임상 단계에 진입한 만큼 R&D 비용은 계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게다가 주요 파이프라인의 개발 성과를 바탕으로 R&D 투자도 확대해나갈 방침을 전했다. 하지만 임상 3상에도 성공률이 낮은 신약개발을 장담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신풍제약도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치료제 개발 속도가 늦어져, 주가가 하락하는 등 골머리를 앓지만,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은 끝까지 진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먹는 코로나19 치료제인 신풍제약의 ‘피라맥스’ 추가적인 2상 임상시험 및 3상 시험이 빠른 속도를 내고 있다.

신풍제약의 도전은 곧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투약이 완료되면 임상시험 데이터를 분석하여 결과를 도출하는데 통상 3~4개월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머지않아 결론이 날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신풍제약은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이 예상보다 느리게 전개도지만, 중도 하차하지 않고 끝까지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거듭 밝혔다. 

신규 사업투자, 여전히 미래 먹거리 창출은 화두
제약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란 측면에서 접근하면, 제약 기업의 신규사업 진출은 다소 눈총을 받게 마련이다. 하지만 제약기업의 사업다각화는 현재 R&D가 추세였던 것처럼 하나의 경영방침으로 인식된다. 

제약 기업이 진출한 사업영역을 보면, 굉장히 다채로운 포트폴리오를 엿볼 수 있다. 화장품, 반려동물 사업, 식음료, 간편식 등 매우 다양한 분야에 진출해 있다. 실례로 화장품 사업에 진출한 기업들의 경우 실적은 저조하지만, 시장 잠재력을 보고, 제품을 업그레이드하면서 시장에 잔류하는 모양새를 띄고 있는 등 제약 바이오 기업들은 제약 이외의 미래 먹거리 확보에도 주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광동제약은 삼다수, 옥수수수염차, 헛개차 등 식품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광동제약측은 우황청심환, 쌍화탕 등 전통의학과 비타500 등 현대화한 음료와 더불어 다양한 건강음료 개발을 통해 국민건강 증진을 위한 헬스케어 사업에도 힘을 쏟고 있다. 

최근 광동제약도 제약바이오 기업의 R&D투자 열품에 합류하고 있다. 광동제약은 R&D 비용을 지난 2019년 83억원에서 지난해 124억3400만원까지 늘렸다. 다만 매출 대비 R&D 투자 비중은 1.5%로 10%를 상회하는 여타의 제약기업 보다 R&D 투자 비중이 확연히 적은 편이다.

광동제약이 현재 보유 중인 파이프라인은 비만 치료제 'KD101', 위염 치료제 'KDM-1001', 비타민D 결핍 치료제 'KDBON-302' 등이 있다. 최근에는 의료용 마이크로니들 플랫폼 업체 쿼드메디슨에 20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는 등 비만 치료제 파이프라인을 강화하고 있다. 광동제약측은 향후에도 식음료 부문과 의약품 부문의 동반성장을 지속적으로 추구할 것으로 관측된다.

제약바이오기업의 R&D는 영업 손실에도 불구하고 기업평가 잣대로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한미약품처럼 R&D에 전념하는 기업이란 평가와 이미지를 심어 줄 수 있는 것이다. R&D는 단기간에 결론이 나지 않는다. 때문에 기업의 재무적 상황에 맞춰 지속적인 R&D 투자가 제약기업을 평가하는 새로운 가치척도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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