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이 조사받기 위해 2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이태원 사고 특별수사본부(특수본)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22.11.24
▲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이 조사받기 위해 2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이태원 사고 특별수사본부(특수본)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22.11.24

[폴리뉴스 한유성 기자] 이태원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핼러윈을 앞두고 이임재(53) 전 용산경찰서장(총경)이 상부에 경비 기동대 배치를 요청한 사실이 없다고 잠정 결론내렸다.

용산경찰서의 기동대 요청 여부는 부실한 사전 대비의 책임 소재를 가리는 데 핵심 열쇠로 꼽혔다.

이 전 서장은 부하 직원에게 지시해 서울경찰청에 기동대 배치를 요청했다는 입장을 고수해온 가운데, 특수본 관계자는 25일 브리핑에서 "이 총경의 진술 이외에 경비 기동대 요청을 지시했다고 볼 만한 객관적 자료나 관련자 진술은 확인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 전 서장이 기동대 요청을 지시했다고 지목한 전 용산경찰서 112상황실장 송병주(51) 경정과 또다른 부하 직원은 이 전 서장 주장과 배치되는 진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전 서장이 지난달 중순 이태원지구촌축제에 기동대 배치가 무산된 이후 내부 회의에서 "(핼러윈 때는) 그래도 노력해보라"고 지시했다는 말도 나왔으나, 참고인으로 조사받은 용산서 직원 모두 이같은 말을 기억하지 못할 뿐더러 이 전 서장 역시 명확한 진술을 하지 못한 것이다.

기동대 배치를 둘러싼 수사는 서울청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특수본은 인파사고 우려가 있는데도 기동대를 요청하지 않은 이 전 서장은 물론 위험상황을 분석해 지휘하는 서울청 경비·정보라인도 법적 책임이 있는지 따져보고 있다.

참사 당일 경찰 인력운용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김광호 청장을 비롯한 서울청 지휘부를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특수본은 전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참사 당시 현장을 재구성한 3D 시뮬레이션 결과를 전달받아 사고 원인을 객관적으로 규명하는 데도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국과수는 참사 현장 인근에서 수거한 폐쇄회로(CC)TV와 SNS 영상, 도로 경사도·폭 등 감식 결과를 토대로 사고 전후 인파 군집도 변화와 피해자들이 넘어지기 시작한 지점 등을 분석했다.

특수본은 사고 원인과 경과를 과학적으로 규명하는 데 시뮬레이션 결과가 핵심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으나 구체적 내용은 언급하지 않고 있다.

특수본은 참사 당일 상황관리를 맡은 전 서울경찰청 112상황3팀장 정모 경정과 류미진(50) 전 서울경찰청 인사교육과장(총경)을 이날 오전 10시 함께 불러 조사 중이다.

정 경정은 지난달 29일 참사가 벌어진 지 1시간24분 지난 오후 11시39분에야 당시 서울청 상황관리관 당직 근무를 하던 류 총경에 처음 보고했다.

당직근무 장소인 112상황실 아닌 인사교육과 자신의 사무실에 있던 류 총경이 이때서야 상황을 인지하면서 지휘부 보고가 연쇄적으로 지연된 가운데, 류 총경이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에게 보고한 시각은 이튿날 0시1분이다.

특수본은 류 총경을 직무유기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나, 상황관리관에게 늑장 보고한 정 경정의 책임도 가볍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수본은 내주 신병처리 결정을 앞두고 주요 피의자 2차 조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수본은 전날 이 전 서장을 다시 불러 조사했다. 오는 26일 최성범(52) 용산소방서장을, 내주 초 박희영(61) 용산구청장을 재소환한다.

핼러윈 위험분석 정보보고서 삭제 의혹에 연루된 박성민(55) 전 서울경찰청 공공안녕정보외사부장(경무관)과 전 용산서 정보과장 김모 경정도 추가 조사 일정을 조율 중으로, 특수본은 주요 피의자와 참고인 진술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다음 주께 구속영장 신청 대상을 선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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