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8일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하는 윤석열 대통령
▲ 지난 10월 28일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하는 윤석열 대통령

얼마 전, 윤석열 대통령의 손톱이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다. 지난달에 있었던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하는 윤석열 대통령이 두 손을 모은 채 발언하는 모습에서 그의 손톱이 크게 클로즈업된 것이었다. 생중계된 회의가 끝나자마자 주요 커뮤니티에서 '윤석열 대통령 손톱'이라는 제목의 사진이 빠르게 확산됐다.

네티즌들은 윤 대통령의 손톱이 눈에 띄게 길어 보인다고 지적하며, “대통령이 자기관리를 못한다”, “국정 운영에 매진하는 등 바쁜 일정 때문에 미처 손톱 정리를 못한 것 같아 안타깝다”는 반응들이 이어졌다. 야권 성향의 지지자들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손톱과 윤석열 대통령의 손톱 사진을 비교하면서 윤대통령을 폄하하기도 했다. 이튿날에는 야당의 한 여성 정치인까지 자신의 SNS에 윤대통령의 긴 손톱을 두고 비아냥거렸다.

야권 성향의 지지자가 SNS에 올린 이재명 대표와 윤석열 대통령의 손톱을 비교한 사진
▲ 야권 성향의 지지자가 SNS에 올린 이재명 대표와 윤석열 대통령의 손톱을 비교한 사진

이에 여권 성향의 지지자들은 “하다하다 이제 손톱 가지고 난리냐”, “별 걸 가지고 트집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대통령이 바쁘다 보면 손톱이 길 수도 있지 무슨 외모 운운하냐는 것이었다.

하지만 필자는 윤대통령의 긴 손톱을 사소한 것으로 치부하지 않는다. 먼저 한 국가의 수장으로서 외모가 단정치 못해 구설에 오르는 것 자체가 바람직하지 않다. 또한 바쁜 국정으로 손톱 깎을 시간이 부족했을 것이란 추측은 설득력이 약하다. 손톱은 5분이면 깎는다. 윤대통령의 손톱이 SNS를 뜨겁게 달구었던 다음날 그의 손톱은 단정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비단 대통령뿐만 아니라 한 개인의 머리끝에서 발끝까지의 외모는 그 사람의 내적 성향을 그대로 드러내는 통로이다. 여성의 긴 손톱은 섹시한 이미지를 연출해주지만 남성의 긴 손톱은 사람들에게 두 가지 의미 중 하나를 전달한다. 첫째, 일반적으로 남성의 긴 손톱은 게으르다는 의미를 전달하고 둘째, 잘 다듬어진 남성의 긴 손톱은 성적인 정체성이 여성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으로 비쳐진다. 윤대통령은 전자의 경우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긴 손톱이 노출된 모습
▲ 윤석열 대통령의 긴 손톱이 노출된 모습

남성의 손톱이 길면 비위생적인 사람으로도 비쳐진다. 윤대통령의 손톱이 화제가 되었던 날, 한 언론 매체에서는 ‘'손톱-국정' 상관관계는 놓아두고, 세균 번식 가능성은?’이라는 주제로 손톱과 위생을 다루는 내용의 기사가 실리기도 했다. 손톱이 길수록 세균이 많이 서식한다는 사실을 의학적으로 심도있게 풀어낸 기사였다. 윤대통령의 긴 손톱에서 위생을 떠올리며 기사를 쓴 기자의 재치가 돋보였다.

사실 윤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부터 단정하지 못한 외모가 카메라에 자주 노출되곤 했다. 지나치게 크게 입은 바지 정장, 다리를 넓게 벌리고 앉은 자세, 어깨를 흔들면서 걷는 걸음걸이 등으로 말이다. 최근에 그의 손톱까지 화젯거리가 된 것 또한 이전의 호탕한(?) ‘윤검사 스타일’을 완전히 떨쳐내지 못했기 때문인 것 같다. 하지만 윤대통령의 이미지 변신은 현재 진행형! 그가 대통령이 된 후 반년에 접어든 요즘 바람직하지 못한 이미지들은 점점 개선되고 있는 점도 눈에 띤다.

세계 정상들의 손톱 사진
▲ 세계 정상들의 손톱 사진

아무튼 남성의 손톱은 직업과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짧게 정리되어 있어야 한다. 손톱의 길이는 1mm 이상 넘으면 곤란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등 다른 세계 정상들의 손톱을 보면 한결같이 짧게 깎은 모습이다.

정치인이 갖춰야 할 외모 중에서 손톱 관리만큼이나 콧털 관리도 매우 중요하다. 공식 석상에서 작은 콧털이 삐져나와 자신의 이미지에 크게 손상을 입었던 남자 배우가 있다. 세계 최고의 미남이며 가장 섹시한 배우의 아이콘으로 불렸던 ‘브래드 피트’이다.

미국 연예매체인 ‘TMZ'에 실린 브레드 피트의 콧털 사진(2010년)
▲ 미국 연예매체인 ‘TMZ'에 실린 브레드 피트의 콧털 사진(2010년)

12년 전, 그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한 영화 행사에 참석하면서 멋진 블랙수트를 차려입었다. 하지만 그는 턱수염과 콧수염을 덥수룩하게 기르고 코털까지 삐져나온 모습으로 대중 앞에 나타나 수많은 여성 팬들을 실망시켰다. 이후 그의 패션은 ’자유로운 예술가‘들의 패션을 표방하듯 ’그런지 룩(grunge look, 깔끔하지 못한 헌옷 느낌의 스타일)’등을 즐겨 입으면서 그에게 각인된 기존의 젠틀한 이미지가 흐려졌다.

정치인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은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용모단정한 이미지는 기본 중의 기본이다. 한 개인의 깔끔하고 단정한 외모는 상대에게 호감을 줄 뿐만 아니라 신뢰감에도 영향력을 미친다. 하물며 날마다 카메라 렌즈에 노출되는 대통령과 정치인들의 외모 관리는 얼마나 중요한가.

 

◇정연아 이미지테크연구소 대표, 이미지컨설턴트협회 회장
정연아는 국내 최초의 이미지컨설턴트로서 대통령 후보를 비롯한 정치인의 퍼스널 브랜딩, 최고경영자(CEO) 등의 이미지컨설팅을 담당해왔다. 대기업, 지방자치단체, 대학교 등에서 이미지메이킹을 주제로 1만회 이상 강연한 명강사이다. 저서로는 1997년 베스트셀러 ‘성공하는 사람에겐 표정이 있다’ ‘매력은 설득이다(2011)’ ‘내 색깔을 찾아줘(2022)’ 등 총 8권이 있으며, 칼럼니스트로서 여러 매체에 퍼스널브랜딩과 관련한 글을 기고하고 있다.

 

 

※ 외부 필자의 기고는 <폴리뉴스>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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