孫-李, “유감”-鄭, “도의적 책임지고 즉각적 사과하라”

대통합민주신당의 충북 경선 당시 불거졌던 정동영 후보의 동원선거 의혹에 대한 당 자체 조사결과 ‘확인불가’, ‘문제없음’으로 결론이 났다. 사실상 정 후보가 동원선거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난 21일, 대통합민주신당은 충북지역의 경선 불공정 시비를 가리기 위해 공정경선특별위원회(위원장 김상희)를 출범시키고, 자체 진상조사단을 마련했다. 이들은 22일부터 논란이 된 충북 옥천.보은에 직접 내려가 현지 조사를 벌였지만, 동원경선이 있었다는 의혹의 실체를 발견할 수 없었다는 최종 결론을 발표했다.

진상조사단의 현지 조사는 구체적 증거를 제시한 제보를 바탕으로 이루어졌으며, 핵심적 의혹은 ▲ 봉고차를 이용한 선거인단 동원 ▲10명의 보은군청 공무원들의 선거인단 포함 ▲보은.영동.옥천 군수들의 선거 개입 ▲대형버스 5대 동원 등 4가지였다.

4가지 의혹 중에서 10명의 보은군청 공무원들이 선거인단에 포함돼 있다는 의혹만은 사실로 밝혀졌다. 그러나 이들 10명이 직접 선거권을 행사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즉, ‘대리접수’의 문제일 뿐 ‘동원경선’의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공정경선특별위원회 우원식 진상조사단장은 27일 “각 후보측에서 지속적으로 확인을 요구하는 문제가 있다면 언제든지 추가조사 하겠다”면서도 “과도한 문제 제기에 대해서는 문제를 제기한 캠프에 다시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며 불필요한 논란이 확산되는 것을 경계했다.

이에 손학규 후보측과 이해찬 후보측은 강한 유감을 표명했고, 정동영 후보측은 “근거 없는 매도였음이 명명백백히 드러났다”며 의혹을 제기한 관련자들의 정치 도의적 책임을 주장했다.

보은군청 10명 공무원 대리접수만 사실로 드러나
그러나 동원경선 본질에서는 벗어나

대통합민주신당 공정경선특별위원회는 보은군청 소속 10명의 공무원이 선거인단에 포함돼 있던 문제와 관련, “확인 결과, 후보 지지 사례는 적발되지 않았고, 4-5명 정도의 대리인이 대리접수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27일 우원식 진상조사단장은 이 같은 결과를 발표하면서 “손학규 후보 진영에서 문제를 제기한 것인데, 확인결과 본인들(10명 공무원)은 본인들의 동의하에 선거인단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며 “경선 하루 이틀 전에 손학규 후보 진영의 한 분으로부터 손학규 후보를 도와달라는 전화를 받고, 선거인단이 된 것을 알았다고 했다”고 밝혔다.

10명 공무원은 모두 서류접수를 통해 선거인단에 등록된 것으로 알려져 보은군청 공무원과 관련된 의혹은 동원경선의 문제가 아닌, 대리접수의 문제임으로 드러난 것이다.

우원식 단장은 이와 관련, “대리인들이 누구인지, 어떤 신분의 사람들인지에 대해서는 철저히 확인되는 대로 발표하겠다”며 “그 이후, 징계나 고발 등의 후속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은군청 10명 공무원의 선거인단 포함 문제 외의 나머지 3가지 의혹에 대해서는 모두 근거나 증거가 불충분 하다는 이유에서 문제가 없다는 최종 결론을 냈다.

봉고차를 동원해 선거인단을 실어 날랐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는 “옥천 지역에서 제기된 문제로, 손 후보 진영에서 핸드폰으로 찍어 제출한 2장의 사진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진상조사단은 “해상도가 떨어져 차량 번호와 탑승했던 사람들이 누구인지 식별이 어려웠다”며 “옥천 선관위에 찾아가서 그런 차량이 있었는지 확인도 했지만, 선관위 확인결과 2번 이상 들어온 봉고차는 없다고 해서 추가적 조사가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보은.옥천.영동 군수들이 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제보자들이 구체적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면서 “선관위에 따르면 현장에서 단속되거나 의심될만한 사례는 없었고, 세 군수와 관련된 문제 제기와 관련해서 문제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대형버스 5대의 동원 의혹은 익명의 제보자 진술을 토대로 이루어졌으며, 해당 운수업체인 ‘보은관광’을 찾아가 운행일지까지 살펴보았지만 관내 운행 사실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우원식 진상조사단장은 “버스 5대를 동원했다면 충분히 볼 수 있기 때문에 확인할 수 있으나, 현장 관계자들도 보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보은관광 총 11대 버스에 대한 운행일지를 확인했지만, 운행일지에는 관내에서 차량이 운행한 내용이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 단장은 “이 사건은 제보자가 익명이기 때문에 조사를 하지 않는 것이 타당하지만, 제보 내용이 상당히 구체적이어서 조사를 했던 것”이라며 “추가적으로 제보가 있다면 조사를 하겠지만, 더 이상 조사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손학규-이해찬, “특위 조사 결과 유감스럽다”

공정경선특별위원회의 이 같은 조사 결과 발표에 대해 손학규 후보측과 이해찬 후보측은 이구동성으로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이날 손학규 후보측 우상호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휴대전화 사진이 흐려서 사람과 차량번호 식별이 어려웠다’, ‘보은 군청 공무원은 본인 동의 없이 선거인단에 참여했다. 대리인 신분이 확인되면 징계·고발 등 후속조치를 취하겠다’ 등 발표 내용이 지극히 형식적”이라며 “사실은 사실인 것 같으나 사실이 아니라고 봐주면 좋겠다는 바람이 바닥 저변에 녹아 있는 것 같다”고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그러면서 우 대변인은 “버스로 실어 나른 사람이 누구인지, 누가 대리인 역할을 했는지 그 지역 사람은 다 아는데 당에서만 모르는 것 아니냐”며 “아무리 국민들과 지지자들 앞에 내놓기가 부끄럽다고 해도 그것을 감추거나 축소하려 해서는 안된다. 죽을 듯이 아파도 뼛속 깊이 곪은 상처는 확실히 도려내야 재발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해찬 후보측 김형주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별다른 의혹이 없다고 밝힌 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공정경선특별위원회가 사법적 권한이 없어, 정밀한 조사가 불가능하다는 데에 대해서는 어쩔 수 없다는 인식을 드러내면서도 “여러 캠프에서의 제보와 정황으로 보아 충분히 버스동원의 사례 의혹은 남아 있다”며 “앞으로 공정한 경선을 하기 위해 당 특위가 명확히 의혹을 밝히는 일을 지속적으로 할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정동영측, “선관위에 위탁관리했는데, 선관위가 핫바지라는 것인가”

손학규 후보측의 이 같은 불만과 달리, 정동영 후보측은 조사결과 발표에 고무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손 후보측이 이 같은 조사 결과에도 계속 불만을 늘어놓고 있는 데 대해서는 강하게 비난하기도 했다.

이날 정동영 후보측 노웅래 대변인은 “이해찬 후보와 손학규 후보 진영은 전형적인 ‘아니면 말고’식의 헐뜯기, 구태정치라는 것이 드러났다”며 “두 후보측에서 정동영 후보의 초반 승리를 깎아내리기 위해 근거 없이 매도했다는 것이 명명백백히 확인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노 대변인은 이 같은 불법 동원경선 문제를 제기한 이해찬-손학규 후보에 대해 정치 도의적 책임과 즉각적 사과를 요구했다. 또, 이 같은 차떼기 문제를 최초 제기해 전면에 부각시킨 김종률 의원에 대해서는 당 지도부에 상응하는 책임을 물을 것을 요구했다.

한편, 노 대변인은 “중앙선관위에 위탁관리한 경선 과정에 대해 시비를 거는 자체가 코미디이며 억지이고, 생때”라며 “위법과 불법이 있었다면 선관위가 팔짱만 끼고 있고 핫바지라는 이야기인데, 이것은 국가 기관에 대해 무시하는 행위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력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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