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이재용, 양형 기준에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두고 격론

2020.11.23 22:43:07

특검, “이 부회장 측, 수동적 뇌물공여 등 허위 주장해”
“준법감시제도에 대한 양형 심리의 진정성이 의심스러워”
이재용 측, “준법감시위 평가 시간 달라는 건 소송 지연 위한 것”

 

[폴리뉴스 강필수 기자] 특검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3일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를 중심으로 양형 요소에 대해 격론을 이어갔다.

이날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 송영승 강상욱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양형 변론에서 박영수 특검팀은 이 부회장에 실형을 선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준법감시위의 진정성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했다.

앞서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지난해 10월 첫 공판에서 이 부회장과 삼성에게 과감한 혁신과 내부 준법감시제도 마련, 재벌체제 폐해 시정 등 3가지를 언급했다.

이 같은 주문에 이 부회장 측은 올해 1월 실효성 있는 준법감시제도마련을 위해 올해 1월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를 출범했다. 재판부는 이를 양형에 반영하기 위해 평가를 맡을 전문심리위원도 구성했다.

특검 측은 준법감시위의 진정성 문제에 앞서 이 부회장 측의 뇌물 공여가 적극적이고 능동적이라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재계 1위인 삼성 이재용과 대통령 사이는 상호 윈-윈의 대등한 지위에 있음이 명백하다”며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도 적극적 뇌물 공여를 명시적으로 판시했다”고 밝혔다.

과거 군사정권 등 ‘정치권력이 경제권력을 압도한 시절’을 지나 이 부회장 건에서는 뇌물 공여자 측의 능동성이 더욱 강해졌다는 것이 특검 측 설명이다.

특검은 “피고는 파기환송심 변론 과정에서 대법원 확정 사실과 다르게 수동적 뇌물공여 등 허위 주장을 하고 있다”며 “진지한 반성을 전제로 한 준법감시제도에 대한 양형 심리의 진정성이 의심스럽다”고 언급했다.

또 “준법감시위 평가사항을 세어보니 145개인데 이걸 열몇 시간 안에 평가한다는 건 믿기 어렵다”며 “몇 달이 걸려도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싶은데, 준법감시위에 대한 판단이 충분한 시간을 두고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양형과 관련해 재벌 총수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해 석방하는 ‘3·5법칙’이 적용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는 법원이 재벌 총수를 대상으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하는 것을 의미한다.

특검은 “법률에 따른 양형이 아닌 3·5 법칙을 따르는 건 위법적 결정이 될 것”이라며 “삼성물산 회계직원은 10억 원 횡령 범행에 징역 4년이 선고됐다”고 밝히고 “본건 범행은 횡령액만 80억 원에 이르러 회계직원보다 낮은 형이 선고된다고 하면 누가 봐도 평등하지 못하다”고 역설했다.

이 부회장 측은 준법감시위 평가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특검 주장에 대해 소송 지연이 목적이라고 반박했다.

구체적으로 “평가 시간을 더 달라는 건 기본적으로 소송 지연을 위한 것”이라고 반발했다.

또 특검이 증거로 제출한 판결문에 대해서도 “쌍방 검토가 끝난 판결문인데 이걸 2시간이나 설명하겠다는 게 이해가 안 간다”며 “소송 지연 외에는 목적이 없다고 보인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오는 30일 특검의 추가 증거를 조사하고, 다음 달 7일 전문심리위원의 의견진술을 들을 예정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7년 2월 경영권 승계를 목적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씨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같은 해 8월 1심은 이 부회장의 혐의에 대해 일부 유죄로 보고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이듬해 2월 항소심인 2심에서 1심 당시 유죄로 인정된 혐의 액수 중 상당 부분을 무죄로 보고,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상고심인 대법원은 지난해 8월 2심에서 무죄로 판단한 일부 혐의도 유죄로 봐야 한다며 서울고법에 사건을 파기 환송했다.

2심에서 감형에도 불구하고 대법원에서 뇌물 인정액이 50억 원 이상 늘어나 형량 증가는 불가피하다.

파기환송심 재판은 지난해 10월부터 진행됐으며, 재판부는 준법감시위의 실효성을 양형에 반영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자 올해 1월 중단되기도 했다. 특검이 이에 반발하며 법관 기피 신청을 내 재판이 9개월 이상 지연된 것이 원인이다.

대법원이 지난 9월 특검의 법관 기피 신청을 최종 기각하면서 재판이 다시 열렸다.



강필수 pskang@pol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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