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野 비토권 없앤 공수처법 개정안 통과, 어떤 내용 담겼나 

2020.12.11 10:50:36

문재인 '1호공약'이자, 노무현 공약 이후 18년 만 
공수처장 후보 추천 장애물 없앤 與, 공수처 출범에 속도
처장 추천위원 의결 정족수 3분의 2로 바꿔

야당의 비토권을 무력화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이 지난 1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 1호'인 공수처 출범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야당의 반대로 초대 공수처장 후보 추천도 이뤄지지 않고 있었지만, 이날 공수처법 개정안이 처리되면서 더불어민주당은 조만간 초대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를 가동해 공수처의 연내 출범을 추진할 계획이다. 

공수처가 출범하게 되면 지난 1996년 참여연대가 공수처를 포함한 부패방지법안을 입법 청원한 지 24년만의 일이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2년 공수처 설치를 대선공약으로 내건 지 18년 만에 고위공직자의 부정부패 수사를 전담하는 조직이 만들어지게 된다. 

다만 이날 개정된 법안으로 출범하는 공수처의 '선택 수사'가 자칫하면 '정치수사' 논란에 휘말릴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여당이 공수처장 후보에 대한 야당의 비토권을 없애고 공수처 검사의 자격 요건을 대폭 완화한 것 역시 공수처 기관의 중립성에 대한 논란과 우려를 키울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야권 일각에서는 공수처 검사가 임명되면 최대 9년까지 보장되는만큼 청와대의 울산 선거 개입 의혹, 월성1호기 경제성 조작 의혹 등을 공수처가 강제 이첩 받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공수처법 개정안 내용과 구성은 

초대 공수처장은 추천위원회 위원 7명 중 3분의 2이상(5명)의 찬성으로 2명을 추천해 문재인 대통령이 그중 1명을 택하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된다. 애초 20대 국회에서 통과된 공수처법 원안에는 공수처장 추천위원 7명 중 6명의 찬성으로 처장 후보를 추천하도록 했다. 이에 야당 추천위원 2명이 반대하면 처장 후보를 낼 수 없었다. 하지만 이번 법 개정으로 추천 요건이 완화돼 야당이 반대해도 후보를 추천할 수 있다.

추천위원회 구성시 위원 추천기한은 10일로, 이 기간 내 야당 교섭단체가 추천위 구성에 응하지 않는 경우 국회의장이 직권으로 한국법학교수회 회장과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을 추천위원으로 위촉할 수 있다. 공수처는 처장과 차장을 포함한 수사처검사 25명과 수사관 40명으로 구성된다.

공수처 검사 자격 요건도 기존 10년 이상 경력에서 7년 이상으로 완화됐고,  공수처법 원안에 있던 5년 이상 수사·재판·조사 실무 경력도 삭제됐다. 검사의 불기소 처분 시 재정신청이 가능하도록 했던 공수처장의 재정신청에 관한 특례 조항은 야당의 의견을 반영해 삭제됐다.

공수처장의 자격요건은 판사, 검사, 변호사 등 15년 이상 법조계에 재직해야 하며, 임명 후에는 다른 수사기관에서 같은 사건에 대한 중복 수사가 발생했을 경우 필요하면 해당 기관에 요청해 사건을 이첩받아 수사할 수 있다.

개정된 공수처법은 오는 15일 국무회의에서 공포되면 곧바로 시행 가능하다. 박병석 국회의장 또는 추천위원 3분의 1이 소집을 요구하면 바로 후보 추천 마무리 작업에 착수 할 수 있어 처장 추천은 늦어도 12월 마지막 주에는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공수처 수사 대상과 활동은 

공수처의 수사 대상은 3급 이상 고위공직자와 그 가족으로 대통령과 국회의원, 대법원장 및 대법관, 헌법재판소장 및 헌법재판관, 국무총리와 국무총리 비서실 정무직 공무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정무직 공무원, 판사, 검사, 경무관 이상 경찰공무원 등이 포함된다. 수사 대상은 7000여명인데, 이중 검사가 2000여명, 판사가 3000여명이다.

공수처장 임명이 마무리되더라도 공수처의 본격적인 활동은 내년 2월말에서 3월은 돼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차장, 수사처검사, 수사처수사관, 직원 등을 꾸려야 해서다. 수사처검사의 경우 새로 구성될 수사처 인사위원회가 맡게 된다.

文 "새해 벽두부터 공수처 출범 기대" 

개정안 통과 이후 문재인 대통령은 2021년 새해 벽두에는 공수처가 정식으로 출범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고, 여권 인사들은 검찰개혁의 완성판이라며 앞다퉈 공수처 출범의 의미를 전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출범하게 될 공수처는 권력 기관 개혁 그 이상의 시대적 가치를 만들어내게 될 것"이라고 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법치주의 말살 행태가 21세기 국회에서 버젓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공수처법 개정안은 표결에 불참한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기권표를 던진 장혜영 정의당 의원을 제외한 범여권 찬성 187표를 얻어 가결됐다. 반대는 99표, 기권은 1표다. 공수처 후속 법안 12건도 처리됐다. 앞서 국민의힘은 개정 전 법과 유사한 수정안을 냈지만 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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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진 oh@pol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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