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능구  내년 정국의 갈림길이 될 4.7 재보궐선거를 짚어보자. 최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서울시장 출마선언을 했고, 그래서 여야의 서울시장 선거판에 모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홍형식  제가 지난 19일, 20일 쿠키뉴스 의뢰를 받아서 서울시장 후보 여론조사를 했는데 일요일인 20일 안철수 대표가 서울시장 출마선언을 했다. 만 18세 이상 800명, 유선 17%, 무선 83%, 95% 신뢰수준에서 ±3.5%다. 조사를 하면서 중간집계 하고 최종집계도 하는데, 토요일은 나경원 전의원이 분명히 앞서 있었다. 그런데 일요일에 집계하니까 안철수 대표가 역전을 했다. 토요일까지 저희들이 800명 중에 600명을 했고 일요일은 200명 남짓을 조사했다. 그러니까 최종 조사결과 안철수 대표가 1%대를 앞섰는데, 출마선언을 한 이후에 했으면 격차가 현격하게 벌어졌을 걸로 보인다.

여권에서는 추미애 장관을 넣어서 조사를 해봤는데, 추미애가 박영선 장관의 절반 정도 지지율을 보였다. 제가 볼 때 국민경선을 하면 추미애가 박영선과 힘겨운 싸움을 해야 될 거다. 지금 안철수가 나오게 되면서 본인이 단일후보가 되든 제 3의 인물로 단일화 되든, 단일화 확률은 굉장히 높아졌다고 봐야 되는데, 여권도 박영선인지 제3의 카드가 있는지 고민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서울의 경우는 안철수가 출마함으로 인해서 강력한 후보가 등장했고 단일화 가능성이 커졌으며, 거기에 대항할 만한 후보가 과연 박영선이란 민주당 후보가 최선인지 아니면 제 3의 후보가 있을지, 이렇게 이슈가 모아지는 게 아닌가 보인다.

황장수  제가 볼 때는 김종인이 시간을 끌다가 타이밍을 좀 놓쳤다. 좀 더 일찍 적극적으로 영입을 시도하고 서울시장 부산시장 선거 구도로 가야 되는데, 이제 국민의힘이 선거를 자체 후보로 끌고갈 수 있는 부분에서 치명적인 약점이 발생했다고 본다. 서울시 같은 경우에는 결국 자신들이 후보를 내지 않고 단일후보로 가게 될 것으로 보이는데, 지금 국민의힘 내부의 서울시장 후보 수준이 너무 떨어져서 제대로 된 싸움이 되기도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 문 정권이 정치적으로 굉장히 몰려있고, 상식적으로 봐도 4월쯤 되면 상황이 지금보다 훨씬 나빠질 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산시장이나 서울시장 후보를 자체적으로 소화해내지 못한다는 건, 보궐선거가 끝나고 여권이 패배한다 하더라도 그 패배가 곧바로 국민의힘의 승리로 연결되기 어렵다는 것을 뜻한다. 그래서 보궐선거가 끝난 이후에는 정치적 다각화가 더 심해지지 않겠나 생각이 든다.

차재원  일단 전체적인 판세를 보면 아무래도 야권이 유리한 판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 같다. 코로나 문제, 추윤 갈등에 따른 민심이반, 그리고 보궐선거 자체가 사실 여당 당적의 시장 때문에 벌어진 문제이기 때문에, 민주당이 그런 것들을 극복하기는 쉬워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사실 야당 입장에서는 기회가 온 것이고, 2022년 대선의 전초전이라 보기 때문에 여당 입장에서도 최선을 다하게 될 거다.

그런데 여당이 진다고 하면 정권이 상당한 위기의식을 느끼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대선 패배로 가는 지름길이라고는 보진 않는다. 두 군데 다 지더라도 당장 정권이 넘어가는 사안은 아니라는 거다. 왜냐하면, 문재인 정권 입장에서는 레임덕에 들어갈 가능성이 상당히 높지만, 어떻게 보면 일종의 예방주사 효과, 그야말로 심기일전 할 수 있는 하나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거다.

반대로 야당 입장에서는 이겼을 경우에 판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기 때문에 분명히 좋은 효과는 있겠지만, 그것이 반드시 정권 쟁취로까지 이어지는 보증수표는 아니라는 거다. 저는 이기고 난 뒤에 향후 주도권을 놓고 전체적인 판이 흔들릴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본다. 이런 전망에 힘을 보태준 계기는 안철수 효과인 것 같다. 안철수가 판에 뛰어들어오는 그 자체를 나름대로 예측했지만, 상당히 적절한 타이밍에 출사표를 던짐으로써 일종의 게임체인저의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게임체인저라는 것은, 안철수가 승리를 한다는 것보다는, 일단 야권의 입장에서 국민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상당한 흥행을 기대할 수 있고 그래서 외연을 확장할 수 있는 일종의 플랫폼을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는 거다.

안철수 입장에서는 2011년 박원순 모델을 생각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국민의힘에서 먼저 후보를 내고 나면, 자기는 바깥에서 나서서 마지막 통합경선을 통해 야권 단일후보를 결정하는 방식인데, 거기서 안철수가 이겨도 상당한 힘이 있고, 만약에 국민의힘의 후보가 안철수를 이기고 야권 단일후보가 되면 훨씬 더 큰 힘을 발휘할 가능성이 있다. 어쨌든 서울시장에서 판세가 출렁거릴 경우에, 서울시장보다 훨씬 여건이 좋은 부산에서는 국민의힘 에게 더 수월한 선거가 될 거란 생각이 든다.

홍형식  저는 선거 이후를 주목하는데, 부산선거도 서울선거도 국민의힘이 선거의 주도적인 위상을 유지하기가 쉽지않을 것 같다. 저는 안철수 전략에 대해서 많이 비판적이었는데, 안철수가 정치적 행보를 결정한 것 중에 이번 출마선언이 제일 전략적이었던 것 같다. 이번에는 던지는 메시지나 정치권에 미치는 영향이 굉장히 크다.

만약 안철수가 서울시장 후보가 되고, 박형준이 부산의 후보가 되면, 이것이 국민의힘에 던지는 여파는 굉장히 클 거다. 지금 국민의힘은, 제 1야당, 100석이 넘는 야당이 후보를 낼 수 없다는 게 말이 되는가 하면서, 안철수보고 국민의힘으로 들어오면 서울시장 후보를 고려하겠다고 했다. 그런 식으로 혁신도 하지 않고 전략적 유연성도 보이지 못하다가, 안철수가 자력으로, 전략적인 성공으로 서울시장 후보를 차지하게 되면, 100석이 넘는 제 1 야당 위상이라는 것이 아무런 의미가 없는 꼴이 되어버린다.

거기다 박형준이란 인물도 유심히 보면 사실 당내 주류 세력이 아니다. 게다가 현재 국민의힘의 가치관이라든가 정치 패턴, 행태, 언사, 이런 것들이 국민의힘과는 다른 스타일이다. 불과 한 달 전만해도 서병수가 공식선언하면 1등 할 거라고 많이 전망했을 거다. 왜 부산시민들이 지역의 3선 전직 시장 서병수도 아니고, 강력한 투사였던 이언주도 아닌 박형준을 선택할까? 이건 당의 흐름하고는 다른 민심이 있기 때문이다. 당선 될지 안 될지는 모르겠지만 박형준과 안철수가 후보까지 간다는 것만으로도, 제가 볼 때는 현 보수 국민의힘은 대단한 당내 위기가 찾아올 것이고, 이후 선거를 전후해서 야권 전체의 큰 변동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김능구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정계입문 이후 타이밍상으로 메시지상으로 가장 잘한 것 같다는 말씀인데, 내용을 보면 아주 간결하면서도 뚜렷한 메시지를 줬다. 결자해지, 자기가 박원순 시장에 양보해서 오늘 여기까지 온 것이기 때문에 결자해지 하겠다. 그리고 대선승리, 현 집권세력의 전횡과 독주를 막기 위해서는 대통령 선거에 반드시 승리해야 된다. 대선승리를 위해서는 서울시장 승리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자기가 대선을 포기하고 서울시장에 나가겠다. 그러면서 야권 단일화를 이야기했다.

그래서 어떤 면에서 공은 국민의힘에 넘어왔다고 보이는데, 국민의힘은 그동안 경선준비위원회를 꾸려 운용했고, 이제 곧 공관위가 출범한다. 공관위원장은 5선인 정진석 의원이 맡을 텐데, 제가 오늘 아침 정진석 의원과 인터뷰를 했다. 현재 공관위는 회의도 한 차례 안 열었으니까 공식적인 입장을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서울시장 선거의 중대함, 엄중함은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거고, 이번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승리하지 않으면 대선은 없다는 것 또한 누구나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승리할 수 있는 후보를 선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래서 당의 입장에서는 제일 좋은 게 입당 내지는 통합해서 후보를 선정하자는 거다. 현재 예비 경선에서는 컷오프 되는 100% 여론조사, 본 경선일 때는 당원 20% 시민 80% 비중으로 되어 있다. 그런데 안철수가 들어와서 한다면 룰은 바뀔 수도 있다. 공관위가 본격적으로 가동되기 전에 출마선언한 게 그 타이밍도 고려한 것 같다. 자기가 이 판에 들어서니까 룰을 정하는데서도 좀 고려해라, 그리고 주자들도 우후죽순 격으로 막 나오는데 자기가 나오니까 한 번 더 정리를 하라는, 이런 메시지가 아닌가 싶다.

제가 볼 때 지금 서로 간에 합의할 수 있는 건 통합 원샷경선, 즉 당 내외의 사람들이 같이 100% 국민경선으로 하는 방식인데, 지금 안철수 대표 측은 1:1 경선을 원한다고 한다. 경선방식은 앞으로 진행됨에 따라서 달라질 것이고, 제일 중요한 근거는 아마 민심이 될 거다. 민심이 어느 후보를 어떤 방식을 승리의 요건으로 보느냐에 따라서 변할 수 있다고 본다. 어쨌든 안철수 대표가 출사표를 던지면서 누가 됐든지 간에 야권의 승리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은 야권 모두가 환영하는 분위기다.

여권은 여권대로, ‘부산은 그렇다 해도 서울은 이기지 않겠나’라는 생각을 가졌었는데, 서울도 이제 만만치 않다. 그래서 예를 들면 안철수 대표를 이길 여당 후보, 이게 중요해진 거고, 여당도 후보 공천에 이르는 과정이 상당히 고민스러워지는 것 같다. 어떤 면에서는 시민들한테 어필할 수 있는 힘 있는 후보를 원하게 돼서 선거 자체로 본다면 굉장히 박진감 넘치게 됐고, 서울시민들 입장에서 봤을 때는 코로나 위기 극복과 부동산 이슈 등에 대한 분명한 비전, 정책의 대결도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홍형식  여론조사 하나만 부연하겠다. 아까 그 조사에서 서울시장으로 범여권과 범야권 후보로 어느쪽을 선택할 거냐고 물어보니, 범여권이 37%, 범야권이 43.2%, 야권이 6.2%p 더 높다. 서울시장 선거의 쟁점에 대해서는 차기대선 전초전으로서의 정치공방 16.5%, 현 정부에 대한 심판 41.9%, 야권에 대한 심판 17.4%로, 지금 서울의 분위기가 좋지않다는 거다. 그 다음 정책적 이슈를 물으니 행정수도 이전문제가 6.2% 나오고, 부동산 급등과 부동산 정책문제가 63.3%, 모든 게 부동산 문제로 가 있다. 서울시 방역 및 책임공방은 아직 10.4%인데 선거는 지금부터 4개월 후에 있으니까 코로나가 훨씬 더 확산되어 있을 거다. 그래서 결국 부동산 문제와 코로나 대처 문제가 서울시의 승부를 가를 것 같다.

김능구  한 말씀 더 드리자면, 현재 야권 특히 국민의힘에서는 부산시장과 서울시장이 함께 가야 된다는 이야기들을 많이 한다. 말의 요지가 뭐냐 하면, 중도 확장성 있는 후보가 돼야 하고, 그래야 대선에서 유리하다는 이야기다. 지금 부산에서 박형준 교수가 상당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감이다 아니다를 차치하고, 어쨌든 박형준에게는 중도 확장성이란 이미지가 있단 얘기다. 서울시장도 마찬가지다. 대선 승리에 기여할 수 있도록 중도층을 확장할 수 있는 후보가 돼야 한다는 것이고 대부분이 동의하는 것 같다. 결국 대선 승리를 위한 보궐선거이기 때문에, 어떤 후보가 되어야 하는가에서 가장 중요한 컨셉으로 그렇게 보고 있다는 거다.

차재원  제가 연장해서 말씀드리면, 서울시장 선거 같은 경우 중도 외연확장이란 측면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야권 단일 후보 경선을 하자는 제안은 국민의힘 입장에서 박수를 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문제는 국민의힘에서 중도 외연확장을 위해서 모셔온 사람이 김종인이다. 김종인과 안철수의 미묘한 개인감정이 깔려 있고, 이게 작용하면서 두 사람이 일종의 주도권 싸움을 한다는 느낌인데, 이 문제를 과연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 김종인 대표가 진짜 쿨하게 오픈마인드로 ‘안철수를 내가 받아들이겠다’는 차원에서, 어떤 식으로든 안철수가 불리하지 않은 공정한 경선을 당의 울타리를 뛰어 넘어서 하겠다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면, 그래서 자칫 샅바 싸움으로 갈 경우에는 국민적인 기대가 오히려 역풍을 부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부산 같은 경우 박형준 교수 이야기를 했는데, 지금 박형준 교수가 상당히 앞서가는 측면은 분명하지만, 제가 듣기로는 당내에서 박형준 교수에 대한 물음표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꽤 있다. 박형준 교수가 전국적인 인물이긴 하지만, 부산 수영의 국회의원 선거에서 두 번이나 낙선했다. 그것도 여당의 공천을 받은 2008년 선거에서 무소속 후보한테 낙선했다. 4년 뒤에도 그때는 본인이 무소속으로 나왔지만 졌다. 그 때 소위 말하는 흑색선전 때문에 진 전데, 그 흑색선전을 지금 모 후보를 중심으로 강하게 푸쉬하고 있다고 한다. 지금 당내 의원들 입장에서는, 부산시장 선거 자체가 성비위 때문에 벌어진 문젠데, 박형준 교수를 둘러싼 흑색선전의 문제가 본선에서 터지면 어쩌지 하는 우려들을 갖고 있다고 한다. 당에서는 이번에 후보 검증을 혹독하게 하겠다고 하는데, 과연 그 과정을 통해서 박형준 교수를 둘러싼 부분을 깔끔하게, 명쾌하게 풀어낼 수 있는지도 지켜볼 하나의 대목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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