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업체, 코로나19 이후 전자기기 반도체 생산 집중
국내외 완성차 업체 생산 차질 빚어…특근 조정, 감산에 생산 중단도
정부, 자동차‧반도체 기업간 협력모델 발굴 및 지원 추진

현대차 울산공장. 국내외 자동차업계에서는 전 세계적인 차량용 반도체 부족 장기화로 인한 영향이 지속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현대차 울산공장. 국내외 자동차업계에서는 전 세계적인 차량용 반도체 부족 장기화로 인한 영향이 지속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강필수 기자] 전 세계적인 차량용 반도체 부족 장기화로 국내외 완성차업계가 생산 차질을 빚는 가운데 정부가 자동차·반도체 업계와 해결 방안 마련을 위한 협력에 나섰다.

자동차 생산에 필요한 차량용 반도체가 부족하게 된 것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반도체 업계의 생산 기조 변화가 배경으로 지목된다.

대만 TSMC를 비롯한 반도체 업체들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스마트폰, PC, TV 등 전자기기 수요가 증가하자 관련 반도체 생산에 집중했다.

차량용 반도체의 경우 높은 내구성을 요구하는 것에 비해 반도체 업체의 이윤이 적어 생산 순위가 뒤로 밀렸고, 이에 지난해 말부터 수급이 불안정해졌다.

이 같은 변화에 국내외 자동차 업체가 반도체를 구하지 못해 공장 가동을 멈추며, 생산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국내의 경우 현대자동차는 기존에 한 달 단위로 특근을 포함한 생산 일정을 정했으나, 당분간은 주간 단위로 가동 일정을 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일에 특근을 잡지 않고 주말 특근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등 특근 횟수도 줄어들 전망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1차 협력사에만 재고 확보를 맡기지 않고 직접 반도체 메이커와 차량용 반도체 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협상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보쉬와 콘티넨탈, 현대모비스 등 부품 협력사에서 차량용 반도체가 적용된 부품을 공급받고 있다.

한국지엠 또한 지난달 8일부터 쉐보레 말리부와 트랙스를 생산하는 부평2공장의 감산에 돌입한 상태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인한 생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영국 로이터 통신과 미국 매체 더힐 등은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반도체 부족 사태로 북미 지역 공장 3곳의 생산 중단을 연장했다고 지난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GM은 이날 반도체 부족으로 멕시코 산루이스 포토시에 있는 조립공장에서 생산 중단 기간을 3월 말까지 연장하는 한편, 미국 캔자스주 페어팩스와 캐나다 온타리오주 잉거솔 공장에서도 각각 생산 중단 조치가 적어도 4월 중순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GM을 비롯한 도요타, 폭스바겐, 포드, 르노 등 해외 완성차 업체들도 반도체 부족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4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의 소재부품장비 R&D지원센터에서 열린 '미래차·반도체 연대 협력 협의체' 발족식에서 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정책실장(왼쪽 일곱번째)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4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의 소재부품장비 R&D지원센터에서 열린 '미래차·반도체 연대 협력 협의체' 발족식에서 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정책실장(왼쪽 일곱번째)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는 자동차 업체와 반도체 기업 간 협력모델 발굴 및 지원을 추진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4일 14시 ‘미래차-반도체 연대·협력 협의체’ 발족식을 개최하고, 국내 자동차‧반도체 기업 간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협의체는 최근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불안정 관련 대책을 모색하고, 미래차·반도체 시장 선점 및 국내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중장기 협력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산업부에 따르면 차량용 반도체는 공정개발~설비증설~실제 차량 테스트에 수년이 소요되고, 국제표준화기구 규격(ISO 26262), 미국전자부품협회 규격(AEC-Q) 등 국제규격 인증이 필요하며, 가혹한 온도·충격 조건에서도 높은 신뢰성·안전성 확보가 필요하다.

협의체 출범을 두고 산업부는 미래 차량용 반도체 분야에서 자동차-반도체 업계가 중장기 협력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먼저 협력방안을 논의할 정기적 협력채널 구축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정부는 자동차-반도체업계와 함께 ‘미래차-반도체 연대·협력 협의체’를 발족하고, 단기적으로 업계와 긴밀히 이번 수급불안 사태 해결방안을 협의하는 한편, 중장기 계획도 적극 수립·추진할 계획이다.

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정책실장은 “금번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수급불안은 전 세계적인 반도체 수급 불일치에 의한 것으로, 단기간에 근본적으로 해결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며 “미래 모빌리티 시장 선점과 흔들리지 않는 산업강국을 위해, 금번 위기를 미래차‧반도체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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