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경제를 통째로 포기하시겠습니까?"...'민생'·'물가'·'일자리' 강조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사진/연합)

자유한국당이 드루킹 특검에서 '경제'로 6.13 지방선거 노선을 전환하고 있다. 실제로 '드루킹 특검', '남북문제'에 집중했던 자유한국당은 5월 들어 6.13 지방선거에 대비한 전국 필승결의대회를 돌면서 '경제이슈'에도 상당 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실제로 자유한국당은 이번 선거 슬로건으로 "나라를 통째로 넘기시겠습니까?"라는 정치 슬로건에 이어 "경제를 통째로 포기하시겠습니까?"라는 경제 슬로건을 내세우고 있으며,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역시 부산, 경남, 충북, 강원,제주, 인천을 도는 지방 필승결의대회에서 '민생', '물가', '일자리' 등 경제를 강조하고 있다.

그에 따라 최고위원회의 등 당 지도부들의 모습도 변화하고 있다. 5월 4일 최고회의의 주요논의사항을 보면 이번 지방선거의 핵심을 '서민경제 붕괴에 대한 심판'이라고 보고, 지역마다 '민생회복 연대'를 구성하기로 한다. 또, 중앙선대위의 명칭을 '일자리 설자리 살자리 선대위'로 정해 소상공인, 자영업자, 중소기업 등을 공략하고 있는 모습이다.

노선 전환 배경은?

일각에서는 남경필 경기도지사, 유정복 인천시장,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 등 주요 후보들이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환영 입장을 나타내며 당론과는 대비된 행보를 이어가며 당 지도부에 쓴소리를 하는 등 내부 갈등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하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남경필 지사는 7일 페이스북에도 "민생경제가 어렵다"며 "정부도 정치권도 민생경제 살리기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에 남 지사는 "지금이야말로 여야가 협치로 국민을 보듬는 '민생 국회'를 보여야 할 때"라며 "여야는 오로지 국익과 국민만 생각하고 한 발씩 양보하고 협치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김태호 경남도지사 후보도 8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이번 선거는 일자리 선거"라며 "새로운 창업 육성에 힘쓰고, 경남형 스테이션 창업 기지를 만들어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겠다"고 밝혀 '경제 현안'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드루킹 특검'과 '위장평화쇼' 공격은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자유한국당이 공격을 이어나가는 동안 자유한국당의 지지도는 오히려 하락했고, 오히려 공격의 대상이 된 더불어민주당과 청와대는 '남북정상회담' 등의 호재로 지지율 상승을 거듭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의 노선 전환은 이런 배경에서 이뤄졌으리라는 것이 중론이다.

'문재인 정부 1년, 정책 진단 토론회'서도 경제 정책 비판

이 가운데 자유한국당은 9일 문재인 정부 출범 1년을 맞아 정책 진단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는 '최악의 고용성적표, 말 뿐인 일자리 정책'이라는 주제로 진행됐으며, 이 자리에서 홍준표 대표와 정진석 당 경제 파탄 대책 특별위원회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을 비판하고 지지를 호소했다.

홍준표 대표는 "지난 대선 때 문재인 정부가 들어오면 일자리 대란이 일어나고 기업이 해외로 탈출할 것이라고 수차례 대선 토론회에서 지적한 바 있다"며 "문재인 정부 1년을 겪고 난 뒤, 현실화됐다"고 주장했다.

홍 대표는 "청년 일자리 대란이 현실화되고 실업이 넘쳐나며 중소기업, 자영업이 몰락했다"면서 "대기업은 해외투자만 하고 국내투자는 유보해 경제가 후퇴하고 서민들이 몰락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그것을 막는 방법은 선거밖에 없다"면서 "과연 국민들이 자기 민생을 그렇게 통째로 포기를 하고서라도 민주당을 찍을 수 있는지 내가 이번 지방선거에서 유심히 보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정진석 위원장도 "문재인 정부는 일자리 정부를 표방하고 출범했다"면서 "청와대 집무실에 설치했던 일자리 상황판은 지금 어디 있는지 매우 궁금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정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을 '제이노믹스'라고 규정하면서 "많은 경제전문가들은 F학점, 낙제점이라고 평가한다"고 전했다.

또 "문재인 정부는 듣기에는 서민과 근로자들을 위하는 정책같이 이야기하지만 결국은 서민과 근로자들을 죽이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면서 "생산성 증가 없는 임금인상, 이것은 허구이고 허상이고 비현실적이라는 것이 시장에서 입증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정진석 위원장은 "문제는 경제이고 일자리 없는 민생은 재앙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이번 6.13 지방선거를 통해 문재인 정부의 무모하고 무망한 소득주도 성장정책, 경제 실험정책을 중단시키는 국민들의 준엄한 명령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물론 김성태 원내대표는 특검수용을 주장하며 아직도 천막농성을 진행 중이고, 홍준표 대표 또한 '좌파정권', '남북정치쇼' 등 기존 발언들을 이어나가고 있다. 자유한국당의 첫 번째 선거 슬로건은 "나라를 통째로 넘기시겠습니까?"이다.

남경필 지사는 지난 2일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국민의 보편적 인식과 거리가 먼, 이 슬로건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보수는 더 이상 국민을 편 가르는 데 앞장서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과연 자유한국당이 기존의 노선을 버리고 경제 노선에 올인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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