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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감원장, 삼바 ‘회계처리 적정’ 평가 회계법인에 “책임감 가져라”

삼바 “삼정·삼일·안진이 회계처리 적정성 인정했다”며 ‘고의 분식회계’ 부인

[폴리뉴스 강민혜 기자]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기업 가치평가 업무를 하는 회계법인 대표들에게 책임감을 가지고 좀 더 주의를 기울여 일하라고 당부했다. 이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금융당국의 고의 분식회계 결론에 대해 삼정·삼일·안진 등 국내 3대 회계법인에서 적정성을 인정받은 사안이라고 반박한 것을 고려한 발언으로 보인다.

윤 원장은 6일 은행회관에서 8개 대형·중견·중소 회계법인 최고경영자(CEO)들과 간담회를 갖고 “자본시장에서 회계법인의 책임과 중요성을 인식하고 기업 가치평가 업무 등에 있어 더욱 더 주의를 기울여 달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윤 원장이 회계업계의 건의사항을 듣고 새로운 외부감사법 시행 등 주요 현안과 회계업계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그는 이 자리에서 “회계법인 업무는 전문성과 신뢰성을 근간으로 하며 특히 금융 자산이나 기업에 대한 가치평가 결과는 자본시장의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며 “그런데 고객이 제시한 자료만을 이용하거나 비현실적인 가정을 토대로 하는 평가 등으로 (회계법인의) 평가 신뢰성에 문제가 제기되는 경우가 있다”고 밝혔다.

윤 원장의 이 같은 발언은 삼성바이오 고의 분식회계 사태 및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문제와 관련해 삼정·삼일·안진 등 국내 대형 회계법인이 진행한 기업 가치평가와 회계처리자문이 부적절했다는 지적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앞서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달 14일 정례회의에서 삼성바이오가 4조5000억 원 규모의 고의 분식회계를 저질렀다며 검찰에 고발 조치한 바 있다. 삼성바이오가 지난 2015년 말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단독지배)에서 관계회사(공동지배)로 변경하고 회계 처리 기준 바꾸는 과정에서 회계부정이 있었다고 본 것이다.

이에 대해 삼성바이오는 “(증선위가 문제 삼은) 지난 2015년 말 회계 처리는 삼정·삼일·안진 등 대형 회계법인으로부터 ‘적정’ 판단을 받은 사안”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삼성바이오 고의 분식회계 사태와 연관된 회계법인 이슈는 또 있다. 지난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삼정·안진회계법인이 진행한 삼성바이오 기업 가치평가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있어서다. 당시 삼성바이오는 제일모직의 자회사였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7일 박 의원은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정황이 담긴 삼성 그룹 내부문건을 공개하고 “삼성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당시 삼성바이오의 기업 가치가 회계법인 평가를 통해 3조 원에서 8조 원으로 5조 원 이상 부풀려졌다는 사실을 알고도 과대평가된 기업 가치를 (삼성물산 주주인) 국민연금에 그대로 보고했다”며 “이는 투자자를 기만한 사기행위”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회계법인들의 삼성바이오 기업 가치 평가 방식을 정면으로 문제 삼았다. 박 의원에 따르면 당시 삼정·안진회계법인이 삼성바이오의 가치를 8조 원 이상으로 평가한 근거는 증권사 투자보고서(‘리포트’)다. 두 회계 법인은 여섯 개 증권사가 산정한 삼성바이오 기업가치 평가액을 합한 뒤 평균을 내는 방식으로 8조 원이라는 결과를 도출해 냈다. 증권사들이 9조 원(현대차증권), 3조 원(하나대투증권) 등 서로 편차가 큰 가치평가액을 산정했는데도 불구하고 회계법인이 이를 근거로 삼은 것이다.

그는 이 같은 기업가치 평가 방법이 부적절하다며 “국내 최고 회계법인들이 증권사 리포트를 바탕으로 합하고 나누는 초등학생 산수 수준의 회계 평가를 내리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적어도 회계사라면 기업의 자본과 부채, 매출 총액 등의 자료를 면밀히 분석해서 이를 기반으로 기업가치 평가를 해야 하는 것”이라며 “금융당국이 이 같은 전대미문의 엉터리 평가 방식을 알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이 놀랍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금융위는 “기업 내부용 가치평가에 대해서는 당국의 직접적 감독권한이 없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삼정·안진회계법인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앞서 진행한 삼성바이오 기업 가치 평가는 재무제표 표시용이나 투자자 공개 목적이 아닌 기업 내부 참고용에 해당하기 때문에 외부감사법이나 자본시장법의 적용 대상이 아니며 현행 법령상 평가 방법을 규제할 수 없다는 뜻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금감원이 회계법인에게 기업 가치평가 업무를 할 때 정당한 주의의무를 다하라고 당부한 건 이례적이다. 일각에선 논란 사항에 대해 회계법인 스스로 문제를 인식하라며 경고 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윤 원장은 이날 “회계감사는 회계법인의 가장 본질적이고 중요한 업무”라며 “회계감사 부서가 본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조직과 인사, 평가제도 운용에 각별히 신경 써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회계투명성 제고라는 큰 틀 안에서 회계법인의 독점적 지위를 이용한 과도한 이익 추구로 선의의 기업이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해주길 당부 드린다”고 말했다.

강민혜 기자

경제부에서 금융당국, 은행, 보험, 카드 등을 맡고 있습니다.
매일매일 경제와 금융을 공부하고 취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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