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순익 10조 육박…이자이익 2조6000억 늘어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금융그룹의 지난해 당기순이익 총합이 12조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연합뉴스>
▲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금융그룹의 지난해 당기순이익 총합이 12조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강민혜 기자] 5대 금융그룹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자이익 증가로 당기순이익 총합이 12조 원에 육박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 신한금융, 우리금융, 하나금융, NH농협금융 등 5대 금융그룹의 지난해 당기순이익 총합은 11조7039억 원으로 전년 대비 10% 가량 증가했다.

우선 KB금융은 지난해 3조689억 원의 순익을 거둬 2년 연속 ‘3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전년 대비로는 7.3% 감소했다.

이와 관련해 강혜승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KB금융의 계열사인 손보사와 증권사 실적 부진으로 비이자이익이 기존 예상을 크게 하회했고 판관비 증가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며 “판관비는 연말 성과급과 희망퇴직비용으로 약 4000억 원이 지난해 실적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신한금융은 지난해 전년 대비 8.2% 증가한 3조1567억 원의 순익을 달성했다. 이는 ‘리딩뱅크’ 자리를 두고 다투던 KB금융(3조689억 원) 보다 높은 것으로 사상 최대 실적이다. 이로써 신한금융은 KB금융에 내줬던 1위 금융지주 타이틀을 1년 만에 되찾게 됐다.

이와 관련해 유승창·이남석 KB증권 연구원은 “신한금융은 비은행 자회사의 안정적인 실적과 대규모 희망퇴직 등 특이요인이 적어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또 원재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KB금융의 경우 마지막 4분기에 대규모 일회성 판관비가 큰 폭 증가한 반면 신한지주는 판관비와 대손비용이 안정적으로 관리되었다”고 리딩뱅크 탈환 이유를 분석했다.

올해 초 지주사 전환을 끝낸 우리금융의 지난해 순익은 2조192억 원이다. 이는 전년 대비 33.5%나 상승한 것으로 지난 2006년(2조290억 원) 이후 최대치다. 2006년에는 출자전환 주식 매각에 따른 일회성 요인이 반영되었기 때문에 이를 고려하면 지난해 실적이 가장 좋다고 볼 수 있다.

박진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해 초 출범한 우리금융은 비은행 자회사를 강화해 종합금융그룹 구조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며 “그러면 자회사의 출자한도가 늘어나기 때문에 본격적인 인수·합병을 진행할 수 있고 이는 자기자본비율(ROE) 개선으로 이어져 (순익) 추가 상향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 역시 지난해 2조2402억 원의 순익을 올리면서 설립(2005년) 이후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론 10.0% 증가한 수치다.

이에 대해 유승창·이남석 KB증권 연구원은 “은행 인사통합으로 인한 판매관리비 증가와 일부 여신에 대한 대손충당금적립 등이 순이익 감소 원인으로 작용했으나 구조적인 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특이 요인을 고려하면 분기당 5000억 원 수준의 경상적 순이익은 유지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농협금융은 지난 2012년 지주사 출범 이후 처음으로 ‘1조 클럽’ 진입에 성공했다. 농협중앙회에 납부하는 농업지원사업비 3858억 원과 사회공헌비 1000억 원을 제외하고도 지난해 순익 1조2189억 원을 달성하며 전년 대비 41.8%나 오른 성과를 냈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지난해 부실채권 충당금이 많이 감소했고 이자와 수수료이익 등 영업이익이 증가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5대 금융그룹의 실적 성장을 이끈 건 주요 계열사인 각 은행의 이자 이익이다. 국민, 신한, 우리, 하나, 농협은행의 지난해 이자이익 총합은 27조 2773억 원으로 전년보다 10.5% 늘었다.

은행별 이자이익은 다소 편차가 있지만 대부분 10% 안팎의 증가세를 보였다. 국민은행이 6조1007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나머지 은행은 5조 원대를 기록했다.

이자이익이 급증한 건 지난해 은행들이 예금금리보다 대출금리를 더 높게 받아 순이자마진(NIM)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지난 11일 발표한 예금은행 가중평균금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잔액 기준 총대출 금리는 연 3.71%, 총수신 금리는 1.4%로 예대금리차가 2.31%포인트에 달했다. 이는 지난 2013년 2.53%포인트 이후 최대 격차다.

실제로 지난해 가장 많은 이자이익을 벌어들인 국민은행은 NIM이 1.71%로 5개 은행 중 가장 높았고, 순익이 급증 한 농협은행의 NIM은 전년 보다 0.12%포인트 오른 1.65%를 기록했다. 나머지 3개 은행도 일제히 0.05%~0.07%포인트 개선됐다.

반면 지난해 5개 은행의 비이자이익 총합은 3조6558억 원으로 전년보다 19.6%나 줄었다. 즉 이자이익에 대한 은행들의 의존도가 더 올라간 셈이다.

은행 별로 보면 하나은행은 지난 2017년 1조4880억 원의 비이자이익을 거뒀으나 지난해 7548억 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2017년엔 SK하이닉스 주식 매각에 따른 이익이 3800억 원 가량 있었던 영향으로 풀이된다.

우리은행(-15.9%)과 국민은행(-13.0%)도 비이자이익이 줄었다. 단 우리은행의 비이자이익은 9723억 원으로 주요은행 중 가장 많았다.

농협은행은 3024억 원으로 비이자이익 규모가 가장 작았지만 전년 대비론 22.6% 증가해 제일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신한은행도 전년보다 11.6% 늘어난 8826억 원의 비이자이익을 달성했다.

비이자이익의 핵심인 수수료수익은 4조4751억 원으로 전년보다 0.5% 증가했다. 우리은행이 7.7% 늘어 증가세가 두드러졌고 신한은행(4.6%)과 하나은행(4.3%) 등도 전년 대비 증가했다.

5개 은행의 지난해 충당금 등 전입액은 1조1249억 원으로 전년 대비로 55.0% 급감했다. 지난해 조선·해운업 등 산업 구조조정이 마무리된 영향이다. 충당금 등 전입액 감소는 당기 순익 증가로 이어진다.

특히 우리은행은 충당금 등 전입액이 763억 원으로 전년 대비 86.5%나 줄었다. 금호타이어와 STX엔진이 구조조정과 매각 등 과정을 거쳐 정상화되면서 과거 쌓았던 충당금이 환입된 덕분이다.

이에 따라 5개 은행의 지난해 순익은 9조7007억 원으로 전년(8조404억 원) 보다 20.6% 증가했다.

경영 효율성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은 희비가 갈렸다. 실적이 개선된 농협은행은 ROE가 2017년 4.52%에서 지난해 8.02%로 거의 두 배로 뛰었다.

우리은행은 8.74%로 역시 전년보다 2.29%포인트 올랐다. 신한은행은 ROE가 1.94% 개선돼 주요은행 가운데 가장 높은 9.33%를 기록했다

이와 달리 2017년 9.35%를 보였던 하나은행은 올해 8.87%로 0.48%포인트 내렸다. 국민은행 역시 전년에 견줘 0.35% 떨어진 8.58%를 나타냈다.

올해도 은행들의 이익 전망은 밝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2019년 은행권 지배주주 순익이 전년 대비 7%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4분기 인위적인 실적 하향조정에 따른 기저효과, 연말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올 1·2분기 NIM 증가 등을 순익 증가 이유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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