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 목표에 실질적인 진전으로 여겨지는 특수 경우” 대북제재 적용 유연성 시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사진=연합뉴스]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사진=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10일(현지시간) 북한의 FFVD(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까지 대북제재를 유지하겠다면서도 “여지”를 둘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상원 외교위원회의 2020 회계연도 예산 관련 청문회에 출석,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에 대한 약속을 입증할 때까지 어떠한 제재도 해제돼선 안 된다는 데 동의하는가’라는 코리 가드너(공화·콜로라도) 상원의원의 질문에 “그 부분에 있어서 약간의 여지(a little space)를 남겨두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때로는 우리가 실질적인 진전을 이룬다면 그것이 (목표를) 달성하기에 올바른 일이 된다고 여겨지는 특수한 경우가 있다”며 ‘실질적인 진전’을 거론하며 대북제재의 유연한 적용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여지를 두는 경우’의 예로 “때로는 비자 문제”라고 언급했으나 보다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말하지 않았다.

폼페이오 장관은 “약간의 여지를 남겨두고 싶다”는 말을 두 차례 반복했다. 한번은 ‘space’, 또 한번은 ‘room’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여지’ 언급은 북한이 비핵화 조치가 ‘실질적인 진전’이 있다고 평가될 경우 일부 제재를 완화할 수도 있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다만 폼페이오 장관은 “비핵화에 대한 검증이 완료될 때까지 이행 체제, 즉 핵심적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결의는 유지될 필요가 있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또 그는 추가 대북제재를 위해 발의된 법안을 지지하느냐는 질문에는 “개념적으로는 그렇다. 법안을 잘 알지 못 한다”고 답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이러한 언급은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오후 미국 워싱턴에 도착한 시점에 나온 것도 주목된다. 북미 중재에 나선 문 대통령은 미국의 ‘일괄타결’과 북한의 ‘단계적 비핵화’ 요구를 절충한 ‘굿 이너프 딜’(good enough deal) 개념을 제시할 가능성이 있고 한미정상회담에서 이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미국 워싱턴 DC에 도착,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한미정상회담을 포함한 1박 3일간의 방미 일정에 돌입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에서 1박을 한 후 11일 오전에 폼페이오 장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차례로 접견한 후 트럼프 대통령과 2시간가량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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