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선 이인영, 2번의 최고위원 제외 주요 당직 경험 없어 ‘협상력’ 주목
당내 중진의원들 증언 “의견 다양한 개헌 문제, 의견 조율 잘 이끌어 내”
‘국회 정상화’ 움직임 가동, 이인영 “원칙 집착한 만큼 놀라운 유연성도 보일 것”

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선거를 위한 의원총회에서 신임 원내대표로 당선된 이인영 의원(왼쪽)이 이해찬 대표와 손을 맞잡아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선거를 위한 의원총회에서 신임 원내대표로 당선된 이인영 의원(왼쪽)이 이해찬 대표와 손을 맞잡아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집권여당의 20대 국회 마지막 원내대표에 범문이자 86세대(80년대 학번·60년대생)인 이인영 의원이 당선됐다. 이는 ‘친문 주류’가 당의 주도권을 잡을 것으로 전망되던 당초 예상과는 벗어난 결과다. 다만 여야의 극한대치로 야당과의 ‘협상력’이 중요하게 작용하는 시점에서 3선 의원임에도 최고위원외에 주요 당직을 지낸 바 없는 이인영 신임 원내대표가 이를 잘 풀어나갈 수 있을지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에 당선된 이인영 의원은 지난 8일 민주당 4기 원내대표 선거에서 유력후보였던 김태년 의원에 27표 차 승리를 거뒀다. 

이 의원은 1차 투표에서부터 압도적 표차를 받아내며 당 의원들의 지지를 한 몸에 받았다. 이번 선거에서 이 의원은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개혁 의원 모임이자 우상호, 우원식 원내대표를 배출한 바 있는 ‘더 좋은 미래’, 전해철·황희 의원 등 원조 친문 의원들의 모임인 ‘부엉이 모임’의 지지세를 받았다.

이 의원의 당선은 ‘친문 일색’에 대한 우려와 함께 내년 총선의 승리를 위한 ‘균형감’의 필요성에 의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 의원 역시 원내대표 선거 정견발표에서 “주류, 비주류가 없는 완전한 융합을 이뤄내야 한다. 공정하고 균형감 있는 원내대표를 선출하면 된다. 절 선택하시면 이해찬 대표를 중심으로 개혁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다양성, 포용성을 갖춘 더 강력한 여당을 만들 수 있다”고 설파했다.

▲‘비주류’ 이인영, 당직 경험 ‘부족’ 평가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초대 의장 출신인 이인영 신임 원내대표는 대통령 직선제를 관철시킨 87년 6월 항쟁을 주도했으며 학생 운동권 출신 가운데 가장 선두에 서 있는 인물이다.

그는 17대 총선에서 서울 구로갑에서 당선돼 여의도에 입성한 뒤 18대 땐 낙선했지만 19대, 20대를 거쳐 3선 의원이 됐다. 

또한 민주당 내 운동권 대표로 전당대회에 여러 번 출마했으며 2010년과 2012년에는 최고위원을 지냈다. 하지만 당대표 선거에선 번번이 낙마하기도 했다. 김근태계 출신의 그는 상대적으로 당내에서 비주류로 분류돼왔기 때문이다.

결국 이 의원은 3선의 국회의원직을 지내는 동안 최고위원을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당직을 수행한 바가 없다.

이에 원내대표 선거기간에도 정책위의장,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 등 당직을 두루 경험해 협상력을 입증한 김태년 의원이 유력후보로 꼽히기도 했다.

이 의원은 당직에 대한 경험이 없는 만큼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과정에서 얼어붙은 국회를 풀어나갈 ‘협상력’이 최대 단점으로 꼽힌다. 또한 여전히 국회 정상화라는 과제가 주어져 있는 만큼 그 자질이 입증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왼쪽)가 9일 오후 국회 원내대표실을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신임 원내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왼쪽)가 9일 오후 국회 원내대표실을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신임 원내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헌정특위 간사로서 의견 공유·조율까지 잘 이끌어”
‘국회 정상화’를 위한 ‘협상력’과 관련해 5선의 이종걸 의원 측은 “약 1년 간 헌법개정특별위원회 간사 활동을 지켜봤을 때 충분히 입증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영 의원은 20대 국회 전반기에서 헌법개정특별위원회 민주당 간사로 활약하면서 야당과의 개헌 협상을 이끌어 낸 바 있다. 

20대 국회 전반기에 헌법개정특별위원회 민주당 간사로 야당과 개헌 협상을 이끌었다. 특히 개헌과 관련한 다양한 의견을 조율해 이끌어낸 것으로 높게 평가된다. 당내 의원들 역시 이인영 의원의 ‘협상력’에 대해 높게 평가하고 있다.

이종걸 의원 측 역시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여야가 팽팽하게 맞서는 사안임에도 특위 간사로 준비도 잘 했으며, 회의도 적절하게 열었다. 또 의견 조율을 잘 해냈다”고 전했다.

이어 “여야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개헌과 관련해선 여당 내 의원들도 각각의 생각이 있는데 당내에서 개헌문제에 대해 공유하고 의견을 잘 이끌어냈다”고 평가했다.

당시 함께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간사를 지낸 윤관석 의원도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헌법개정특별위원회 간사 시절 이인영 의원은 성실하고 열성적으로 활동 했다”며 “청와대는 물론 대통령과도 만나서 의견을 나누고, 당은 물론 여당까지 두루 폭 넓게 활동을 잘했다”고 전했다.

이인영 의원은 정견 발표 당시 ‘협상력’부분에 있어 “원내대표의 또 다른 이름은 협상이란 점을 잘 안다. 여당의 품격을 지키면서도 반드시 야당과 공존협치의 정신을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또 “야당이 아무리 그래도 설득의 정치는 결국 여당의 몫이라는 노웅래 선배님의 생각에 전적으로 동의하기 때문”이라며 “원칙에 집착했던 만큼 때로는 놀라울 만한 유연성도 발휘하겠다. 탄탄한 국정운영을 바탕으로 일정한 시점이 되면 비쟁점 법안 전체의 Grand bargaining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국회 정상화’를 위한 이인영 신임 원내대표의 움직임은 취임과 동시에 시작됐다. 이 원내대표는 당선 하루 만에 야당 원내대표 모두를 예방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조성해나갔다. 당초 강한 이미지에서 변화를 강조한 이 원내대표는 예방과정에서 계속 웃음을 띠며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나경원 원내대표가 예방 자리에서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라는 이야기를 꺼낼 만큼 분위기는 녹았지만 결국 이 원내대표의 첫 성적표는 ‘국회 정상화’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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