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전자는 중립
“주력 제조업, ‘미중 무역분쟁·인건비 상승’ 등으로 어려워”

[폴리뉴스 김기율 기자] 올 하반기 국내 주력 제조업 전망이 ‘2약(철강‧반도체), 2중(석유화학‧전자), 2강(자동차‧조선)’으로 불투명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17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콘퍼런스센터에서 개최한 ‘2019년 하반기 산업전망 세미나’에 참석한 6개 주요 업종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분쟁, 인건비 상승 등을 주요 배경으로 이 같은 전망을 내놨다.

철강은 원가상승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가 예상됐다. 지난 1월 브라질 베일 광산댐 붕괴사고와 호주에서 발생한 태풍 등으로 철광석 원료 가격이 급등했다. 중국의 조강 생산량 증가도 원가상승 압박 요인이다. NH투자증권은 올해 1~4월 중국 조강생산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5%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반도체의 경우 서버용 D램 수요는 다소 회복될 것으로 보이나, 높은 수준의 재고로 가격 하락과 수출 감소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중국의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3사에 대한 반독점 규제 적용 압박이 계속되는 것도 부정적 요인으로 꼽았다. 중국은 지난해 5월부터 해당 3사를 반독점 혐의로 입건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2019년 하반기 주력제조업 경기전망 및 요인<자료=전국경제인연합회>
▲ 2019년 하반기 주력제조업 경기전망 및 요인<자료=전국경제인연합회>

석유화학 분야는 미중 무역갈등 심화, 중국 경기 부양책 불투명 등으로 적극적 수요확대 가능성은 낮고, 공급은 미국 셰일 가스 생산량 증가 등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다만 하반기 국제해사기구(IMO)가 2020년 1월부터 유황 함유량 0.5% 이하의 선박용 연료유만 사용토록 하는 ‘IMO 2020’ 규제를 시행함에 따라 경유, 저유황 연료유 등 고부가가치 석유제품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전자·전기는 미국 정부의 화웨이 거래제한 조치로 인해 통신망 설치 등 글로벌 5G 인프라 구축 지연이 우려되며, IT 수요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됐다. 단기적으로는 화웨이 스마트폰 수출 차질로 국내기업(삼성전자, LG전자)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됐다.

자동차는 지난해 역성장했던 미국 시장 실적이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이며, 국내에서도 신모델 출시에 따라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중국 정부의 자동차 수요억제 정책으로 중국 시장 판매부진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조선은 현재 진행 중인 조선업계 구조조정이 원만히 마무리되면 실적개선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됐다. 고부가가치 선박에서 한국이 경쟁력을 확보한 가운데 세계적인 액화천연가스(LNG) 수요 증가와 IMO 2020 환경규제 등으로 관련 선박 수요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밖에 건설은 주택규제 영향으로 올해로 이연된 분양 물량 집중, 사회간접자본(SOC) 확대,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등 호재로 전반적 호조가 예상됐다.

배상근 전경련 총괄전무는 “최근 주력 제조업은 미중 무역분쟁 심화, 인건비 상승 등 대내외 여건 악화로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주력산업의 위기는 곧 실물발 경제위기로 연결될 수 있는 만큼 모든 경제주체들이 비상한 각오로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협심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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