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8000만 겨레에게 큰 희망”, 트럼프 “김정은 백악관 초청, 다음 단계로 가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0일 오후 판문점 남측 자유의 집에서 회동을 마친 뒤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군사분계선으로 이동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0일 오후 판문점 남측 자유의 집에서 회동을 마친 뒤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군사분계선으로 이동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30일 역사적인 판문점에서의 북미 정상 간의 세기적인 회동이 마무리됐다. 애초 짧은 인사만 건넬 것으로 예상됐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의 회동은 50여분 이상 진행돼 사실상의 3차 북미정상회담을 방불케 했다.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만나 분계선을 오간 후 판문점 우리 측 자유의집에서 3시59분에 북미 단독회동에 들어가 4시 52분에 회담을 종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짧은 만남’이 될 것이라고 했지만 막상 만나자 약 1시간에 가까운 시간 동안 김 위원장과 얼굴을 맞대고 구체적인 의제 없이 흉금을 터놓는 대화를 나눈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판문점 회동에 대해 “급작스럽게 주선된 만남인데 김정은 위원장이 신속하게 반응해 준 점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며 “문 대통령도 이 만남 자체가 역사적이라고 말했다. 저는 그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정은 위원장이 만약에 오지 않기로 결정했다면 제가 좀 체면이 서지 않았을 것이고 가슴이 아팠을 것이다. 그 점에 대해 김 위원장께 이렇게 급박하게 24시간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통보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만나줘서 기쁘게 생각한다”며 “정말 산을 옮길 것 같으면 위대한 성과를 이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 이번 판문점 회동이 길어진 데 대해 “5분이라고 했는데 실제로는 거의 1시간 가까이 김정은 위원장과 환담했다. 대단히 긍정적인 날이었고 의미 있는 이벤트였다”며 “전 세계를 위해서 의미 있는 날이었고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북한에게도 위대한 날”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약식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대담한 제안에 따라서 역사적인 만남이 이루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아주 과감하고 독창적인 그런 접근방식에 대해서 경의를 표하고 싶다”며 “오늘의 만남을 통해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구축하기 위한 평화프로세스가 큰 고개를 하나 넘었다”고 말했다.

이어 “전 세계와 우리 남북의 8000만 겨레에게 큰 희망을 주었다. 방금 트럼프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대로 양측에서 실무 이상 대표를 선정해서 빠른 시일 내에 실무협상에 돌입하기로 한 것만으로도 앞으로 좋은 결과가 성큼 눈앞에 다가왔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북미 실무적인 조율에 합의, 北 새로운 협상팀 꾸려...김정은 백악관 초청했다”

이번 정상 간의 회동의 최대 결실은 본격적인 실무협상에 들어가기로 북미 정상이 의견을 모은데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동 직후 자유의집에서 가진 약식 기자회견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만났다. 그리고 (북미협상) 전담팀의 실무적인 조율을 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향후 며칠 동안 양측의 실무팀이 만나서 조율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4개월 동안 멈춰섰던 북미 협상이 다시 본 궤도에 오르게 됐다는 의미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새로운 실무협상팀을 꾸리기로 했다면서 “이미 실무자가 있다. 그리고 김정은 위원장이 담당자를 지정할 것”이라고 얘기했다.

미국의 협상팀 진요에 대해선 “폼페이오 장관을 위시로 한 팀이 이 문제를 다룰 것이다. 그리고 스티븐 비건이 프로라는 것을 전문가라는 것을 여러분들도 아실 것”이라며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의 주도 하에 앞으로 2, 3주 동안 실무적인 작업이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향후 협상 진행에 대해 “지금 속도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포괄적인 좋은 합의에 이르는 것이 목표”라며 “어떻게 상황이 전개될지는 알 수 없다. 그렇지만 오늘 아주 좋은 날이었다고 전설적인 역사적인 날이었다”이라고 말했다.

실무협상 과정에서 한국 역할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의 협상을 비건 대표님이 이끌 것이다. 그리고 한국 정부와도 접촉하고 문재인 대통령과도 제가 이야기를 하면서 이 문제를 끌고 나갈 것”이라며 “적어도 초기에는 북한과 미국 간 대화가 중심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물론 문 대통령도 그 자리에 있겠지만”이라고 북미가 협상을 주도할 것이라고 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하노이 회담 결렬과 관련해 “오늘 김정은 위원장에게 이렇게 말했다. ‘하노이 정상회담이 위대한 승리였다’는 것”이라며 “언론에서는 반대로 보도했지만 하노이 정상회담 같은 결과도 필요에 따라서는 우리가 감수해야 될 때도 있다”고 협상의 중요한 과정이었다는 점을 얘기했다.

김정은 위원장을 백악관으로 초청한 부분에 대해선 “김정은 위원장에게 제가 초청했다. 언제라도 원하면 할 수 있다고 얘기했다. 다음 단계로 나아가겠다고 생각한다”며 “어떻게 될지는 지켜봐야겠다. 아주 긍정적인 이벤트였다”고 했다.

지난 29일 오전 8시 무렵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깜짝 제안으로 단 하루 만에 성사된 이번 판문점 북미 회동으로 다시 ‘한반도평화의 봄’은 급물살을 타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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