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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이슈]미국-이란 갈등 속 호르무즈 해협 파병 압박받는 정부...한-미-이란 복잡한 셈법

해리스 美 대사 “한국군, 호르무즈 해협 파병가길 희망”
강경화 “미국과 우리정부 입장 반드시 같을수는 없어”

 

2020년 신년이 시작된지 얼마안된 지난 3일, 미국은 공격형 드론 무기를 이용해 이란의 2인자로 알려진 카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을 암살했다.

차기 대통령 후보로 유력했던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죽음으로 이란은 미국과의 전면전, 피의 복수를 다짐했고 결국 이란은 이라크에 있는 미군 기지를 향해 미사일 공격을 감행해 일약 중동엔 다시 전운이 감돌았다.

미국과 이란간 전쟁을 벌일수도 있는 일촉즉발의 상황이 이어지는 순간 해리 해리스 주한미군 대사는 지난 7일 KBS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호르무즈 해협에 파병을 가길 희망한다”는 발언을 하며 미국이 대한민국 정부를 상대로 파병을 압박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방위비 분담금 문제로 한국을 압박하던 미국은 중동에서의 문제까지 우리 정부를 끌어들이며 선택을 강요하고 있는데 과연 어떤 해법이 있는지 현명한 선택이 필요한 순간이다.

 

 

우리정부의 입장은

먼저 청와대는 지난 6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NSC(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회를 열고 이란 상황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한국 국민과 선박을 보호하고 해양 안보를 지키는 방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세간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파병 문제를 논의했는지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미국과 이란간 신경전이 이어 질 때도 정부는 아덴만 해역에서 임무를 수행 중이던 청해부대를 호르무즈 해협에 파병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떠돌기도 했다.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던 선박들에 인근 국가의 해적들의 공격이 이어지자 그 배후로 이란을 지목한 뒤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맹국들에게 민간선박 보호를 위한 호르무즈 해협 공동방위에 동참해 달라고 지속적으로 요청해 온 것으로도 알려졌다.

9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 역시 호르무즈 해협 파병문제를 두고 “미국의 입장과 우리 입장이 정세분석에 있어서나 중동지역 나라와 양자 관계를 고려했을 때 반드시 같을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혀 파병에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란과도 오랫동안 경제 관계를 맺어왔고, 지금으로서는 인도지원, 교육 같은 것은 지속해서 노력하고 있다”며 “미국은 해협·해상 안보와 항행의 자유 확보를 위한 구상에 우리를 포함한 국제사회의 참여를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우리는 선박의 안전, 국민 보호 최우선 등을 고려하며 제반 상황을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아울러 강 장관은 아덴만에 파병된 청해부대의 일부를 호르무즈해협으로 이동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이미 그 지역이 아니더라도 근처에 있는 우리 자산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계속 검토해오고 있다”며 해결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출구 전략 찾는 미국-이란

 

미국은 자국에 대한 테러를 모의했단 이유로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암살하긴 했지만 핵보유국가로 알려진 이란에 대한 전면전에 부담을 느끼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각)백악관에서 열린 대국민성명에서 “이란의 미군기지 공격에 단 1명의 미군 사상자도 없었고 기지 내의 피해도 크지 않다”며 “현재 이란도 물러서는 것처럼 보인다. 이는 모든 관련 당사국은 물론 전 세계에 좋은 일이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이란의 추가적인 공격에 대응할 방안들을 검토하면서 이란 정권에 즉시 징벌적인 추가 경제제재를 부과할 것이다”며 “이 강력한 제재들은 이란이 태도를 바꿀 때까지 유지될 것이며 우리 모두는 이란과의 기존 핵 협정(JCPOA)의 잔재에서 벗어나 세상을 더 안전하고 평화로운 곳으로 만들기 위한 협정을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이란과의 핵 협상 의지도 보였다.

아울러 “이란이 아직 건드려지지 않은 엄청난 잠재력을 개발해 번영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협정을 만들어야 한다. 이란은 위대한 국가가 될 수 있다”며 이란을 추켜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단과의 문답에서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암살한 이유에 대해서는 “우리가 그렇게 한 이유는 그들이 우리의 대사관을 폭파하려고 했기 때문이다”며 “솔레이마니 제거는 정당했다”고 밝혀 이란의 반발은 계속될 예정이다.

그리고 이란 역시 이번 사태를 계기로 미국과의 전쟁을 원치는 않는 분위기다.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사망이후 전국민적인 반미감정이 일어나고는 있지만 이란 정부는 세계최강인 미국과의 전쟁까지는 원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워싱턴포스트와 CNN등은 이란군이 미국기지를 공격하기 전에 미리 이라크 정부에 공격 사실을 미리 알렸다고 보도했다. 또한 미국 정부관계자 역시 “이란의 미군기지 공격이 있을 것이란 점을 몇 시간 전에 미리 알고 있었다”고 밝혀 이란이 ‘보여주기 식 보복’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라크 주둔 미군은 이 같은 정보가 입수되자마자 주둔 군인들을 모두 벙커에 대피하라는 지시를 내렸고 결국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 사상자는 단 한명도 발생하지 않아 이란 역시 미국과의 전면전을 우려했단 분석이다.

 

김준형 “이란, 주변국에 비해 군 전략 약화...미국과 확전 원하지 않아”

“트럼프, 탄핵 위기와 11월 대선 위해 이번 일 벌여”

 

이에 대해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은 지난 7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서 “이란의 문제점은 서방국가들의 제재가 워낙 오래됐기에 사실상 주변국가인 사우디나 이스라엘에 비해서 전력 강화가 많이 안 되었다”며 “기본적으로 할 수 있던 게 결국 미사일 공격, 미사일 전략이다. 이 미사일 전략 가지고 위협하는 정도밖에 안되기 때문에 지금의 이란은 미국과의 확전을 원하는 것 같지는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왜 하필 이 시기에 미국은 이란을 공격했는가’라는 질문에 “미 하원에서 결의한 탄핵의 문제가 있고, 이는 11월에 열릴 대선에 관계가 있다”며 “과연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에 효과가 있을 것인가에 대해선 트럼프 대통령이 정확하게 판단을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왜냐하면 이게 전쟁으로 가게 되고, 확전이 되고, 미국인이 피해를 입게 되면 과연 그것이 도움이 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있다. 11월까지는 무슨 일이 생길 수도 있는데 이게 지나치게 일찍 벌어 진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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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규홍 기자

정치부 권규홍 기자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민주평화당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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