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증시 87년 ‘블랙 먼데이’ 이후 최악의 낙폭
연준 한시적 양적 완화 선언했으나 불투명한 재정정책에 낙폭 이어져
국내 증시도 폭락...‘서킷브레이커’ 발동되기도
[폴리뉴스 이은주 기자] 통화정책 효과에 대한 의심과 트럼프 행정부의 재정정책에 대한 불신이 겹치면서, 글로벌 증시는 ‘블랙 먼데이’ 이후 최악의 낙폭을 기록했다. 연준의 한시적 양적완화 선언도 증시 반등을 일으키지 못했다.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는 3대 주요 주가지수가 모두 9%대 급락했고 증시 거래는 15분간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는 등 충격적인 성적을 기록했다. 3대 지수가 10% 육박하는 하락률 기록하면서 장을 마감했고, S&P500과 다우는 87년 블랙먼데이 이후 최악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유럽 주요국 증시도 모두 10% 넘게 대폭락했다.
13일 오전 아시아 증시도 폭락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 증시는 개장 직후부터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동반 폭락하면서 코스닥 시장에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하는 등 시장 매매 거래가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일본 증시도 글로벌 증시의 여파로 하락을 이어가는 추세다. 닛케이지수는 오전 한때 전날 종가(18,559.63)보다 1,720.30포인트(9.27%) 낮은 16,839.33을 기록했다.
코로나19에 대한 주요국들의 대응에 시장이 실망하면서 증시의 낙폭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가 시장이 기대했던 급여세 인하와 관련해서는 의회에 이를 촉구하는 데 그치면서 구체적인 부양책은 제시하지 않자 실망 매물이 쏟아졌다. 특히 민주당과 공화당 일부 의원들까지 가세해 급여세 인하에 반대하고 있어 결국 급여세 인하 등 대규모 감세안은 나오지 못할 것이라는 회의론도 팽배했다.
CNBC에 따르면 에버코어 ISI의 어니 테데스키 정책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새로운 주요 부양책을 내놓지 않았으며 확고한 규모나 크기 등을 강하게 옹호하는 발언도 내놓지 않고 의회에 불투명한 급여세 인하안을 제안하는 데 그쳤다”고 지적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대와 달리 적극적 부양정책을 내놓지 않고 오히려 유럽과의 교류를 차단한 점이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쳤다”며 “유럽중앙은행(ECB)가 금리 조정을 하지 않았다는 점도 부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국제 공조가 긴요한 시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되레 ‘출입국 제한’을 내놓으면서 국제 공조 기능을 희석시키는 대응을 내놓자, 정책에 대한 불신이 증시 불안으로 이어졌다는 뜻이다.
미 연준이 모든 구간의 국채를 사들이는 한달여간의 ‘한시적 양적완화’에 돌입한다고 밝혔지만 뉴욕 증시는 만회되지 않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 연준은 재정증권 뿐만이 아니라 모든 구간의 모든 국채를 사들이기 결정하면서 한시적 양적완화 돌입을 선언했다. 연준은 만기 1년 이하의 재정증권 외에 만기물까지 모두 매입하는 조치를 내놨지만, 뉴욕증시의 하락세를 꺾지는 못했다.
유럽중앙은행도 기업들에 대한 유동성 지원 확대를 결정했지만 금리를 인하하지 않으면서 시장의 실망을 낳았다. 유럽중앙은행은 순자산매입을 확대하고 장기대출프로그램(LTRO)을 일시적으로 도입하기로 했지만 기준금리를 0%로 동결하면서 '마이너스 기준금리'를 기대했던 시장의 눈높이에는 미치지 못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내놓은 '유럽발 입국금지' 조치는 유럽증시에 직격탄을 가했다. 범유럽지수인 유로 Stoxx 50 지수는 12.40% 급락한 2,545.23으로 거래를 종료했는데, 이는 지수 역사상 하루 최대 낙폭이자 유일한 두 자릿수 하락 기록이다.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당시의 하락을 넘어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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