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의 정치 운명이 중대 기로에 섰다. 당초 김형오 전 공천관리위원장을 영입해 시도한 개혁공천은 김형오발 ‘사천논란’에 ‘막장공천’이라는 오명까지 얻으며 만신창이가 됐다.
특히 공천과정에 ‘김형오 키즈’라는 신조어가 생겼지만 정작 ‘친황계’ 생존율은 김 전 위원장보다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전 위원장에게 세게 한방 먹은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강원권, 대구, 경북 등 일부 보수 강세지역에서 무소속 출마가 이어져 총선에도 빨간등이 켜진 상황이다.
또한 황 대표의 성대 후배이자 당 대표에 당선되자 초대 사무총장직을 맡긴 한선교 전 미래한국당 대표에게마저 배신을 당했다는 평까지 받았다. 통합당의 비례대표정당인 한국당이 비례대표 순위 결정에서 통합당에서 보낸 인사들을 당선권 밖에 배치했기 때문이다. 통상 역대 총선에서 당 대표가 비례대표 당선권에 자기사람을 심어 세력을 확보해왔지만, 한 전 대표가 이를 차단한 셈이다. 황 대표 입장에서 ‘배신자’라는 말이 튀어나올 만하다.
결국 황 대표의 반발로 인해,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후보명단이 선거인단에 의해 무산돼 한 대표가 대표직에서 물러나면서 ‘한선교의 난’은 4일만에 끝이 났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물러났다고 해도 황 대표의 리더십이 회복됐다고 볼 수 없다.
이미 삼고초려한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의 공동선대위원장 영입마저 무산됐다. 중도표심을 가져올려는 선거전략에도 차질을 빚게 됐다. 황 대표는 본인이 직접 총괄선대위원장직을 맡겠다고 선언했다. 황 대표는 친이계 김형오 전 위원장부터 친박계이자 대학 후배인 한 대표에게마저 뒷통수를 맞게 된 상황으로 리더십에 깊은 상처를 입게 됐다.
황 대표가 처한 위기는 이뿐만이 아니다. 4.15총선 결과 통합당과 한국당이 원내1당을 차지하지 못하고 종로선거에서 이낙연 전 총리에게 패할 경우다. 이 전 총리는 차기 대선 후보 지지도조사에서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는 반면, 황 대표는 최근 코로나 정국에서 남다른 강경대응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에게도 추월당했다.
이는 바로 종로 지역주민에게도 영향을 미쳐 가상대결에서 이 전 총리가 황 전 대표를 두 자릿수 이상 이기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금 상황이라면 황 전 대표가 종로에서뿐만 아니라 차기 대선 가도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는 셈이다.
결국 황 전 대표가 본인의 선거를 제쳐 두고 선대위 총괄선대위원장직을 맡아 전국을 돌려 선거운동을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종로에서 이겨도 시원찮을 판에 지고 있는 상황에서 전국 유세지원을 나설 경우 ‘대한민국 정치1번지’로 불리는 자존심 강한 종로 유권자들이 황 대표에 투표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5선에 국회의장까지 지낸 김형오 전 위원장에 이어 대학후배지만 17대부터 내리 4선을 지낸 한선교 대표에게 양쪽 뺨을 맞은 황 대표다. 여기에 4선에 전남도지사와 총리를 역임한 이낙연 전 총리에게 패할 경우 황 대표의 정치적 운명은 중대기로에 설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 외부 필자의 기고는 <폴리뉴스>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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