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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진 칼럼] 경제제재와 코로나19 국제연대전선은?

 

26일(현지시간) 이란의 보건부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전날보다 2389명 증가해 2만9406명이며 사망자는 전날보다 157명 늘어 2234명이라 발표했다. 좀처럼 코로나19를 잡지 못하고 있다. 진단키트도 자체 생산하고 도시 간 이동금지 조치를 취했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이런 상황에 오게 된 것은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미국의 대이란 제재가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이란은 미국의 제재를 회피하기 위해 중국과의 교류협력을 가속화 하는 와중에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했다. 이란이 중동에서 코로나19 확산의 진원지가 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북한도 동일한 위험에 처해 있었으나 북한은 초기에 국경을 봉쇄함으로써 피해를 최소화 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북한의 공식적인 발표에 따르면 말이다. 

이러 저러한 이유로 제재 대상이 된 국가들의 공통점은 중국과의 경제교류를 강화함으로써 제재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온 것이 주지의 사실이다. 이런 연유로 중국에서 최초로 확산된 코로나19의 유탄에서 피해갈 방법이 없었다. 그런 점에서 북한이 전통적인 우방국인 중국과의 국경을 비롯한 모든 국경을 차단한 것은 불가피한 최선의 방식이었다. 

하지만 북한의 공식적인 발표 너머를 보면 북한은 외국인을 포함한 상당히 많은 수의 사회적 격리 조치를 취했으며 각 급 학교의 개학을 연기했다는 점에서 코로나19와 쉽지 않은 전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경제 제재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체적으로 방역물자를 조달 할 수 없는 제재대상국가들의 코로나19 전선이다. 당연히 역부족일 것이다. 

코로나19는 팬데믹이기 때문에 지구촌의 어느 나라도 청정지역으로 남을 수 없다. 제대대상국가들도 피해가지 않는다. 오히려 가장 취약한 지역이 바로 이들 국가들이다. 노자가 말했던 천지불인(天地不仁)이다. 따라서 제재로 인해 코로나19에 대한 국제연대전선은 구멍이 생겼다. 중동에는 이란과 시리아, 유라시아대륙에는 러시아, 동북아에는 북한, 중남미는 베네주엘라와 쿠바 등이 있다. 한 곳이라도 구멍이 생기면 국제연대전선은 무너진다. 말 그대로 코로나19 팬데믹은 끝나봐야 끝나는 것이다. 인류애적 협력이 절실하게 필요한 때다.
 
시의적절하게 안토니오 구테헤스 UN 사무총장은 24일 G20 개국 지도자들에게 보낸 서신에서 “제재대상의 국가들이 식량, 의약품 그리고 COVID-19 퇴치에 필요한 지원을 쉽게 받기 위한 조치로 제재를 완화하도록 촉구한다. 지금은 연대할 시점이지, 배제를 지속할 때가 아니다. 모두가 하나로 연결된 지구촌에 살면서 빈약한 의료 시스템을 보완하기 위해서 우리는 (연대를 통해서) 강해져야만 한다는 것을 기억하길 바란다” 고 하였다. 또한 UN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미첼 바첼레트 대표는 24일 성명을 통해 신종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북한과 이란 등 제재 대상국가에 대한 제재를 완화해야 한다고 촉구하면서 팬데믹 상황에서 특정 국가의 방역 노력이 지연된다면 우리 모두의 위험도 증가할 것"이라고 경고하였다.

여기에 북·중·러를 포함해 이란, 시리아, 쿠바, 니카라과, 베네수엘라 등 8개국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코로나19 확산 방지 노력을 저해하는 제재 완화를 요구하는 공동 서한을 보냈다. 서한에서 이들 나라들은 강압적인 제재를 해제하지 않으면 코로나19에 대한 지구촌의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대응에 저해될 것이라고 하였다. 맞는 말이다.

지난 2월쯤 UN의 관련 기관이 국내의 마스크 등 방역 물자를 생산하는 기업에 북한에 보낼 물자를 공급해줄 수 있겠느냐는 의사를 타진한 바 있다. 하지만 어느 기업도 응할 수 없었다. 미국의 제재 대상국가와 거래하는 제3국의 기업과 은행, 정부 등에 대해서도 제재를 가하는 조치(secondary boycott) 때문이다. 제재 때문에 국제적인 공조에 구멍이 생기고 있는 것이다. 제재 대상국가들이 경제제재로 방역물자를 확보하지 못해 코로나19에 대처하지 못한다면 그 결과는 제재 대상국가들로만 한정되지 않고 그 후과를 지구촌 전체가 겪을 수밖에 없다. 제재에 대한 근본적인 사고의 전환이 필요한 대목이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폼페이오 미국무장관은 G7 외교장관 화상회담에서 국제사회가 북한과 이란에 대해서 압박을 유지할 것을 촉구했다. UN과 국제사회 일각에서 주장하는 제재 완화에 대한 반박인 셈이다. 그의 주장은 America First만 보이고 국제사회가 바라는 리더십과는 동떨어진 모습만 보였다. 지구촌이 어떻게 됐던 미국만 괜찮으면 된다는 사고방식이다. 미국에게 부메랑이 될 수도 있다.

 

※ 외부 필자의 기고는 <폴리뉴스>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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