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환 서울대 공대 교수진, “아군 생존률 높여 국방산업 기여 기대”

[김유경 폴리뉴스 수습기자] 가시광선·적외선 대역에서 능동적으로 모습을 숨길 수 있는(위장) 기술이 개발됐다. 마치 ‘공각기동대’ 같은 SF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투명 슈트’가 현실화되는 데 한 걸음 다가선 셈이다.

서울대는 10일 고승환 기계항공공학부 교수 연구진이 모습을 숨길 수 있는 ‘전자 피부’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전자 피부는 외부환경 변화에 순응하며 전기 신호로 색과 온도를 조절해 사람 눈이나 적외선 카메라가 볼 수 없게 만든다. 

연구진은 오징어나 문어 같은 연체동물이 가진 위장 능력에 주목했다. 자연에서 몇몇 동물들이 외부환경에 자기 색을 맞추거나 포식자를 속여 생존 확률을 높인다. 이들의 피부는 나노미터 단위의 색소 입자가 입자간 거리를 재배열하면서 가시광선이나 적외선 파장대의 빛을 반사한다.

현재 국방 산업에서는 적에게 발견되지 않게 하는 숨는 스텔스 기술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 하지만 현재까지 널리 알려진 상용 위장 기술은 군복의 카무플라주 패턴 섬유가 대표적인데, 움직이거나 복잡한 패턴을 가진 환경에서도 눈에 띄기 쉬운 상황이다.

연구진은 피부에 부착할 수 있도록 유연하고 부드러운 열전 소자를 개발해 착용감을 높였다. 또 빠르게 냉각하거나 가열해 외부환경에 맞게 온도를 조절해 적외선 대역에서 열화상 카메라에 위장할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온도에 따라 자유자재로 변색을 하는 감온(Thermochromic) 액정 잉크를 유연 열전 소자 위에 발라 소자가 다양한 색상을 구현토록 했다. 열전 소자는 전류 방향에 따라 열을 흡수하거나 내보는 소자다. 

고승환 교수는 “위장 기술은 아군의 위치를 적에게 들키지 않게 해 아군 생존율을 높이는, 군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라며 "이 연구가 국내 국방산업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첨단 기능 재료' 7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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