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정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4.7 보궐선거 향배를 가르는 지표다. 역으로 4.7보선 결과는 문 대통령 레임덕 가속화 여부와 차기 대선을 향한 여야 세력 재편의 분수령이다.
2011년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승패를 가른 ‘반이명박(MB) 전선’과 이번 4.7보선에서의 ‘반문재인 전선’이 비교될 수 있다. ‘안철수 현상’을 기폭제로 한 2011년 보선 당시 야권의 ‘반MB전선’과 이번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4.7보선에서의 ‘반문 전선’을 기치로 국민의힘과 ‘야권 후보단일화’를 들고 나온 점에서도 닮은꼴이다.
10.26보선에서 ‘안철수 현상’은 ‘반MB전선’의 구심으로 부상했지만 당시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체제는 무기력했고 ‘무상급식’으로 표출된 민심은 ‘시장만능주의’에 기운 이명박 전 대통령을 타깃으로 했다. 안철수의 지원으로 시민후보 박원순 서울시장이 단일후보로 나서 ‘이명박-오세훈’과 차별화 없이 나선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에 승리했다.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은 집권 5년차를 맞이하는 이 전 대통령의 급속한 레임덕으로 이어졌고 보선 당시 선거관리위원회 디도스 공격사건 실체가 드러나면서 집권세력을 권력 공백위기에까지 몰아넣었다. 이에 여당인 한나라당은 불과 3개월도 안 돼 새누리당으로 당명을 변경하고 미래권력인 ‘박근혜’를 주인으로 맞이했다.
10.26보선이 이명박 정부를 사실상 붕괴시키면서 여권을 ‘박근혜’ 중심으로 재편시킨 촉매제였다. 아울러 보선 승리를 바탕으로 당시 친노와 호남으로 분열됐던 야권도 민주통합당으로 모였고 야권 내에서 ‘안철수 대 문재인’이라는 경쟁구도를 만들었다. 10.26 보선은 차기 대선을 앞두고 발생한 여야 재편의 분수령이었다.
지금까지의 4.7보선의 흐름을 보면 2011년 10.26보선과 비슷하다. 먼저 모두 여권의 귀책사유로 선거 치러진다는 점이다. 10.26보선의 경우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대권을 염두에 두고 무상급식 시민투표와 연계해 시장직을 던지면서 벌어졌고 4.7보선은 민주당 소속 오거돈 전 부산시장과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행 사건에서 비롯됐다.
다음으로 보궐선거의 중심에 미래권력이 전면에 서지 않고 현직 대통령이 중심에 서 있다는 점이다. 10.26보선은 이 전 대통령이 4.7보선은 문 대통령이 중심을 차지하고 있다. 차기 대선주자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새해 벽두에 이명박, 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 사면 건의 논란을 야기하면서 이러한 상황은 가중됐다.
또 야권은 ‘반문전선’으로 결집해 있는데다 ‘야권후보 단일화’를 통해 필승의 구도를 만들 태세다. 공교롭게도 2011년 보선에서 거센 바람을 일으킨 ‘안철수 현상’의 당사자인 안 대표가 2011년과는 달리 반대진영으로 넘어가 야권후보 단일화 이벤트의 중심에 서 있다.
10.26보선 MB지지율 20%대 文대통령 40%수준, 후보단일화-이슈파이팅 변수도 다른 양상
그러나 4.7보선과 10.26보선의 속살을 들여다보면 다르다. 10.26보선 당시 선거의 중심에 선 이 전 대통령 국정지지율은 20%대로 레임덕을 맞이한 상황이지만 문 대통령은 40% 내외 지지율이다. 4.7보선서 여야 일대일 구도로 선거가 치르질 경우 승부를 점치기 어렵다.
즉 지금 ‘반문전선’의 힘이 10년 전 ‘반MB전선’의 힘에 비해 취약하다. 당시 MB정부는 4대강사업-자원외교-측근 비리 의혹 등으로 얼룩진 상황이었지만 문재인 정부는 코로나19 방역성공과 경제성장 선방 등으로 국정운영에 있어 안정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특히 10.26보선의 원인이 된 ‘무상급식’ 문제와 관련해 MB정부는 시장주의에 입각한 ‘복지 포퓰리즘 프레임’으로 민심을 동원해낼 수도 없었다. 10.26보선 패배 이후 당시 여권은 ‘박근혜 새누리당’을 통해 MB정부 ‘복지 포퓰리즘 프레임’을 걷어내야 할 정도였다.
4,7보선에서 서울 ‘부동산 정책’이 문재인 정부 심판론 이슈가 되고 있지만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코로나19 방역과 백신정책’, ‘포스트 코로나 정책’, ‘한국판 뉴딜 정책’, ‘복지 강화와 사회 안전망 강화’ 등의 전반적 정책 현안을 여당이 주도하고 있다. 야당들은 아직까지 이들 현안에 대한 비판은 하지만 ‘대안’을 내놓지 못하는 있다.
무엇보다 4.7보선에서 야권이 동원해야 할 ‘중간층의 정권견제 심리’가 점차 이완되고 있다. 여권의 ‘검찰개혁’ 이슈가 역설적으로 ‘정권견제’의 동력이 됐지만 이러한 프레임이 힘을 잃고 있기 때문이다. 중도층이 여권의 검찰개혁을 ‘정권의 검찰장악’으로 받아들이면서 벌어진 정치적 흐름이 어느 정도 차단됐다.
문 대통령이 지난 1월18일 신년기자회견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으로 못 박으며 윤 총장이 정치를 해선 안 된다는 신호를 낸 것이 그 분기점이다. 윤 총장 퇴임 때까지 정권과 검찰 간의 갈등은 지속되겠지만 수면 아래로 잠복할 것이다.
야권의 상징인 ‘윤석열’의 존재는 10.26보선 당시의 ‘안철수 현상’과 비슷하다. 그러나 10.26보선 때 ‘안철수 현상’은 태풍급으로 선거정국을 강타했지만 4.7보선서 ‘윤석열’의 역할은 그에 못 미친다. 더구나 현직 검찰총장으로서 선거에 개입할 수 있는 여지도 차단됐다. 그만큼 국민의힘 등 야권이 동원할 ‘중간층 정권견제 심리’의 폭이 좁아진다는 의미다.
야권후보 단일화 이벤트도 이러한 상황들과 맞물려 다른 양상이다. 10.26보선에서 안철수를 포함한 야권은 ‘시장만능 보수주의’ 흐름을 깬다는 목표로 결집했지만 4.7보선에서 야권은 새로운 정치 지향점보다는 ‘반문’에만 매달려 있다. 10년 전 안철수는 ‘사회적 불평등과 부의 편중문제’를 제기하며 ‘안철수 현상’을 일으켰지만 지금의 안철수에게는 ‘반문’뿐이다.
‘새로운 가치’를 수반하지 않는 야권후보 단일화는 야권 세력 간의 정치공학적 경쟁으로 흐를 개연성이 크다.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안철수 단일화 경쟁과 비슷한 모양새를 연출할 가능성이 높다.
이슈 파이팅 양상도 다르다. 부동산과 관련해 문 대통령은 신년기자회견에서 “시장이 예상하는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부동산 공급을 특별히 늘려 공급이 부족하다는 것에 대한 국민 불안을 일거에 해소하자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다”며 설 명절 전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공세적인 주택 공급정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과거 MB정부의 ‘재개발-재건축 규제완화’, ‘부동산 세제 완화’를 내걸며 ‘MB 시즌2’를 예고하는 수준이다.
부산시장 선거에서도 민주당은 가덕도 신공항 드라이브를 걸으며 이슈 파이팅에 들어갔다. 그 효과는 1월에 조사된 여론조사기관들의 부산지역 정당지지도 조사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팽팽하게 맞서는 상황까지 만들어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가덕도 신공항’에 대해 대구·경북의 눈치를 살피며 제대로 대응해내지 못하는 양상이다.
청와대를 출입하면서 여론조사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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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뉴스 강필수 기자] 2020년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에 항공업계는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해외 여객 수요가 사라지며 매출이 급감, 항공사들은 지금까지도 불확실성에 빠져 있습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HDC현대산업개발이 추진하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무산되며 혼란이 가중되던 가운데,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나서며 시장 판도의 변화를 예고했습니다. 발단은 대한항공을 보유한 한진그룹이 KDB산업은행의 지원을 받아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한다는 내용이 2020년 11월 보도된 것이었습니다. 인수 과정을 살펴보면, 산업은행이 한진칼에 8000억 원을 투자하고 한진칼은 이 가운데 7300억 원으로 2조 5000억 원 규모의 대한항공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합니다. 증자를 마친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신주 1조 5000억과 영구채 3000억 원을 인수, 아시아나항공 지분의 약 60%를 가진 최대주주로 올라서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순항하는 듯했던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곧 암초를 만나게 됩니다.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함 심사를 두고 독과점 이슈가 제기된 것입니다. 국제 여객 노선은 완전경쟁시장에 가깝지만, 국내 둘 뿐인 대형항공사(FSC)가 합쳐지면 승객
[폴리뉴스 강민혜 기자] 지난해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습니다. 빚내서 투자한다. 이른바 ‘빚투’ 열풍 덕분입니다. KB증권 65%↑ 하나금융투자 45%↑. 저금리 장기화로 주식 투자가 늘자 증권사들의 순이익이 수직상승했습니다. 모기업인 금융지주사 실적도 밀어 올렸는데요. KB금융은 5.7% 오른 3조 4552억 원, 하나금융은 10.3% 오른 2조 6372억 원의 순이익을 냈습니다. 그러나 주주들에 대한 배당은 줄어들 전망입니다. 왜? 금융당국이 코로나19로 발생할 위험을 대비해 자본금을 쌓으라며 ‘배당성향 20%’로 권고했기 때문입니다. 배당성향은 배당금을 당기순이익으로 나눈 값입니다. 배당성향이 높을수록 기업이 벌어들인 소득에서 주주들에게 돌려주는 것이 많다는 뜻이죠. 당국 권고를 받아들인 KB금융과 하나금융은 지난해 각각 26%, 25.78%였던 배당성향을 올해 20%까지 낮췄습니다. 단순 계산하면 KB금융의 배당 예정액은 6910억 4000만 원, 하나금융은 5274억 4000만 원 수준입니다. 전년보다 각각 1700억 원, 890억 원 정도 줄어듭니다. 신한금융과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