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말 싸가지 없었다”, ‘경기도 이재명 국감’ 민주당 방어 나설까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16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제331회 임시회 1차 본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16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제331회 임시회 1차 본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대권을 꿈꾸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성남시장에 그치지 않고 6·13지방선거를 통해 경기지사 도전에 성공했지만 승리의 축배를 들 틈도 없이 시련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 지사는 지방선거 과정에서 ▲친형 강제입원 ▲여배우 스캔들 ▲혜경궁 김씨 계정, 3대 의혹을 비롯한 여러 논란이 불거지면서 경쟁 후보들로부터 거센 공격을 받았고, 선거가 끝난 후에도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철저히 이 지사의 개인사에 얽힌 의혹들이 해결되지 않으면서 경기도정 운영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 12일 친형을 정신병원에 강제입원 시켰다는 의혹과 지방선거 과정에서 이를 부인해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는 혐의와 관련해 이 지사의 신체와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이 지사는 또 ‘여배우 스캔들’의 김부선씨가 최근 이 지사의 특정 부위에 큰 까만 점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자진해서 의료진에 신체검증을 받기도 했다.

이 지사 관련 의혹이 정치 쟁점화되는 동안에 친정인 더불어민주당에서 그의 방어에 나서는 사람은 없었다. 이 지사 개인사에 얽힌 문제들을 민주당 입장에서 적극 방어에 나서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지난 대선 경선 기간 이 지사는 대선후보 자리를 놓고 경쟁하던 문재인 대통령을 거세게 공격했고, 이로 인해 친문 진영과 불편한 관계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특히 지방선거 경선 과정에서 친문 후보였던 전해철 민주당 의원과 경쟁하면서 친문 진영과의 갈등은 더욱 심화됐다.

특히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난한 ‘트윗’으로 문제가 된 ‘혜경궁김씨’ 트위터 계정 논란이 불거졌고, 이로 인해 친문 세력과의 갈등은 최고조에 달했다. 이 지사의 부인이 트위터 계정주라는 의혹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급기야 5월 일간 신문에 ‘혜경궁김씨는 누구입니까'’란 문구의 광고가 게재됐고 이 광고의 추진세력이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지사와 친문 진영은 서로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넌 듯 했다.

이후 이 지사는 전국 최대 지자체이고 접경지역을 포함하고 있는 경기지사임에도 평양 남북정상회담의 방북단 명단에서 제외되면서 청와대의 버림을 받은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재명 “이명박 박근혜 정권 때도 문제 안됐는데...” “미안, 제 탓이다”
  이재명 반성문에 “몸 낮춘 것, ‘나 미워하지 말아달라’ 메시지” 해석 나와

이 지사는 지난 12일 출근을 위해 자택을 나서면서 경찰의 압수수색에 대해 “세상 이치가 그렇듯이 결국은 진실에 기초해서 합리적 결론이 날 것이라 믿는다”면서도 “이명박, 박근혜 정권 때도 문제 되지 않은 사건인데 6년이 지난 이 시점에서 왜 이런 과도한 일이 벌어지는지 납득하기 어렵다”고 불편한 심경을 표출했다.

이 지사의 이같은 언급을 두고 일각에서는 문재인 정부에서 자신이 탄압을 받고 있다는 속내를 표출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정두언 전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 의원은 17일 tbs ‘색다른 시선, 김종배입니다’에 출연해 “이재명 지사는 이렇게 이야기했다. ‘지난 정부에서도 아무 일 없었는데’ 이 얘기는 뭐냐면 이번 정부에서 나를 탄압한다, 이제 이런 느낌을 준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 지사는 이후에는 “정말 싸가지가 없었다”고 반성문을 쓰며 ‘반이재명’ 친문 진영에 화해의 손길을 보내는 듯한 발언을 했다.

이 지사는 지난 16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대선후보 토론 때 (문재인 후보에게) 지나치게 공격적이었고 그때 상처받은 분도 많았다’는 지적에 “저는 이 정도는 동지에 대한 예의를 지키는 거라고 생각하고 엄청 자제한 것이었다”며 “지금 되돌아서 보니까 정말 싸가지가 없고, 싸가지 없었을 뿐만 아니라 정치적으로 결코 이익이 되지 않는 손해만 될 행동을 했더라”고 밝혔다.

이 지사는 “그 후과를 지금 받고 있는 것”이라며 “그래서 저는 업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안하고, 우리 내부에 우리 식구들끼리 저는 자제한다고 생각하고 선을 지켰다고 생각하는데 제3자 입장이나 지금의 제가 작년을 되돌아 봤을 때 보면 정말 싸가지 없고 선을 넘은 측면이 있고...”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 지사는 그러면서 “제 탓이다. 지금부터라도 어쨌든 복구하도록 하는 것은 도정 잘하는 것이고, 다시 이런 일 안 생기게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을 맡고 있는 강훈식 의원은 지난 17일 tbs ‘색다른 시선, 김종배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이 지사의 발언에 대해 “내 개인의 문제는 내가 털겠다. 그리고 우리 지지층에게는 좀 나도 미워하지 말아 달라. 이런 메시지를 주면서 들어오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강 의원은 “이 지사의 입장에서 보면 대통령 지지율이 한 70% 정도 되는데 여러 가지들을 평균해 보면 70%의 친문들이랑 친하게 지낼 필요는 있겠지”라며 “민주당 안에서 분열양상의 한쪽 축을 유지해서는 본인이 안정적으로 정치인으로서 운영하기 좀 쉽지 않을 거라는 현실적 판단을 한 걸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가 알기로도 당 안팎으로 대선 경선과정에, 경기도지사 경선과정에 상처받은 분들이 많고 그런 분들한테도 원래 내가 그런 의도는 아니었다고 한 번 푸는 과정이 필요한 시점이니까 그런 것들이 판단이 좀 됐다, 이렇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정두언 전 의원은 같은 방송에서 “이 지사가 이제 몸 낮추기를 하는 것이다. 권력이 무섭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19일 경기도청에서 열리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는 ‘이재명 국감’이 될 전망이다.

야당은 정책 감사보다는 이 지사 관련 의혹들에 대해 도덕성 문제를 제기하며 공격을 쏟아부을 전망이다.

이 지사가 반성문까지 보내면서 몸을 낮춘 상황에서 국감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이 지사 방어에 나설지 관심이 집중된다.

이 지사측 관계자는 “각종 의혹과 관련한 감사 위원들의 질의에 이 지사가 가능한 한 선에서 성의껏 답변하겠지만 지나친 공격성 질의나 의도적인 흠집 내기 등에 대해서는 사안에 따라 적극적으로 대응하거나 무대응 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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