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양산·거제·사상 잇따라 방문하며 PK 지지세 결집 시도.. 국힘 "대단히 부적절한 행동"
한동훈 만난 박근혜 "위기에서 뜻 모아 단합해야".. 보수 결집 메시지
MB, 현충원 찾아 안보 행보.. 천안함 묘역 참배하며 "이걸 두고 조작이라니"

문재인·박근혜·이명박 전직 대통령들이 4·10총선을 위해 전면에 나섰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박근혜·이명박 전직 대통령들이 4·10총선을 위해 전면에 나섰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문재인·박근혜·이명박 전직 대통령들이 4·10총선을 위해 전면에 나섰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국민의힘 우세 지역인 PK 출마자들과 잇따라 만남을 가지면서 지역 민심을 흔들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최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 보수 통합을 역설했으며, 이명박 전 대통령은 천안함 묘역을 찾아 안보 이슈를 자극하는 모습을 보였다.

文, 양산·거제·사상 잇따라 방문하며 PK 지지세 결집 시도.. 국힘 "대단히 부적절한 행동"

문재인 전 대통령은 27일 거제를 찾았다. 문 전 대통령측은 매주 수요일마다 산행을 하는 일정이 있는데 트래킹 차 거제를 방문했다는 설명이다.

이날 오전 문 전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거제에 출마한 변광용 후보 내외를 만나 계룡산을 올랐다.

문 대통령은 현장에서 마주친 취재진을 향해 "여기 거제가 대통령을 2명 배출했다. 그 거제의 기운, 기운의 뿌리가 (이곳 계룡산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변 후보가 좋은 기운을 듬뿍 받아서 (좋은 결과가 있으면 좋겠다)"라고도 했다.

파란 점퍼를 입은 문 전 대통령은 "모처럼 와서 너무 좋다"며 "오늘 응원하고 격려하는 마음을 표현하려고 옷도 파란 옷을 입고 왔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오랜만에 파란 옷 찾느라고 옷장을 뒤졌다"며 웃어보이기도 했다.

변 후보 측 관계자는 "문 전 대통령 임기 시절에 한아세안국가정원을 거제에 유치했는데, (변 후보에게) '국회의원이 되어서 잘 마무리 했으면 좋겠다'고 했고, '외국인 노동자들이 많이 와서 조선업이 활황인데 경기가 안 살아나서 걱정이다'라는 말씀 등 민생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전했다.

문 전 대통령은 앞서 지난 24일에는 경남 양산갑에 출마한 민주당 이재영 후보 선거사무소를 찾아 "양산 갑 최초의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이 되어달라"고 격려하기도 했다.

남양산성당에서 이재영 후보와 기모란 교수 부부를 만난 문 전 대통령은 미사가 끝난 후 인사말을 전하는 자리에서 "이 후보는 제가 대통령 재임 시절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으로 일하면서 우리나라의 경제정책 수립을 주도했고 국가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아내인 기 교수 역시 청와대 방역기획관으로서 대한민국이 코로나19 팬데믹 선진대응국으로 인정받는 데 큰 공을 세웠다"고 소개했다.

이어 "두 사람에게 애틋한 마음이 크며 이번 선거에서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문 전 대통령은 물금읍 이 후보 선거사무소를 방문해 선거종사자들을 격려했다. 이 자리에서 문 전 대통령은 "제가 부산 사상에서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며 정치를 시작했는데, 지금까지 제가 거주하는 곳에서는 항상 우리 당 후보가 당선돼 왔다"며 "사상에서 제가 당선됐고, 서울에서도 그랬으며 양산에 와서도 을 지역구에 있을 때 서형수·김두관 후보가 연이어 당선된 만큼 이번에도 이 공식이 계속될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반드시 이긴다는 각오로 선거를 준비하면 양산 갑 사상 최초의 민주당 국회의원을 볼 수 있을 것이다"고 응원했다.

문 전 대통령의 PK 지원 행보는 29일에도 이어진다. 부산 사상 지역축제인 낙동제방 벚꽃축제를 둘러보는데 이 자리에 사상에 출마한 민주당 배재정 후보가 인사 차 나올 계획이다.

공식적인 유세 지원은 아니지만 사실상 문 전 대통령이 배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다.

특히, 최근 여론조사에서 배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우세한 것으로 나타난 만큼 자신의 옛 지역구이자 자신이 직접 물려준 부산 사상에서 문 전 대통령이 선거전 초반 기세 확보에 일조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문 전 대통령의 광폭 행보가 이어지자 국민의힘은 견제구를 날렸다.

홍석준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종합상황실 부실장은 28일 "퇴임 이후 잊히고 싶은 삶을 살고 싶다고 했는데 그 말씀과는 정반대 행보"라고 지적했다.

홍 부실장은 이날 오전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역대 퇴임 대통령이 개별 후보를 직접 찾아가서 선거운동을 지원한 것이 한 번도 없다"며 "대통령은 국민 전체의 통합을 가장 중요시 여겨야 될 위치인데 대단히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한동훈 위원장을 만나 보수 단합을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은 한동훈 위원장을 만나 보수 단합을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한동훈 만난 박근혜 "위기에서 뜻 모아 단합해야".. 보수 결집 메시지

여권에서도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26일 박근혜 전 대통령을 예방한데 이어 이명박 전 대통령과도 만날 것이라고 예고했다. 보수 지지층 결집을 위한 포석이란 해석이 나온다.

박 전 대통령도 한 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경제도 어렵고 나라가 많이 어려운데 이럴 때일수록 위기에서 뜻을 모아 단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 측 유영하 변호사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한 위원장에게 국정 현안에 대해 여러 조언을 했고 특별한 당부도 별도로 했다고 한다.

한 위원장은 박 전 대통령을 예방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박 전 대통령을 찾아뵙고 국정 전반과 현안, 살아오신 여러 이야기 (등) 굉장히 좋은 말씀을 들었다"며 "따뜻한 말씀을 해주셨고 저도 정말 대단히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전했다.

한 위원장이 박 전 대통령을 예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국정농단 수사를 이끌었고, 지난해 12월 비대위원장 취임 이후 박 전 대통령을 공식적으로 만난 적이 없다.

지난달 2일 생일을 맞은 박 전 대통령에게 축하 난을 전달하기도 했다. 한 위원장은 당시 "박 전 대통령을 포함해 우리 사회의 원로들로부터 많은 가르침을 받고 싶다"고 했다.

MB, 현충원 찾아 안보 행보.. 천안함 묘역 참배하며 "이걸 두고 조작이라니"

이명박 전 대통령은 25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안보 행보를 펼쳤다.

이날 이 전 대통령은 "예전에는 여야 대립 하에 선거가 치러졌는데 지금은 너무 확고한 이념의 대립이 상충하고 있어 가슴이 아프다"며 "대한민국이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크게 발전하고, 세계도 우리를 그렇게 보고 있는데, 앞으로는 국민 분열이 아닌 화합으로 이끌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국립대전현충원 현충탑에 헌화와 분향을 한 뒤, 천안함 46용사 묘역과 한주호 준위 묘역, 연평도 포격 도발 희생자 묘역, 제2연평해전 전사자 묘역을 참배했다.

방명록에는 '천안함 46용사의 나라 사랑 마음과 고귀한 희생을 우리는 영원히 잊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적었다.

이 전 대통령은 천안함 묘역을 참배한 뒤 황원채 국립대전현충원장과 함께 용사들의 묘비를 일일이 확인했다.

이어 "우리 군이 이렇게나 많이 희생됐는데 이걸 두고 조작이라니…"라며 혼잣말하기도 했다.

천안함 묘역에 참배하는 MB [사진=연합뉴스]
천안함 묘역에 참배하는 MB [사진=연합뉴스]

고(故) 한주호 준위의 묘역을 찾아서는 "한 준위 눈에 선하다. 작전 당시에도 봤었는데…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연평도 포격전에서 전사한 고(故) 서정욱 하사와 문광욱 일병의 묘소 앞에서는 "그냥 휴가 나와도 됐을 텐데 나라 지키겠다고…장하다"고 말하며 묘비를 쓰다듬었다.

이 전 대통령은 현충원을 방문한 이유에 대해 "재임 중 북한의 무력 도발로 천안함이 폭침됐다. 용사들의 묘역에서 통일이 되는 날까지 매년 묘역을 찾겠다고 다짐했고, 오늘도 그 약속을 지키러 왔다"고 밝혔다.

여권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수도권에 출마한 후보들의 반응은 "답답하다", "(지지율 반등) 효과가 크게 있겠느냐"로 압축된다. 당 지지율이 곤두박질 치는 것은 보수층 결집이 덜 됐기 때문이라기보다는 현 정부에 대한 불만이 집권 여당으로 옮겨간 측면이 크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홍형선 후보(경기 화성갑)는 "(한 위원장의 대구행이) 공천 취소로 마음이 상한 텃밭 표심을 다독이며 TK보수 결집의 효과는 분명 있지만, 수도권과 대구 정서는 같지 않다"며 "수도권 민심을 잡기 위해 지도부가 수도권 곳곳을 누벼주면서 보수가 달라진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도 "범죄자 모임에 검사 출신이 왜 함께하는가"라며 격한 비난을 쏟아냈다.

민주당 대구시당은 "국민의힘 한동훈 위원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방문하고 그 자리에 유영하 후보도 동석한다고 한다"며 "왜 검사 출신이 범죄자 모임에 함께하는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은 헌정사상 최초로 탄핵당한 대통령이고 유영하 후보는 나이트클럽 사장에게 180만원 향응을 받아서 검사직을 그만둔 사람이다. 이런 사람들과 도대체 만나서 뭘 하겠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민주당은 또한 "박근혜 대통령의 공과 과는 이제 역사의 뒷길에서 평가해야 한다. 그게 박근혜 대통령에게도 좋다. 박근혜 대통령 인생 전체를 부정할 필요는 없지만 정치인이 필요에 의해 멋대로 소환하는 것도 좋지 않다"며 박근혜 대통령도 현 상황을 이용하는 모습도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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