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6 안산 현장] “봄이 오면 슬퍼, 네가 보고싶어서”...벚꽃 핀 화랑유원지

2019.04.16 14:54:23

경기도 안산 '세월호 5주기 기억식' 행사 전 스케치

[폴리뉴스 이지혜, 손민익 기자] 16일, 경기도 안산 화랑유원지 제3주차장에서는 ‘세월호참사 5주기 기억식’이 진행됐다. 화랑유원지 주변에는 벚꽃이 만발해 있었다. 외투가 필요 없는 따뜻한 4월 봄날이었다.

무대 뒤편의 노란 바람개비들은 소리를 내며 돌아가고 있었다. 무대 양 측에는 ‘왜 구조하지 않았는가’, ‘특별수사단 설치’, ‘책임자 처벌’, ‘진상규명’이라는 내용의 배너가 붙었다. 5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남아있는 과제들을 외치는 듯했다.

행사 관계자들과 유가족들은 이른 아침부터 화랑유원지로 와 행사를 준비했다.

행사가 아직 시작되지 않은 오후 12시, 노란 옷을 입은 자원봉사자들과 유가족들은 약 5000여개의 의자를 닦고 행사 안내지와 햇빛을 가릴 노란 모자를 올려놨다. 모자에는 리본과 ‘잊지않겠습니다’라는 문구가 쓰여있었다.

오늘 행사에는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문성혁 해양수산부장관, 이재명 경기도지사, 윤화섭 안산시장,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 각 정당 대표 및 국회의원, 시민 등 세월호를 기억하는 50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오늘 이 자리, 잊지 않고 끝까지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무대 왼편에 만들어진 부스에서는 세월호 유가족들이 만든 비누와 노란 리본을 나눠주고 있었다. 비누의 포장 박스에 노란 리본 스티커를 붙이고, ‘우리함께 만들어요’라는 문구를 유성펜으로 따라 쓰면 받아갈 수 있었다. 

유가족들이 직접 만든 책갈피도 받을 수 있었다. 노란 꽃이 붙여져 코팅된 종이 위에는 역시 ‘416 생명안전공원 우리 함께 만들어요’라는 문구가 쓰여있었다. 이러한 이벤트는 416 생명안전공원을 홍보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안산시는 오는 2022년까지 화랑유원지에 416 생명안전공원을 만들기로 했다. 

유가족은 이 곳을 숲, 정원, 복합문화시설이 어우러지면서 생명안전의 중요성을 기억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자 하지만, 들어서는 봉안시설에 대해 ‘납골당을 들일 수 없다’며 반대하는 목소리가 여전히 존재한다. 

세월호 생존학생 모임 ‘메모리아’도 포장된 물품을 나눴다. 세월호 참사 당시 세월호가 바다 위에서 떠오르길 바라며 사용됐던 고래와 풍선이 그려진 엽서와 노란 팔찌, 리본, 그리고 ‘Remember20140416’이 쓰여진 스티커 등이었다. 

‘메모리아’는 “세월호 5주기를 기리기 위해 엽서와 스티커를 직접 제작했다.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고 기억해주시는 시민 여러분들께 직접 제작한 기억물품을 함께 포장하여 나눔하고자 한다.”며 “오늘 이 자리,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고 끝까지 함께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시민들은 노란 바람개비를 들거나 옷, 지퍼, 가방에 노란 리본을 달고 행사장에 하나 둘 나타났다. 행사 시작 한 시간 전부터 꽤 많은 사람들이 모여 행사장을 둘러보고 착석했다. 부스에 모여 나눠주는 물품들에 대해 묻기도 했다. 남겨진 이들이 바란대로 아직 많은 이들이 세월호와 함께하고 있었다. 


봄이 오면 슬픈 어머니기에, “특별수사단 설치와 전면재수사 촉구한다”

행사장 옆, 화랑유원지 안쪽으로 들어가는 벚꽃길에는 노란 현수막이 걸렸다. 세월호참사 특별수사단 설치를 촉구하는 내용이었다. 현수막들은 (사)4.16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피해자 가족 협의회가 주장한 내용들이다.

‘5주기, 이 자리에 함께 해주신 모든 여러분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라고 먼저 밝힌 현수막은 ‘왜 대통령이 특별수사단 설치와 전면재수사를 지시해야하는지’ 등과 관련한 세월호참사 특별수사단 설치에 대한 질문들에 답했다.

“세월호 CCTV(DVR)를 바꿔치기한 해군과 해경, 세월호 CCTV(DVR)에서 급 변침 당시 세월호 안과 밖 영상을 지워버린 OOO”이라는 내용을 의혹이 아닌 사실이라고 언급한 현수막도 있었다. 이는 지난 달 28일 사회적참사특조위가 발표한 조사 관련 내용이다.

현수막 길 끝 벚꽃 아래에는 표지판이 하나 서 있었다.

“엄마가 기분이 안 좋을때면 기분을 먼저 풀어주던 너. 어느날 하교하는길 ”OOO씨 나와보세요“ 벚꽃이 곱게 피었다며, 그렇게 우울하게 있으면 안된다고 데이트 신청하던 너. 그래서 엄만, 벚꽃이 아파. 꽃이 피면 더 슬퍼. 네가 보고싶어서.”

세월호 참사로 자식을 잃은 한 어머니의 페이스북 글 내용이었다. 매 봄날 꽃이 필 때마다 자식 생각으로 슬퍼할 ‘어머니’기에, 진상규명과 특별수사단을 포기할 수 없다는 의미로 읽혔다.

유가족들은 세월호참사 특별수사단 설치에 대한 동의도 호소했다. 유가족들은 특별수사단 설치 서명을 받기도 하고, 특별수사단이 필요한 이유에 대한 홍보지를 배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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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혜, 손민익 ljh1213tz@pol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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