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강민혜 기자] 구본권 한겨레신문 선임기자는 24일 여의도 CCMM빌딩 12층에서 열린 ‘폴리뉴스-상생과통일포럼 제13차 경제포럼’에 참석해 “인공지능과 로봇 등 비인격 주체의 등장이 민주주의 사회의 근간을 위협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구 기자는 이날 포럼 패널토론에서 “근대 이후 사회에서 인공지능이 등장하기 전엔 오직 인간만이 인식과 판단, 책임의 주체였다”며 “그러나 기술 발달은 기계가 인간과 유사하거나, 더 뛰어난 인식과 판단, 실행 능력을 갖추게 되는 ‘포스트 휴먼 시대’를 불러왔다”고 말했다.
포스트 휴먼 시대란 인간과 인공지능과 로봇 등 비인격 주체(인식, 판단, 실행 능력을 지닌 인간 외의 존재)의 공존을 의미한다.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는 저서 <사피엔스>에 ‘의식 없는 지능’, 즉 비인격 주체의 등장이 인류 역사에 전면적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적은 바 있다.
구 기자 또한 비인격 주체의 등장이 인간 위주로 설계 및 운영되어온 구조의 균열과 붕괴를 가져올 가능성을 우려했다.
그는 우선 개인적 차원에서 “로봇과 인공지능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자신의 대리수행자로 활용할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격차가 전례 없이 확대될 것”이라며 “이러한 불평등은 이제껏 인류 사회에 존재하지 않았던 형태”라고 말했다.
또 사회적 차원에서는 “선거와 같은 합법적 절차를 통해 역할을 위임받지 않은 기술‧권력 집단이 민주주의 사회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며 “시민들의 ‘독립적이고 주체적인 인식’에 비밀리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원하는 방향으로 조정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사례론 ‘가짜 뉴스’를 언급했다. 그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전파와 추천으로 이용자의 인식을 바꾸는 가짜뉴스는 우리가 비인격 주체의 영향력과 활동방식을 제대로 알지 못해 생겨난 현상”이라며 “이는 포스트 휴먼 시대가 민주주의 사회를 위협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회가 기술을 제대로 통제해야만 민주주의를 지켜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구 기자는 “기술의 편리함과 효율성에 가려져 있는 악용 가능성과 위험성을 함께 봐야 한다”며 “특히 소수를 위해 작동하고, 다수의 이용자를 조종 또는 착취할 수 있는 기술의 위험성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회 구성원 전체의 논의와 참여를 통해 기술 권력을 합리적이고 민주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며 “소수의 기술‧권력 집단이 사회 구성원의 동의 없이 임의로 권력을 행사할 수 없도록 시민들의 적극적인 감시와 참여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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