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한국 선박 억류 이유로 지목된 원유대금…왜 묶였나?

2021.01.12 16:25:22

한은 예치 이란자금 3조…기업·우리은행까지 합치면 7.6조 추정


[폴리뉴스 강민혜 기자] 한국 선박 억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한국과 이란 간 협상이 난항을 겪는 가운데, 그 배경으로 지목된 ‘한국 내 동결된 이란자금’에 관심이 쏠린다. 규모는 약 7조 6000억 원으로 추정된다.

12일 외교부에 따르면 이란을 방문 중인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은 11일(현지시간)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외무장관을 만났다. 양측이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란 관영(IRNA)·반관영(메흐르) 통신 등은 일제히 자리프 장관의 발언을 인용해 한국 내 동결된 이란자금 문제가 거론됐음을 시사했다.

자리프 장관이 언급했다고 전해진 돈은 이란의 원유수출 대금이다. 한국은행과 IBK기업은행, 우리은행에 동결되어 있는데 약 70억 달러(약 7조 6000억 원) 규모로 추정된다. 우선 한국은행에 예치된 일반은행의 초과 지급준비금(지준금) 3조 4373억 원(지난해 9월 기준) 가운데 90% 이상은 이란 멜라트은행 서울지점이 맡긴 돈이다.

또 기업·우리은행엔 이란중앙은행 명의로 2010년 개설된 원화계좌가 있는데, 여기에도 이란의 원유 수출대금이 상당액 동결돼 있다. 해당 계좌는 미국의 제재로 이란과의 교역이 제한되자 이란산 원유 수입과 국내 수출업체의 대(對)이란 수출 지원을 위해 마련됐다. 한국 기업이 이란산 원유 수입대금을 해당 계좌에 예치하고, 이란에 수출하는 물품대금은 이 계좌에서 받아가는 구조를 만든 셈이다. 이 계좌에 돈이 쌓인 건 국내 기업의 이란산 원유 수입대금이 대이란 수출액보다 많았기 때문이다.


문제가 생긴 건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2018년 이란 핵 합의(JCPOA)를 탈퇴하면서부터다. 미국이 이란 제재를 강화하면서 이란중앙은행을 제재 명단에 올렸고, 이에 따라 해당 계좌들을 통한 거래가 중단됐다. 이란 정부는 그간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한국 정부에 동결된 자금을 풀어달라고 강하게 요청해 왔다.

최근엔 한국과 이란 정부가 이 자금 일부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공동구매에 활용하는 방안을 논의하다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미 존스 홉킨스대학 집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이란의 코로나19 확진자는 128만 6406명이고, 이 가운데 4.4%(5만 6601명)가 사망했다.

한편 앞서 이란 혁명수비대는 지난 4일(현지시간) 걸프 해역에서 해양오염을 이유로 한국케미호를 나포했다. 그러나 한국케미의 선주사인 디엠쉽핑은 해양오염 혐의를 전면 부인했으며, 한국인 5명 등 선원 20명은 이란 남부 반다르아바스 항에 억류 중인 한국케미 선내에 머물고 있다.



강민혜 unicorn@pol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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