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재발 방지] 금융지주사 책임 강화, 지배구조 개선 필요성은?

2021.03.16 16:40:07

16일 국회 정무위 여야의원과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가 토론회 주최


[폴리뉴스 강민혜 기자] 지난해 대규모 소비자피해를 야기한 DLF, 라임, 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사태의 재발을 막으려면 금융지주회사 경영진의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국회와 시민단체에서 나왔다. 특히 금융지주 회장의 잇따른 연임, 거수기 역할에 그치는 사외이사 등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지배구조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민병덕·오기형·이정문·배진교)과 참여연대 등 노동시민사회단체들이 16일 오후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금융지주회사 책임 강화 방안 모색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상임대표는 “현행법상 금융지주사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업무를 제외하고,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다른 업무를 영위할 수 있다”며 “이를 거꾸로 해석하면 영리 목적이 명확하지 않을 경우 대통령령이 정한 업무 외에도 관여할 길이 열리고, 이는 (금융지주회사 경영진이) 은행 이익에 반하는 행위를 하더라도 이를 용인 받도록 하는 근거로 쓰인다”고 주장했다.

이어 “금융지주사 최고경영자가 비공식적인 절차와 지배권 행사를 통해 자회사 의사결정, 사업집행에 영향을 미치더라도 그에 합당한 책임을 물을 수 없는 점도 문제”라며 “법 개정을 통해 (이러한 고의적 행위를) 강력히 제재할 수 있도록 하고, 금융지주사 자회사 경영관리 절차를 제도화하여 금융지주사에 행위에 대한 책임을 붇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대표는 금융지주사 회장 임기와 선출 방식에도 문제가 있다고 봤다. 김 대표는 “현재 금융지주사 이사회는 대표이사 견제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며 “대표이사 후보 추천을 이사회에 모두 일임하라는 것은 회장 임명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악화시키는 주요한 요인“이라고 짚었다.

이어 “대표이사 연임에 제한이 없다는 점 역시 문제”라며 “금융지주사 회장이 재임기간 동안 연임을 대비해 단기 실적주의와 각종 권한을 악용하게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노사전문가 집단으로 이루어진 특별기구로 구성하는 것, 3연임 제한 규정 및 최고경영자(금융지주회장, 은행장)의 기소 시 업무배제 조항 신설 등을 제안했다.


두 번째 발제를 맡은 권호현 변호사(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실행위원)는 금융지주회사 이사회 운영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권 변호사는 “5대 금융지주와 6대 은행의 이사회 내 사외이사 비중이 평균 67.3%에 달하지만, 이들 이사회 결의안건(3273건) 가운데 97.2%(3180건)는 반대의견 없이 원안대로 의결됐다”며 “11개 금융기관 이사진들이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의견 개진을 거의 하지 않는 등 거수기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권 변호사는 금융지주사 지배구조의 문제점도 짚었다. 그는 “현행 사외이사추천위원회에 금융지주사 회장과 은행장 등이 배제되긴 하지만 사외이사 활동과 선임과정이 완전히 독립적이라고 보긴 어렵다”며 “실질적인 사외이사 결정권은 은행장이나 금융지주사 회장에게 있는 것으로 사료된다”고 말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이상훈 금융경제연구소장은 금융지주회사의 장기연임을 막으려면 임원추천위원회 구성을 다양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소장은 “임추위는 이사 이외 과반수를 외부인사로 구성해야 한다”며 “외부인사로는 노동조합이나 우리사주조합이 추천하는 자와 금융소비자단체를 필수적으로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시연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근로자이사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언급되는 유럽국가 대부분은 이중이사회(경영/감독이사회 분리)를 두고 있다”며 “경영과 감독이 통합된 단일이사회라도 미국처럼 독립적 사외이사의 풀이 넓으면 감독기능이 작동할 수 있겠지만, 한국의 경우 단일이사회 한계에 노출되어 있는 점과 회사법 체계와의 부조화 가능성 등이 선결되어야 한다”고 짚었다.

이성복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금융지주사가 내부통제 활동에 소극적인 문제를 지적했다. 이 연구위원은 “개별 자회사에서 금융지주사로 의사결정 주체가 점차 이동하고 있지만, 금융지주사는 그룹차원의 내부통제 활동에 소극적인 것 같다”며 “금융지주사 이사회와 경영진이 자회사 내부통제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이 권한과 책임의 균형 측면에서 마땅하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명확한 법적근거가 없는 상황에서 금융지주사의 이사회와 경영진에게 자회사의 내부통제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이날 토론회엔 서성민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변호사, 이상복 서강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이 참석해 금융지주회사의 책임 강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들은 특히 금융지주 회장의 장기 연임 문제 등을 비판하고, 임원후보추천위원 외부인사 선임 등 장기 연임을 견제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했다.



강민혜 unicorn@pol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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