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경제이슈] 삼성, ‘게임체인저’ 반도체 패키지 신기술 개발…TSMC에 도전장

2021.05.07 15:04:09

차세대 반도체 패키지 기술인 'I-Cube4' 개발 성공
칩 크기 줄이는 대신 데이터 처리 속도 높여
“TSMC와의 경쟁 위해 정부가 '반도체 생태계' 조성해야”

 

[폴리뉴스 홍석희 기자] 삼성전자가 차세대 반도체 패키지 기술인 'I-Cube4'를 개발했다. 반도체 패키지 분야는 추후 반도체 시장의 판도를 뒤바꿀 ‘게임체인저’로 평가받는다. 경쟁사인 대만의 TSMC는 그동안 독자적인 패키지 기술을 선보이며 세계 시장을 장악해왔다. 두 회사가 반도체 패키지 분야에서 ‘혈투’를 벌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정부가 적극적으로 ‘국내 반도체 생태계’ 조성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 I-Cube4 통해 반도체 패키지 시장 공략

삼성전자는 로직 칩과 4개의 고대역폭 메모리(HBM) 칩을 하나의 패키지로 구현한 2.5차원 패키지 기술 I-Cube4를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이 기술을 바탕으로 삼성전자는 빠르게 커가는 고성능 컴퓨팅 분야를 중심으로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클라우드서비스 등 고대역폭 데이터 전송과 고성능 시스템반도체가 필수적인 고객사의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이번에 새롭게 선보인 I-Cube4는 가운데에 중앙처리장치(CPU)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두고 좌우에 HBM 칩이 배치되는 구조다. 여러 개의 칩을 하나의 패키지 안에 배치해 전송 속도를 높이면서도 칩들이 차지하는 면적은 크게 줄인 것이 특징이다. 모바일이나 서버 등에 칩을 탑재할 때 무한정 옆으로 쌓아 붙일 수 없는 한계를 집적 기술을 통해 극복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삼성전자는 인쇄회로기판(PCB)과 칩 사이에 실리콘 인터포저를 넣어 회로 폭의 차이를 완충하고 초미세 배선이 안정적으로 구동할 수 있도록 했다. 머리카락보다 살짝 두꺼운 100마이크로미터(μ) 수준의 인터포저가 패키지 내부에서 변형되지 않도록 하고 패키지 내부의 열을 효율적으로 방출하는 구조를 찾는 과정에서 삼성전자가 축적해온 반도체 공정의 노하우가 십분 활용됐다는 후문이다.

또한 패키지 공정 중간 단계에서 동작 테스트를 진행해 불량을 사전에 걸러내고 전체 공정 단계를 줄여 생산기간을 단축한 것도 눈에 띄는 점이다.

강문수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마켓전략팀 전무는 “고성능 컴퓨팅 분야를 중심으로 차세대 패키지 기술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삼성전자는 앞서 지난 2018년에 선보인 ‘I-Cube2’ 양산 경험과 차별화된 ‘I-Cube4’ 상용화 기술 경쟁력을 기반으로 HBM을 6개, 8개 탑재하는 신기술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급격히 성장한 ‘반도체 패키지’…”정부가 지원 나서야”

반도체 패키지 사업은 전자 제품에 들어가는 반도체 칩의 개수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시장이 팽창하고 있다. 증권가에 따르면 반도체 패키지를 포함한 후공정 산업은 오는 2025년 900억 달러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추산된다.

파운드리 후발주자인 삼성전자는 1위 대만의 TSMC와 패키징 분야에서도 경쟁 중이다. TSMC는 지난해 패키징 공정에 약 16조원 투자를 발표했고, 일본에 후공정 공장 설립을 추진 중이다. 인텔도 최근 미국 뉴멕시코주 반도체 패키징 증설에 4조원을 투자키로 했다.

삼성전자 역시 갈수록 다양해지는 고객사 주문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해 패키지 기술의 고도화에 역점을 둘 예정이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19년과 2020년 연거푸 패키지 사업을 맡고 있는 온양사업장을 찾아 차세대 반도체 후공정 기술 개발 로드맵을 점검한 것도 이런 산업적 맥락을 반영했다는 것이 업계의 해석이다.

한편 2018년 로직과 2개의 HBM을 집적한 ‘I-Cube2’를 개발하고 바이두의 AI 칩 ‘쿤룬(KUNLUN)’에 적용해 양산 경험을 쌓은 삼성전자는 빠르면 올 하반기 6개의 HBM을 쌓은 ‘I-Cube6’에 대한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다.

산업연구원 김양팽 전문연구원은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TSMC는 파운드리로만 성장해오면서 외부 팹리스 업체와의 협력을 활발히 해왔기 때문에 ‘반도체 패키지’ 분야에서도 손쉽게 외부 기술력을 흡수할 수 있다”라며 “반면 삼성은 메모리반도체를 중심으로 내부적으로 사업을 해왔기 때문에 외부와의 협력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만은 작년 취임한 차이잉원 총통이 앞장서서 TSMC를 집중적으로 지원해오고 있다. 대만이 인텔 및 일본 반도체 업체들과 적극적으로 협력할 수 있었던 이유다. 일본은 반도체 패키지 소재 및 장비 분야에서 선두 주자다. 김 연구원은 “정부가 나서서 삼성과 협력할 국내 팹리스 업체를 육성하는 등 국내적으로 ‘반도체 생태계’를 조성해야 TSMC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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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희 hong901001@pol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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