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선거인단 62.37 : 28.3은 이재명에게 매서운 회초리

김능구: 10월 12일입니다. 여야 양당의 대선 경선이 긴박하게 진행되었습니다. 지난 일요일 더불어민주당 경선이 마무리되었습니다. 국민의힘도 4강이 가려졌고 11월 초에 최종적인 경선결과가 나오게 됩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야기부터 해보겠습니다. 끝났는데 끝난게 아닌 것처럼 됐습니다. 전체 누적선거인단 216만 9511명 중 투표율 67.3%인데, 이 중에서 이재명 후보가 50.29% 71만 9905표로 당선이 확정됐습니다. 송영길 당대표가 대선 후보 공천장도 주고 수락하는 감사연설도 했습니다.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께서 경선이 무리 없이 치러진 것에 대해 감사하면서 축하 메시지도 보냈습니다. 그래서 끝났나 싶었는데, 갑자기 그날 저녁부터 이낙연 후보 측에서 문제제기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내용을 소장님이 말씀해주시죠.

이강윤: 마지막 날인 10월 10일 서울지역 경선에서, 대의원과 권리당원까지는 지금까지의 순회경선과 비슷한 패턴으로 발표가 됐죠. 그런데 제 3차 국민일반당원 선거인단 참여자들의 득표율을 공개하면서 큰 파란이 일었습니다. 아마 그 날 중계를 보신 분들은 이상민 선거관리위원장이 발음을 잘못한게 아닌가 생각하신 분들도 계셨을 겁니다. ‘기호 1번 이재명 28.3%’ 이렇게 발표했는데. 그때 생방송 스튜디오에 있던 저도 순간 ‘제가 잘못 들었나?’ 그랬습니다. 그리고 기호 4번 이낙연 후보가 62.37%였는데, 투표율은 81%를 넘어서 1차, 2차에 비해 월등히 높았고, 선거인단이 총 30만 명이고 투표에 참가한 사람이 24만명 가량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순회경선을 모두 합산한 최종 결과는 이재명 후보가 50.29%로, 결선 투표 없이 본선 진출을 확정했습니다.

그동안 이낙연 예비후보 캠프에서, 두 차례에 걸쳐서 즉 정세균 예비후보와 김두관 예비후보가 사퇴할 때 그들이 얻었던 표를 무효표로 하느냐 당일 득표만 빼느냐를 가지고 이의제기를 했었는데, 그때 마다 민주당이나 당 선관위에서는 특별 당헌 당규에 따라서 모든 득표를 무효표로 뺀다고 결정을 해왔습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50.29%라는게 애매했던 것 같아요. 만일 모두의 예상을 빗나간 3차 국민선거인단 투표를 통해서도 이재명 후보가 50.29%가 아니고 예를 들어 53%쯤을 얻었다면, 이낙연 예비후보 측에서도 이러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김능구: 제가 숫자로 자세히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알다시피 결선투표 여부를 결정하는 것인데 최종 득표가 유효투표수의 50%를 넘으면 되는 겁니다. 그런데 유효 투표수에 대한 개념이 다른 거죠. 공식적인 유효 투표수는 143만 1593표입니다. 그런데 이낙연 측에서 주장하는 것은 정세균 예비 후보와 김두관 예비 후보가 받은 표, 2만 8399표 중에서 김두관 후보가 부·울·경에서 받은 표는 그날 사퇴했기 때문에 빼고, 2만 8142표가 유효투표수에 들어가야 된다는 것이고, 그러면 분모가 145만 9735표가 됩니다. 이 기준으로 이재명 후보가 받은 70만 9905표를 계산하면 49.32%가 나옵니다. 그래서 정세균, 김두관 예비후보의 무효표 2만 8천표를 넣으면 50%가 안 되고, 그 경우 50%가 되려면 9963표, 만 표 가량이 필요합니다.

금방 말씀하신대로 3차 선거인단의 투표 결과가 이렇게 압도적으로 되지 않았다면 무효표를 어떤 식으로 정의해도 50%를 넘어서기 때문에 결과에 변동이 없고 그 경우 이의제기를 하는 차원으로 끝났을 건데, 그게 아니라 지금은 무효표를 어떻게 계산 하느냐에 따라서 과반이 안되니까 결선 투표를 해야 된다는게 이낙연 측 주장입니다. 어제 22명의 캠프 국회의원들이 모두 나와서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여기에 대해서 문제 제기를 분명히 했고, 기자들이 법적으로 가져 갈 거냐 묻는데 일단은 정무·정치적으로 해결되기 바란다고 말해서 뜨거운 감자가 됐습니다.

아시다시피 송영길 대표를 중심으로 당 지도부와 이상민 선거관리위원장 중심의 선관위에서는, 이것은 이미 특별 당규에 의해서 유권 해석을 내린 것이고, 바로 이낙연 후보를 당 대표로 뽑은 바로 그 전당 대회에서 이 특별 당규를 추인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치란 게 원칙만 가지고 돌아가진 않습니다.

지금 양쪽 당 모두 원팀을 이야기합니다. 2012년 대선 때 당시 박근혜 후보가 3.6% 108만 표를 이겨서 당선이 됐습니다. 그 이전으로 가면 김대중 후보는 39만 표 이겨서 됐는데 1.9%입니다. 노무현 후보는 53만 표 2.4%정도로 이겼습니다. 그러니까 5%이내에서 결정되는 승부이기 때문에, 진보와 보수가 총 결집을 하고 중도표를 어느 정도 땡기느냐가 중요한데, 그 이전에 원팀이 되지 않으면 이것은 말할 것도 없는 겁니다.

이강윤: 내년 대선은 제 3지대 후보가 없을 것으로 보는게 유력하지 않습니까? 그럼 진영 간 총 결집이 일어나는 것이고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각자 수렴할 수 있는 최대치를 확보하는 것이기 때문에 당락의 표 차이는 훨씬 더 적을 가능성이 대단히 높습니다. 그런 점에서 원팀은 결정적인 것이죠.

김능구: 이강윤 소장님이 계신 KSOI에서 어제 발표한 것을 보면, ‘정권 교체하자’가 51.5%, ‘정권 재창출하자’가 39.7%입니다. 12%p 가까이 차이가 나는데, 모든 조사에서 그 정도 차이가 보입니다. 현재 여론에서도 밀리는데 ‘원팀 마저 안 되면’이란 걱정들이 있는 거죠.

이강윤: 무효처리와 관련해서 많은 논란이 있는데 한가지 소개하자면, 법학자인 우하영 박사가 오늘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글입니다. 특정 후보를 편드는 것이 절대 아니라는 것을 전제로 말씀드립니다.

‘이낙연 측이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경선관리위원회의 자당의 특별 당규 제59조 1항의 해석과 판단에 따른 결정에 대해서 이의 신청을 냈다. 법원으로 간다면 두 가지 이유에서 나는 이낙연 측이 패소할 것으로 본다. 더불어민주당 특별 당규 59조 1항은 아래와 같이 되어 있다. 경선 과정에서 후보자가 사퇴하는 때에는 해당 후보자에 대한 투표는 무효로 처리한다. 첫째, 득표가 아니라 해당 후보자에 대한 투표로 규정되어 있다. 득표와 투표는 다르다. 득표가 무효가 아니라 투표가 무효라면 이재명의 득표율은 과반을 넘는다. 두 번째, 무효는 법률 용어로써 소급효과가 내포되어 있다. 민법에서는 소급효과가 적용되는 무효인 법률 행위와 소급효과가 적용되지 않는 법률 행위를 명확히 구분해서 규정하고 있다.’ 이낙연 후보 측의 일부가 특히 설훈 선대위원장 등이 최악의 경우에는 법률적 쟁송도 한번 고려하겠다는 뜻을 내비췄는데, 법률가의 견해는 이렇다는 것을 참고로 말씀드립니다.

한 가지 더 저의 사견을 말씀드리자면, 이건 법률적 쟁송 이전에 정치적 의미가 굉장히 큽니다. 59조 1항, 60조 1항 다 좋고 당헌당규 맞습니다. 그런데 유권해석에 따라서 달리 해석될 수도 있고, 이낙연 후보 측의 이의제기도 상당히 근거가 있다고 말씀하시는 분도 많습니다. 이럴 때 저는 1위인 이재명 후보가 결단을 할 수 있다고도 생각합니다. 이런 논란이 있는 것은 대단히 유감스럽다. 여지껏 누려왔던 55%를 훨씬 뛰어넘는 압도적인 이재명 대세론을 잠시나마 흔들리게 했던, 서울 경선에서의 마지막 3차 선거인단 개표에 대해서 회초리로 느끼고 많은 반성과 고민을 할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이낙연 캠프에서 저런다면 ‘원팀을 위해서 이낙연 측이 이의제기한 것을 수용하고 결선 투표를 한번 치르자’, 저는 이런 것도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봅니다.

김능구: 사견이라고는 했지만 이강윤 소장님이 이야기한 그 안이 여러 군데서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요. 저는 원팀이 유지되는 건 두 가지 길이라고 봅니다. 하나는 이낙연 후보 측에서 자기들이 문제제기는 했지만, 예를들어 지도부와 선관위가 특별당규의 유권해석을 그렇게 내린다면, 자기들이 선당후사로 받아들이겠다. 즉 이의제의를 철회하고 원팀 구성해서 정권 재창출로 나가자는 경우인데, 사실 이게 가장 좋습니다.

이강윤: 그게 일단 모양새가 제일 좋긴 한데, 승복도 안하고 축하도 안하고 그리고 기다리라고 해놓고 내놓은게 이의 제기입니다.

김능구: 지금 그런 상태이기 때문에 아마 이낙연 후보도 캠프 의원들로부터 자유롭지 못 할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기회에 이야기를 하자면, 지난번에 경선시기를 두고 한 달 연기할까 두 달 연기할까, 11월 초에 국민의힘과 비슷한 시기에 해야 한다는 이야기들이 있었고 충분히 일리가 있었어요. 그런데 그 당시 제 기억으로는 이낙연 후보가 그 부분을 정면 돌파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부담스러웠던거죠. 경선룰이 결정된 게 자기가 당대표로 선출된 전당대회입니다. 이해찬 전 당대표가 만든 것을 그 전당대회에서 결정했기 때문에, 그 부분을 바꾸는데 본인이 나서는 것을 상당히 부담스러워 했고, 캠프에서는 그때부터도 정권 재창출을 중심에 두고 그 관점에서 경선 룰을 조정해야 된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결국은 그냥 원안으로 가고, 결국 코로나 때문에 겨우 한 달 연기됐습니다.

이강윤: 그때 코로나가 창궐하면서 5주인가 연기했습니다. 7주나 8주 쯤 연기 됐을 수도 있었는데, 그랬다면 상황이 굉장히 달라질 수도 있는 겁니다.

김능구: 이낙연 후보 측에서는 ‘며칠만 더 있었어도 서울 경선도 달랐을 거다’라는 이야기도 합니다. 어쨌든 간에 제가 볼 때 현재 상황을 해결하는 또 하나의 방안은 금방 이강윤 소장님이 이야기 한 것입니다. 이재명 후보가 대승적으로 결단을 내려서 ‘좋다, 3차 국민선거인단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는 차원에서 국민과 당원들한테 다시 묻는 결선 투표를 받아들이겠다’라고 한다면, 어떤 면에서는 대장동을 포함해서 여러 가지 문제를 넘어설 수 있습니다.

이강윤: 훨씬 더 큰 지도자가 되는 것이고, 그리고 결선 투표로 간다고 바뀔 것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어마어마한 플러스알파 효과가 나올 수 있는 것이지요.

김능구: 다들 그렇게 이야기해요. 결선투표로 후보가 바뀌든 안 바뀌든 간에, 이재명 후보로서는 정말 통 큰 모습, 포용과 통합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고, 아마 그랬을 때는 민주당에서 그 누구도 대장동 의혹에 대해서 또 다시 시비 거는 경우는 없지 않나 생각됩니다. 이재명 후보와 캠프에서 참고로 해주시기 바라고, 이낙연 후보 측에서는 처음 이야기한대로 선당후사의 마음으로 이 부분을 받아들이고 원팀으로 가는 모습을 기대합니다. 두 캠프에서 두 후보가 그런 모습을 보이면서 갔을 때, 정권 재창출에 대한 국민들이 기대심리가 또 다시 높아지고, 아까 차기 정권에 대한 여론이 12% 차이 났는데 그 부분도 변화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강윤: 무엇보다도 민주당 유력 후보나 지도자 반열에 있는 사람들의 정치력, 이런 것들에 대한 재평가가 충분히 일어날 수 있습니다. 원래는 컨벤션 효과를 누리고 있어야 할 때인데, 계속 이런 것들이 따라 붙는 상황을 안타깝게 느낍니다.

김능구: 1안, 2안이라고 말씀드렸는데, 한 가지 더 이야기하고 싶은게 대통령의 역할입니다. 헌법에 나와있듯이 대통령은 선거에서 중립을 지켜야 합니다. 그래서 노무현 대통령이 총선에서 자기 당 후보에 대한 우호적인 발언을 했다가 탄핵까지 갔고, 헌법재판소에서 기각됐던 거죠. 그렇듯 본선에서의 정치적 중립은 지켜야 되지만, 여당 내의 후보 경선에서 현직 대통령의 역할은 있다고 봅니다. 1안이든 2안이든, 저는 이번 대선에서 지금이 민주당의 최대위기라고 보는데, 이 위기를 기회로 바꿀 가장 중요한 사람 중 한 분이 현직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라고 봅니다.

이강윤: 현직 대통령이 뭔가 모종의 역할을 해야한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예를 들면 어떤 스탠스를 제시하거나 제안하실 수도 있겠습니까?

김능구: 대통령이 혼밥 먹는다고 여러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이럴 때야말로 경선과정에 수고했다고 대통령이 후보들을 다 부르는 겁니다. 그러면서 잠시 이낙연과 이재명 후보를 따로 자리를 마련해 원만한 해결을 유도하는 겁니다. 아이를 두고 다투는 상황처럼 두 사람이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데, 누가 대승적 차원에서 결선 투표로 가는 결단을 낼 것이냐, 승복의 결단을 낼 것이냐, 승복이냐 결선투표나 두 가지입니다. 여기에서 문재인 대통령께서 솔로몬의 지혜를 발휘해주면 좋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또한 정치적으로 1안과 2안의 중재안 비슷한 것도 있으리라고 봅니다. 이재명 후보가 결선 투표에 준하는 것을 받아들이는 겁니다. 쉽게 말하면 이번 대선을 같이 러닝메이트로 치른다는 거죠. 이낙연 후보의 역할은 끝나지 않았다. 예를 들어서. 보통 경선에서 정리되고 나면 이름은 선대위원장이지만 상징적 역할에 불과할 수 있는데, 실질적인 역할 분담과 협조를 합의하는 겁니다.

이강윤: ‘권력 쉐어(share)’ 이런 걸 말씀하시는 겁니까?

김능구: 그렇죠. 예전에 YS, DJ가 어려울 때는 통 크게 서로 합의하고 했잖아요. DJP 연합도 마찬가지인데, 그런 모습을 보이면 국민들이 감동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1안을 살리면서 2안의 정신도 받아들이는 모습이 될 수 있고, DJ가 늘 이야기하는 ‘정치는 생물이다’라는 말처럼, 상상력의 극치를 보여주는 정치적 변화를 이끌어낸다면 국민은 감동하고 믿고 맡길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드립니다. 일단 여기까지 말씀드리고, 3차 선거인단을 한번 짚어봅시다.

이강윤: 개요를 잠깐 말씀드리면, 민주당이 이른바 슈퍼위크라 해서 총 3번의 국민참여경선 선거인단의 투표가 있었습니다. 앞서 1차, 2차가 있었고, 문제의 3차는 9월1일부터 15일까지 보름간 선거인단을 모집했고 30만명이 모였습니다. 자발적으로 참여하겠다고 하는 사람은 다 들어왔습니다. 국힘당의 김재원 최고위원도 농담 비슷하게 ‘어떤 시스템인지 알아보려고 신청했다’는 말도 했었습니다. 그때로 돌아가 보면 고발사주 문건이라는게 9월 2일날 첫 보도가 되자마자 어마어마한 파장을 몰고 옵니다. 9월 12일 선거인단 모집종료를 3일 남겨둔 시점에 대장동 사건이 중앙언론지를 통해서 처음으로 나옵니다. 물론 경기경제 신문인가를 통해서 8월 30일자에 첫 보도가 나왔죠. 9월 11일까지 고발 사주 문건이 주요 지면을 다 뒤덮고 있다가 하루아침에 대장동으로 바뀝니다. 이때 모집된 선거인단이란 것을 백그라운드로 환기 시켜드리고요, 30만 명 중에 81.5%가 투표에 참가해서 약 24만 명이 투표했는데 득표율은 앞서 말씀드린대로입니다.

현재 항간에 국민의힘 또는 민주당과는 정치적 결이 전혀 다른 측에서 대거 선거인단에 참여했다는 이른바 역선택론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또 하나는 대장동에 대한 불안감과 의심이 작용했다는 겁니다. 30만 명이 언제 투표를 했느냐 하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구속된 다음에 하게 됩니다. 즉, 한때는 이재명 후보의 측근으로 알려졌던 유동규 씨, 경기관광공사에서 사장도 지냈던 이 사람이 구속된 이후에 투표가 진행됐기 때문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으리라고는 봅니다. 그런데 이낙연 예비후보 측에서는 계속해서 불안할 여지가 없는 후보를 뽑아달라고 호소함과 동시에 이재명 예비 후보에 대한 불안감 내지는 대장동 의혹을 끊임없이 강조해 왔습니다. 이런 것들이 누적돼서 이낙연에 대한 62% 지지라는 폭발적이고 지금까지 흐름과는 완전히 뒤바뀐 투표결과가 나왔다고 해석하는 측이 있습니다. 역선택과, 대장동에 대한 우려가 드디어 터졌다라는 두 가지로 크게 나뉘고 있는데 어느 쪽에서도 결정적인 증거는 제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김능구: 여론조사 전문가로서 두 가지에 대해 다 말씀해주시죠.

이강윤: 제가 여론조사 실무 책임을 맡고 있습니다만 상당 부분은 사견을 버무려서 말씀을 드린다는 점을 미리 밝힙니다. 우선 역선택론의 부당함입니다. 표본이 한 1,000명 정도라면 몇 백명이 작당을 하고 와서 마음먹고 역선택을 하려면 전혀 불가능한 건 아닙니다. 역선택이란 것을 정확하게 규정해보면, 정치적으로 분명한 목적을 갖고 정치적으로 뜻을 같이하는 집단에서 동원 또는 지시에 의해서 어디에 위장 가입을 하거나 잠입해 들어가서 정치적인 소기의 목적을 위해서 어떤 일을 하는 것, 그게 역선택입니다. 이를테면 저쪽 당 경선에 우리가 들어가서 시민선거인단으로 참여를 하는데, A후보 보다는 B후보가 올라오는게 우리 편 후보로 될 사람을 생각해서 좋겠다 했을 때, 저쪽에서는 A가 대세라 하더라도 몽땅 B에 표를 몰아주는 것, 이런게 역선택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분모는 24만명입니다. 여기에 유의미한 변화 또는 수치를 이끌어내려면 1만, 2만 명이 특정인에게 몰아줘서는 표도 나지 않습니다. 의미 있는 변화를 이끌려면 최소한 10만 명 정도는 돼야 힘을 발휘하는 것이죠. 제3차 투표인단에서 이낙연 후보가 62%를 얻었는데, 역선택이 작용했을 것이다라고 주장하는 측에 국민의힘으로 추정되는 곳에서 어느 정도 인원이 잠입해 들어와서 이낙연에게 표를 몰아줬겠다고 물어보면 제각각일 겁니다. 당일 이낙연이 얻었던 표가 15만 5천표. 이재명 후보는 7만 표 가량을 얻었습니다. 더블 스코어 이상인데, 만약 역선택이 가능하려면 한 10만 명 안팎이 되야 소기의 목적했던 바 역선택이 가능했으리라고 봅니다. 그런데 저는 국힘당이건 어느 정파건 간에, 10만 명 정도를 일거에 일시적인 정치적 동원 또는 지시 같은 것을 통해서 움직일 수 있는, 현실적인 실체가 존재하느냐, 이게 과연 가능하냐에 대해서 굉장한 의문을 표현하고 싶습니다.

둘째, 사람들이 대장동 건에 대한 불안이 계속 커진 나머지 62%가 이낙연 후보에게 몰표를 보냈다는데, 그 직전까지 치러진 모든 기관의 여론조사에서 그런 조짐이라도 포착된 바는 거의 없습니다. 여전히 이재명 후보는 50% 넘는 득표율, 민주당 지지층으로 했을 때는 60%를 넘기도 했구요. 이재명이 3차선거인단의 28%밖에 못 받았는데, 전체 여론조사 응답자, 물론 국힘 지지자들도 포함한 이재명 적합도를 물었을 때도 그것보다 훨씬 높았습니다.

김능구: 두 개의 가설을 설정하고 다 아니라고 이야기하시는데, 본인이 추정하는 바는 무엇인지요.

이강윤: 적어도 이 건에 대해서는 판단을 유보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어느 쪽이라도 판단을 내릴만한 유의미한 데이터를, 죄송하지만 갖고 있지 못합니다.

김능구: 여론조사 실무 책임자, 전문가의 입장을 들어보았습니다. 사견이라는데 실제로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이 소장님과 비슷한 이야기를 합니다. 3차 선거인단의 결과는 놀라운 것입니다. 4대6 정도도 크다고 봤는데, 이게 28.3% 대 62.37%, 더블 스코어 이상 차이가 났습니다. 역선택이 아니라고 했지만 김재원 최고위원이 말했듯이 일부는 있었다고 보는데, 전체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이 정도 득표율 차이가 나는 역선택은 역사적으로도 없었습니다. 지난 번 국힘에서 역선택을 방지해야 한다는 조항을 뺀 것도, 지금까지 경선에서 여론조사를 반영할 때 역선택이 일어난 사례가 없다는 것이 상당한 준거가 됐던 겁니다. 그래서 저는 역선택 부분은 어느 정도 있을 수 있지만 그것이 판을 흔들 정도는 아니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지만 아까 제가 말씀드린 대로 무효표 처리를 하지 않더라도 50%를 뛰어넘을 수 있는 9963표, 한 1만 표인데, 그 정도는 역선택으로 들어왔을 수도 있다고 봅니다. 만약 그것이 없었다면 무효표로 처리하지 않더라도 전체적인 경선결과를 뒤집지는 못 하는 거죠. 그 정도는 가능했다는 사실을 알아야한다는 겁니다.

그리고 대장동 의혹에 의해 불안한 후보라는 인식, 주변 사람들이 구속되고 소환되는 부분들이 대선 본선에서의 불안감을 줬을 가능성도 상당히 있다고 봅니다. 실제로 녹취가 나오고 나서 유동규가 구속된게 10월 3일인데, 투표가 6일부터 10일까지 이뤄졌으니 유동규 구속이 충분히 알려지고 난 뒤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영향도 분명히 있었을 것입니다.

역선택과 대장동 의혹에 대해서, 이 소장님은 다 아닌 것 같다고 했지만, 저는 둘 다 원인이 되었다고 봅니다. 최소한 1만명이라는 결선투표의 저지선까지는 역선택이 있을 수 있었다는 것이고, 그 다음에 대장동 의혹에 대한 불안감이 대세적인 흐름에 변화를 주었다고도 봅니다. 두 가지가 다 작용한 것이 3차 선거인단 결과가 아니겠는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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