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국감 이슈] ‘대장동 경기도 국감’ 정면돌파 택한 이재명…전세 역전 vs 되레 역풍

2021.10.13 22:32:27

이재명, 지사직 사퇴 대신 18‧20일 국감 기관증인 출석
“구체적 내용‧실적 설명할 좋은 기회라 판단”
송영길, 지사직 사퇴 권고했다 이틀 후 “당에서 뒷받침”
박용진 “‘정면승부’ ‘정면돌파’ 아닌 ‘정면충돌’로 갈 것”
이준석 “현란한 말기술로 버티다 국민들에게 혼날 것”
허은아 “특검 관철 위해 투쟁…게이트 실체 규명에 총력”

 

[폴리뉴스 김유경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사직 사퇴를 미루고 오는 18일과 20일로 예정된 경기도 국정감사에 증인 출석한다. 자신을 둘러싼 ‘대장동 의혹’에 정면돌파한다는 입장으로, 야당은 이 지사에 대한 집중 공세를 준비하며 특검에 응할 것을 강하게 촉구하고 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 등이 국감 전 지사직 사퇴를 요청하기도 했으나 이 지사는 지사직을 유지한 채 ‘대장동 국감’인 경기도 국감에 출석해 의혹 해명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 지사가 국감장에서 자신에 대한 의혹을 명확히 해소한다면 반전의 계기가 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로써 이번 국감의 최대 하이라이트는 경기도 대장동 국감이 되면서 경기도 국감에 여야를 막론하고 정국의 관심이 쏠려 있다.

이 지사는 지난 12일 경기도청에서 온라인으로 '긴급 현안 기자회견'을 열어 기존 입장대로 국감에 임하며 지사직 사퇴 문제는 국감 이후에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쟁이 될 것이 분명한 국감에 응하는 도지사의 책임도 중요하지만, 집권 여당 책임도 중요하니 조기 사퇴해 대선에 집중하는 게 좋겠다는 당 지도부의 권유도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숙고 결과 저의 당초 입장대로 국감에 임하기로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대장동 개발과 화천대유 게이트 관련으로 정치공세가 예상되지만, 오히려 대장동 개발사업의 구체적 내용과 행정 성과, 실적을 설명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판단한다"며 "사퇴 시기 문제는 국감 이후에 다시 판단하고 말씀드리겠다"고 덧붙였다.

민주당‧李 캠프 내 우려 속에서도 ‘정면돌파’ 의지 내비쳐

민주당과 이재명 캠프 내에서는 이 지사가 국감에 굳이 응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여러 차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후보 캠프 총괄특보단장을 맡았던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에 출연해 “경기도 경선 이후 캠프 지도부 회의가 있었는데, 당시 다수 의원들은 ‘대장동은 국감 대상도 아니다’라며 국감 전 사퇴 의견을 냈었다”라며 “그러나 정면돌파가 이 후보의 특기이기 때문에 의원들의 반대에도 국감 수감 의사를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후보는 대장동 개발사업 과정에서 단 한 푼도 받지 않았기 때문에 야권의 공세에도 당당하다. 일부 직원에 대한 지휘 감독의 책임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사업 당시에도 이 후보는 직원들에게 ‘청렴하게 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주의를 줬었기 때문에 큰 문제는 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대장동 의혹 대응 TF’ 등 꾸려 이재명 방어태세

이틀 전 이 지사에게 지사직 사퇴를 권했던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이 지사가 국감 출석을 통해 의혹 공세에 회피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자 당 차원에서 사건의 전모를 명백히 드러낼 수 있도록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송 대표는 지난 11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지사에게 "이제부터 단순히 경기도지사가 아니라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집권 여당,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라면서 "하루속히 경기도지사직을 정리하고 대선 예비후보로 등록해 본격적으로 대선을 준비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이에 이 지사는 "고민을 좀 해보겠다"면서 "도지사의 책임이 있고, 여당 후보의 책임도 있어서 쉽게 결정하기 어려운데 심사숙고를 해서 정하도록 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송 대표는 1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언론에 의해 편집되고 왜곡된 것이 아니라 생방송을 통해 있는 그대로 국민들께 전달하고자 하는 욕구를 충분히 이해한다”며 “민주당도 이 사건의 전모가 국민에게 가감 없이 편집되지 않고 전달될 수 있도록 상임위 차원에서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제 만나서 제가 말씀드린 것은 이제 개인이 아니라 민주당의 후보가 되신 거니까 당의 입장을 고려해 달라. 이것은 당이 대응해야 된다. 이런 것을 집권 여당의 대통령 후보가 국감에 나가서 공방을 벌인다는 것이 과연 바람직할 것이냐”라면서 지사직 사퇴를 권한 배경을 설명했다.

송 대표와 함께 최고위에 참석한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정무위·행안위·국토위에서 조직적으로 이재명 후보를 증인신청하며 의도적으로 정쟁을 유발하고 있다"며 "이재명 대통령 인사청문회라도 열자는 거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이지만, 야당의 정쟁 시도에는 단호히 대응하고 국민과 민생 앞에 한없이 앉은 자세로 임하며 민생 국감을 완수하겠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대장동 의혹 대응 TF'와 '국민의힘 토건비리 진상규명 TF' '총선 개입 국기 문란 진상조사 TF'를 구성하기로 의결했다.

한편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면승부', '정면돌파'가 아닌 정면충돌로 갈 것"이라며 이 지사의 강경모드에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우리 차가 더 비싼 차인데 정면충돌하면 우리만 손해"라며 "소모전에 후보를 스스로 노출시키는 건 실익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당 대표도 권고했고 많은 사람이 '그럴 필요 없다. 대선 후보로서 집중하시라'고 했는데 경기지사로서 역할을 끝까지 하겠다고 하는 걸 나쁘게 보지는 않는다"면서도 "그래서 걱정이 남는다"고 덧붙였다.

차재원 “특검 통해 정당하게 결백 입증하는 게 최대 필승카드”

정치평론가 차재원 부산가톨릭대 특임교수는 이날 <폴리뉴스>와 통화에서 이 지사가 직접 말로써 되받아치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라며, 단 진짜 ‘정면돌파’를 하는 길은 특검에 응하는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차 교수는 “본인이 ‘단군 이래 최대 치적’이라고 칭찬받을 만하다고 했으니 그 부분에 대해 자기가 이 사태 치고나갈 수 있는 자신감이 있다는 것”이라며 “이 지사가 말을 잘 하는 만큼 국정감사라는 자체가 무조건 불리하다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득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수사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새로운 의혹을 가져오는 일은 없을 것으로, 지금 나와있는 것 재탕 삼탕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며 “작년 법무부 국감 때 검찰총장 윤석열 전 총장이 오히려 민주당 공격 되받아치면서 대권 후보로 떠올랐던 것처럼 하나의 의혹도 없다는, 자신이 깨부수고 나면 반전의 계기로 삼을 수 있다고 봤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국민의힘 게이트’라며 자신은 칭찬받을 만한 일이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특검 못 받을 이유가 뭐 있나. 특검 통해서 정정당당하게 결백 입증하는 것이 본선 최대의 필승카드다. 더 이상의 선거 운동카드가 있나 그렇게 본다”고 했다.

국민의힘 “말기술로 국감 버텨보려는 것…특검 응해야”

국민의힘은 특검 관철을 위해 투쟁을 이어가는 한편, 경기도 국감에서 대장동 게이트의 실체를 규명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12일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현란한 말기술로 국감장에서 버텨보겠다는 건데 그러다가 국민들에게 또 혼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 후보가 예전부터 본인에 대한 의혹 사항이 있으면 그냥 관계없는 이야기를 하고, 그걸로 해명됐다고 했다”며 “지금까지 성남시장 선거나 경기지사 선거에서는 검증이 잘 안 돼서 넘어갔지만, 지금부터는 국민들이 해명을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같은 날 국회에서 열린 ‘대장동게이트 특검추진 천막투쟁본부’ 회의에서 “민주당은 대장동 특검 요구도 묵살하고 다수의석인 걸 오남용해 대장동 관련 증인, 참고인이 한명도 없는 맹탕 국감으로 만들었다”며 “민주당이 조직적으로 부동산 부패를 비호하는 데 앞장서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지사는 송영길 대표 뒤에 숨지 말고 국감에 정상적으로 임하시길 바란다"며 "설령 지사직에서 사퇴해도 우리는 일반증인으로 이재명을 신청할 것이다. 도망가지 마라"고 경고했다.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이 후보가 경기도지사직을 수행하며 국정감사에 임하겠다고 밝혔지만 자신을 둘러싼 국민적 의혹 앞에 송구함은 없었다"며 "그저 끝까지 궤변을 늘어놓으며 국민과 싸우겠다는 선전포고였을 뿐이다. 병역 기피하려던 입영대상자가 징집을 피할 수 없어 입대하면서 개선장군 행세를 하는 격"이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특검 관철을 위해 투쟁하는 한편, 다가올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대장동 게이트의 실체를 규명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준우 국민의힘 대변인은 13일 논평에서 "이재명 일병 구하기에 뛰어든 민주당의 모습이 참으로 모순적"이라며 "이재명 일병은 '국민의힘 게이트'라며 위기에 빠진 적이 없다는데, 민주당 사령부는 모든 가용자원을 총동원해서 구출작전에 나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처럼 모순되는 장면이 반복되는 것은 영화의 목적이 관객을 속이는 데 있기 때문"이라며 "스크린에서 영화가 내려가는 대선일까지 이 사건의 실체가 밝혀지지 않게 하는 것이 제작자의 유일한 의도"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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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경 602@pol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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