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만 다를 뿐…제 아내도 원천징수 대상자”
임산부교통비지원 다문화가정 제외논란 여전

2022.07.11 14:37:13

"외국인, 세금 안내…지원 대상 제외 당연" VS "원천징수 대상자"
국내 외국인 근로소득세 7707억원·종합소득세 3645억원 납부
"서울시가 다문화가정 상대적 박탈감 조성"

[폴리뉴스 김상준 기자] "외국인인 제 아내도 원천징수 대상입니다. 내국인처럼 매달 세금을 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임산부 혜택에서는 제외됐습니다. 다른 정책 부분도 아니고 임산부를 대상으로 하는 정책인데, 굳이 '제외 대상'을 두어야 하나 싶습니다. 임신은 누구나 축하받아야 할 일 아닙니까"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거주하고 있는 다문화가정인 A씨(40세)는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서울시 임산부 교통비지원 정책에서 다문화가정(외국인 임산부) 제외된 것과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A씨는 "외국인에게 지원한다고 했을 때  '세금도 안내는 외국인에게 왜 우리가 지원을 해야하는가?' 라는 국민들의 반감 정서가 있다는 것을 잘 안다. 즉, 이 문제는 '세금을 내면서 권리 요구를 하는가'인데, 대한민국에서 거주 중이며 경제활동 중인 외국인들도 세금을 제외한 월급을 받는다. 내국인과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세금을 안낼 경우 외국인은 비자연장에 대한 불이익을 받는다. 이때문에 결혼이민자들은 대한민국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라도 납부의무를 성실히 이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은 세금을 안내서 혜택 자격 없다?'

이처럼 온라인 한 다문화가정 커뮤니티에서는 서울시 임산부 교통비지원 정책에서 '외국인 임산부'가 제외된 것과 관련해  '외국인'이 내국인과 같은 혜택을 받아야 하는가에 대해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다. 논쟁의 중심에는 '외국인이 납세 의무'를 지고 있는가이다.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세청과 관세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 국내 외국인 55만8246명은 국세청에 근로소득세 7707억원, 종합소득세 3645억원 등 총 1조3178억원을 신고했다. 관세청은 같은해 관세로 426억원을 국내 외국인에게 징수했다.

국세청에 외국인이 신고한 세금(2017년 기준)을 세목별로 살펴보면, 근로소득세가 7707억원으로 가장 많고 종합소득세 3645억원, 일용근로소득 원천징수분 700억원, 사업소득세 570억원, 퇴직소득세 376억원, 양도소득세 180억원 순이었다. 외국인이 납부하는 국세도 매년 증가해왔다. ▲2015년 1조1909억원 ▲2016년 1조2399억원▲ 2017년에는 1조3178억원을 납부해 매년 5% 내외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여기에 외국인 근로자가 지방자치단체에 납부한 지방소득세 770억원(근로소득세의 10%)과 주민세, 국세청이 관리 부재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7개 세목(기타소득세,상속세,증여세 등) 등을 합하면 외국인은 연간 최소 1조5000원 이상 세금을 납부한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국내 체류 중인 외국인들이 한국인과 똑같은 납세 의무를 지고 있다는 것이다. 

◆ 다문화가정 복지 괴리감…"왜 하필 '임산부' 대상 정책에서"

다문화가정 구성원들은 서울시가 임산부교통비지원 신청 한달 전부터 대대적인 홍보를 해왔지만, 막상 신청 접수 당일인 1일에는 외국인 산모가 제외됐다는 사실에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는 입장이다.

외국인 아내와 서울 마포구에서 거주 중인 B씨(28세)는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번 임산부 교통비지원사업 신청날(7월 1일)만 기다려왔다"며 "강남으로 출근하는 아내의 교통비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에는 다문화가정도 늘어나고 있고, 국제결혼이 국내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추세로 자리잡고 있어 당연히 지원 대상에 포함될 줄 알았지만, 신청 당일날 '외국인 산모'는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다는 걸 알았을 때 너무나도 충격적이었다"라고 덧붙였다. 

B씨는 "타국에 살며 문화나 생활적인 부분에서 다문화가정으로써 힘든 부분이 많다. 물론 이는 우리가 감안하고 맞춰 살아가야 하는 부분"이라면서도 "하지만 이것은 '임산부'에 대한' 정책이다. 제외 대상을 두어서는 안될 정책"이라고 헛웃음을 지었다.

B씨는 "재한외국인 처우 기본법을 보면 제 1조 목적에서는 '재한외국인'이 대한민국 사회에 적응해 개인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하고, 대한민국 국민과 재한외국인이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사회 환경을 만들어 대한민국의 발전과 사회통합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나와있다.

그러면서 "제3조(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책무)에서는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제 1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재한외국인에 대한 처우 등에 관한 정책의 수립·시행에 노력해야 한다고 나와있다"며 "국가가 다문화가정에 대한 소외감을 지워야 하는데, 오히려 다문화가정과 일반가정과의 괴리감을 조성하는 등 사회적인 문제를 만들고 있다"고 꼬집었다. 

실제 서울시는 임산부 교통비지원사업 홍보 당시 지원 대상을 '서울에 거주 중인 모든 임산부'라고 소개했다. 다만 이번 논란에도 서울시는 '주민등록'을 두고 있는 임산부만 신청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서울특별시 출산 및 양육지원에 관한 조례 제4조의4제1항제1호(7월 1일 시행예정)에서는 신청일 기준 6개월 이상 계속해 서울특별시 관할구역 내에 '주민등록'을 두고 있는 '임산부'를 임산부 교통비 지원 신청요건으로 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민등록법 제6조에서는 외국인을 주민등록대상자의 예외로 두고 있으며, 동법 시행령 제6조의2에 의거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에 한해 세대별 주민등록표에 '기록'할 수 있을 뿐 '등록'은 불가하므로, 안타깝지만 현행 법령상 세대별 주민등록표에 '기록'된 외국인은 임산부 교통비 신청자격에 부합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관계자는 "본 사업은 '임산부'에게 교통비를 지원하는 사업으로, '임산부'의 주민등록 여부(국적)에 따라 신청요건의 충족 여부가 결정된다"고 밝혔다. 



김상준 YOVIVIRE@pol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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