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에 대한 ‘계산’ 끝낸 北김정은 “윤석열정권과 군대 전멸될 것”, 직접 강경발언

2022.07.28 09:40:19

새 정부 출범 3개월도 안 돼 최고지도자 대남 공식입장 공언 이례적, 대남정책방침 확정 의미
‘미-중·러 신냉전질서’ 편입 목적도 담겨, 미국 비난수위는 통상수준으로 조절 대화 문 열어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밝힌 공식입장을 통해 ‘윤석열 정부에 대한 군사적 적대’를 분명히 했다. 북한 최고지도자가 새 정부 출범 이후 3개월도 되지 않은 시점에 공식석상에서 직접 대남 강경발언을 한 경우는 이례적이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의 28일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이 전날(27일) 6·25전쟁 정전협정체결 제69주년을 맞아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탑 앞에서 열린 기념행사에서 연설에서 “지금 남조선의 새 ‘정권’은 우리 정권과 군대를 다시금 ‘주적’으로 규정해놓고 동족대결 상황을 대비한다는 쓸데없는 겁에 질려 악청을 돋구고 온갖 몹쓸 짓, 부적절한 행동들을 일삼고 있다”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남조선 정권과 군부깡패들이 군사적으로 우리와 맞서볼 궁리를 하고 그 어떤 특정한 군사적 수단과 방법에 의거해 선제적으로 우리 군사력의 일부분을 무력화시키거나 마슬수(부셔버릴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천만에”라며 “(윤석열 정부의)위험한 시도는 즉시 강력한 힘에 의해 응징될 것이며 윤석열 ‘정권’과 그의 군대는 전멸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김 위원장이 이처럼 윤석열 대통령 실명을 거론하며 공식석상에서 직접 비난하고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북한은 통상 역대 새 정부 출범 초기에는 새 정부가 내놓는 외교안보정책과 대북정책 기조를 충분히 지켜본 뒤 최고지도자가 나서 남북한 관계에 대한 입장을 밝혀왔다. 그런데 김 위원장이 새 정부 출범 3개월도 안 된 시점에 이같은 입장을 밝힌 것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북한 내부의 ‘계산’을 끝내고 대남정책 방향 수립이 확정됐다는 의미다.

북한은 윤 대통령의 ‘선제타격’ 주장에 대해 비난 했지만 김 위원장이 직접 나서지 않았다. 5월 21일 한미정상회담에서 한반도 핵전쟁 불사의 ‘한미 확장억제 합의’, 이어지는 한미연합군사훈련 확대에도 비슷한 스탠스를 유지했다.

그러나 이처럼 김 위원장이 대남 적대를 공언한 것은 미국과 중국 간의 갈등,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표면화된 신냉전질서 속에 편입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아울러 통일부 업무보고에서 윤 대통령이 헌법 4조를 거론하며 ‘자유민주질서에 따른 통일’을 언급하며 북한정권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을 보였고 국방부도 남북한 군사충돌을 상정한 대응태세 위주의 보고를 받은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윤석열 정권은)무기개발 및 방위산업 강화책동에 더욱 열을 올리고 미국의 핵전략 장비들을 대대적으로 끌어들이려 하고 있으며 여러 가지 명목의 전쟁 연습들을 확대해나가고 있다”며 “지금 우리 무장력은 그 어떤 위기에도 대응할 철저한 준비가 돼 있으며 우리 국가의 핵전쟁 억제력 또한 절대적인 자기의 힘을 자기의 사명에 충실히, 정확히, 신속히 동원할 만전태세에 있다”고 강조했다.

또 “저들이 실제로 제일 두려워하는 절대병기를 보유하고 있는 우리 국가를 상대로 군사적 행동을 운운한다는 것은 가당치도 않은 것이며 매우 위험한 자멸적인 행위”라며 “"남조선은 결단코 우리에 비한 군사적 열세를 숙명적인 것으로 감수하지 않을 수 없으며 그 언제든 절대로 만회할 수 없을 것”이라고 자신의 핵무장력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미국을 향한 비난의 수위는 통상 수위에서 조절했다. 북한은 통상 7.27정전일에 미국에 대한 비난을 주로 했으나 이번에는 그 비중은 작아졌고 그 수위도 ‘경고’ 정도였다. 아울러 북미대화의 문을 완전히 닫지도 않았다. 향후 진행될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시험 등의 프로세스를 감안해 미국과의 대화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볼 수 있다.

김 위원장은 “미국과의 그 어떤 군사적 충돌에도 대처할 철저한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을 다시금 확언한다”며 “미국이 우리 국가의 영상을 계속 훼손시키고 우리의 안전과 근본이익을 계속해 엄중히 침해하려 든다면 반드시 더 큰 불안과 위기를 감수해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한미군사훈련에 대해 “우리 국가의 안전을 엄중히 위협하는 대규모합동군사연습들을 뻐젓이 벌여놓고 있는 이중적 행태는 말 그대로 강도적인 것”이라며 “이는 조미(북미) 관계를 더 이상 되돌리기 힘든 한계점에로, 격돌상태로 몰아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미국에 대해 단절적 태도는 보이지 않았다.



정찬 jchan@pol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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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 기자

청와대를 출입하면서 여론조사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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