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19일 치러진 제18대 대통령선거의 최종 결과,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51.6%의 지지를 얻어 48.0%의 지지를 받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를 누르고 차기 대통령에 당선됐다.
박 당선인은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로 결정된 순간부터 줄곧 ‘대통합’을 외친 것에 걸맞게 전체 투표자의 과반이 넘는 15,773,116표(51.6%)의 지지를 받아 승리했다. 하지만 낙선한 문 후보 역시 역대 대통령 당선자들 보다도 많은 14,692,625표(48.0%)의 지지를 얻으며 선거 직전까지 결과를 알 수 없는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최종 투표율 75.8%
이는 19번의 역대 직선제 대선 투표율 중 10번째에 해당하지만, 2000년대 들어서 치른 선거 중에서는 가장 높은 수치다.
4월 11일 치른 19대 총선 투표율은 54.2%, 2007년 17대 대선 투표율은 63.0%, 2002년 16대 대선 투표율은 70.8%였다.
지역득표율은 ‘東朴西文’
역대 보수 후보들과는 달리 박근혜 당선인이 호남에서 두 자릿수 득표율(10.5%)을 달성하긴 했지만, 뿌리깊은 지역주의를 완전히 해소하지는 못했다.
1. 방송3사 출구조사
미국에서 시작된 출구조사는 1996년 총선 때 국내에 처음 도입된 이래 각종 선거에서 속보경쟁을 벌이는 언론사들의 선거 결과 예측 수단으로 발전해왔다. 총선과 지방선거에서는 출구조사 결과가 다소 빗나가기도 했지만 대선 결과는 꽤 정확하게 맞았다.
2002년 대선 출구조사 결과는 노무현 49.1%, 이회창 46.8%였는데, 실제는 노무현 48.9%, 이회창 46.6%로 집계됐다. 2007년 대선 때는 이명박 50.3%, 정동영 26.0%로 예측했고 실제는 이명박 48.7%, 정동영 26.1%로 나왔다.
19일 오후 6시 공식적인 대선 투표시간이 마감되자 주요 언론사들은 일제히 출구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상파 방송3사, 종합편성채널 JTBC, YTN, 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 등 여론조사를 실시한 4개 기관 중 예측조사를 실시한 YTN과 오마이뉴스 등 2곳은 문재인 후보의 우세를 예상했고, 방송3사와 JTBC는 박근혜 후보의 우세를 점쳤다.
그 중에서 특히 가장 많은 인력과 자금을 투입한 지상파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가 실제 개표결과와 가장 근접한 수치를 보였다.
KBS·MBC·SBS 지상파 방송3사는 밀워드브라운미디어리서치(MBMR), 코리아리서치센터(KRC), 테일러넬슨소프레스코리아(TNSRI) 등 3개 여론조사기관에 출구조사를 의뢰한 결과 박근혜 50.1%, 문재인 48.9%의 지지율로 박 후보가 문 후보를 1.2%p 앞설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박근혜 51.6%, 문재인 48.0%의 실제 결과와 상당히 비슷했다.
그러나 무응답 비율이 가장 높았던 경기도와 인천의 경우 문 후보가 각 50.9%와 50.6%로 이길 것이라고 예측한 것과 달리 개표 결과 박 당선인이 경기 50.4%, 인천 51.8%로 앞서 실제와는 반대의 결과를 보였다. 때문에 디테일한 부분에서는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왔다.
2) 성별 출구조사
이는 ‘준비된 여성대통령’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꾸준히 여성 표심을 공략해온 박 후보의 전략이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여진다. 이전 대선기간 동안 실시했던 많은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박 당선인은 주부층에서 높은 지지를 받았었다.
3) 연령별 출구조사
출구조사 결과 20대와 30대 지지율은 문 후보가 각각 65.8%, 66.5%로 33.7%와 33.1%를 얻은 박 후보를 크게 앞섰다. 40대 역시 차이는 줄었지만 55.6%의 문 후보가 44.1%의 박 후보를 앞섰다. 반면 50대와 60대 이상 지지율은 박 후보가 62.5%, 72.3%로 37.4%와 27.5%에 그친 문 후보를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 대선 결과를 보면 17대 이명박 후보는 20대 42.5%, 30대 40.4%, 40대 50.6%, 50대 58.5%, 60대 58.8% 등 전 연령층에서 고른 지지를 받으며 대통령에 당선됐다. 16대 때 노무현 후보는 20대 59.0%, 30대 59.3%, 40대 48.1% 등 오히려 젊은 층에서 높은 지지율을 받아 대통령에 당선됐다.
4) 지역별 출구조사
19일 오후 6시 정각 발표된 지역별 방송3사 출구조사에 따르면 박근혜 후보는 부산·울산·경남 등 PK지역, 대구·경북 등 TK지역, 대전을 제외한 충남·충북 등 충청지역, 강원과 제주 등에서 문 후보를 앞섰다.
반면 문재인 후보는 서울과 경기·인천 등 수도권 지역과 대전, 광주·전북·전남 등 호남지역에서 박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개표 결과에서는 서울과 광주, 전남, 전북에서만 문 후보가 앞섰고, 이들 지역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박 당선인이 앞섰다.
또 ▷광주 박 후보 6.1%(7.8%), 문 후보 93.8%(92.0%) ▷전남 박 후보 7.7%(10.0%), 문 후보 92.1%(89.3%) ▷전북 박 후보 11.2%(13.2%), 문 후보 88.5%(86.3%) ▶대전 박 후보 49.5%(50.0%), 문 후보 50.0%(49.7%) ▷충남 박 후보 54.0%(56.7%), 문 후보 45.8%(42.8%) ▷충북 박 후보 56.6%(56.2%), 문 후보 43.2%(43.3%) ▷강원 박 후보 61.3%(62.0%), 문 후보 38.4%(37.5%) ▷제주 박 후보 51.8%(50.5%), 문 후보 47.0%(49.0%) 등이었다.
서울과 부산, 울산, 대구, 충북 등은 출구조사 결과와 실제 개표 결과가 거의 일치했다. 반면 경기, 인천, 대전에서는 우세와 열세가 반대로 예측돼 출구조사의 한계를 드러내기도 했다.
5) 세대별 투표율
특히 90%에 육박하는 50대의 투표율은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거기에 인구비율까지 곱해져 주로 박근혜 후보를 지지했던 50대의 투표율은 박 후보 당선에 주요 승인으로 꼽힌다.
투표율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 인구비율이다.
제16대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되던 2002년 연령별 유권자 인구비율은 20대 23.2%, 30대 25.1%, 40대 22.4%, 50대 12.9%, 60대 이상 16.4%로 30대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제17대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된 2007년 연령별 유권자 비율은 20대 21.1%, 30대 22.9%, 40대 22.5%, 50대 15.4%, 60대 이상 18.1%로 역시 30대가 가장 많았지만 그 비율은 줄어들었다.
제18대 대선을 치룬 2012년 유권자 비율은 20대 18.1%, 30대 20.1%, 40대 21.8%, 50대 19.2%, 60대 이상 20.8%로 60대 이상 인구비율이 30대와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늘어났다.
젊은층으로 분류되는 20,30대와 50대 이상 노년층 유권자 비율을 제16-17-18대 대선 시점에서 비교해보면 20,30대는 48.3 – 44.0 – 38.2%로 점점 줄어든 반면, 50대 이상 유권자 비율은 29.3 – 33.5 – 40.0%로 계속해서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20,30대와 50대 이상 인구의 비율이 역전된 셈이다.
게다가 지난해 12월 21일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 사회의 고령화는 점점 더 심화돼 제19대 대선을 치루는 2017년 인구비율은 20,30대 34.7%, 50대 이상 45.1%로 그 격차는 더욱 벌어질 전망이다.
2. 한국갤럽 사후조사
한국갤럽은 제18대 대통령 선거가 끝난 직후인 19일 저녁 6시부터 전국 19세 이상 투표자 1,036명에게 투표한 후보를 묻는 사후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박근혜 47%, 문재인 45%, 기타후보 1%, 모름/무응답 8%였으며, 후보 선택 이유로는 박 당선인 ‘신뢰와 약속’, 문 후보 ‘정권교체와 심판’을 꼽았다.
후보 선택 이유, 박근혜 ‘신뢰와 약속’ 22%, 문재인 ‘정권 교체/심판’ 26%
가장 마음에 드는 공약/주장, 박근혜 ‘민생 안정’ 8%, 문재인 ‘사람이 먼저다’ 14%
문재인 후보는 ‘사람이 먼저다’가 14%로 가장 많고, 이외에 ‘복지정책 확대’ 7%, ‘민생 안정’과 ‘반값 등록금’이 각 6% 순으로 두 후보의 정책에는 공통점이 있었다.
선거 전 일주일 이내 투표 후보 결정, 박근혜 16%, 문재인 27%
후보별로 보면 박근혜 투표자 중 76%가 한 달 전에 이미 투표 후보를 결정했고, 선거 전 일주일 이내 결정자는 16%였다. 반면 문재인 투표자 중 한 달 전 결정자는 57%, 선거 전 일주일 이내 결정자는 27%로 문재인 후보의 표심 결집이 선거 막판에 집중됐음을 확인 할 수 있었다.
투표 후보 결정 시 참고 매체, TV 토론 54% > 신문/방송 보도 23% > 인터넷 18%
투표 후보 결정 시 참고한 매체로는 ‘TV 토론’이 54%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신문/방송 보도’ 23%, ‘인터넷’ 18% 순이었다. 박근혜 후보 투표자는 ‘TV 토론’ 다음으로 ‘신문/방송 보도’, ‘주위 사람/가족’, ‘선거유세’ 등 기존 매체의 영향을 많이 받은 반면, 문재인 후보 투표자는 상대적으로 ‘인터넷’, ‘SNS’ 등 새로운 매체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선거의 문제점은 ‘네거티브’ 43%
이번 선거의 문제점에 대해 물은 결과 ‘네거티브’가 43%로 가장 많이 지적됐고, 이외에 ‘언론의 불공정 보도’ 8%, ‘TV 토론 미흡’ 6%, ‘지역감정 자극’ 4% 등의 순이었다.
안철수 전 대선 후보 향후 정치 활동에 대해, ‘찬성’ 47%, ‘반대’ 40%
특히 문재인 투표자의 74%는 찬성한 반면, 박근혜 투표자의 64%는 반대의견을 표했다. 연령별로도 20대는 71%가 찬성한 반면, 50대는 54%가 반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정원 직원 불법 선거운동 사건 경찰 중간 발표, ‘신뢰한다’ 33%, ‘신뢰하지 않는다’ 54%
또한 선거직전 불거진 국정원 직원 불법 선거운동 사건에 대한 경찰의 중간 수사발표에 대해서는 33%가 ‘신뢰한다’고 답했지만 절반이 넘는 54%는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해 경찰의 발표를 불신하는 국민이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3. 한국리서치 패널조사
SBS와 중앙일보, 동아시아연구원(EAI)이 대선 이후 20~22일 사흘간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공동으로 실시한 대선 패널조사에서 응답자들은 ‘박근혜 후보가 잘해서’라기 보다 ‘단일화 실패와 민주통합당이 잘못해서’ 승패가 갈렸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 박근혜 당선인 승리 이유
‘안철수 대선’으로 평가되는 이번 대선의 가장 큰 이슈는 단일화였으며, 안철수 전 후보의 갑작스런 사퇴가 많은 유권자들에게 큰 충격과 실망을 준 것으로 보여진다.
또 정권교체 불발에 대한 책임을 문재인 전 후보 보다는 민주당으로 돌린 것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2) 당선인 국정운영 기대감
대선 직후 우리 국민들은 당선인의 국정운영에 대해 대부분 90% 가까운 지지를 보내왔으나 막판까지 박빙의 싸움을 벌인 이번 대선의 경우 문 후보 지지자들의 아쉬움이 그만큼 큰 것으로 짐작된다.
한편, 개별 과제에서는 경제적 양극화가 ‘개선될 것’이란 의견이 32.0%로 ‘악화될 것’이란 응답 21.6%보다 높았다. 노사갈등 역시 ‘개선될 것’이란 응답자가 28.9%로 ‘악화될 것’이란 응답자 20.0%보다 많았고, 남북관계도 ‘개선될 것’이라고 답한 사람이 25.7%로 ‘악화될 것’이란 대답 22.0%보다 높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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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8대 대선 최종 결과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에 올라온 정보를 기준으로 표시했다.
• 지상파 방송3사 출구조사는 미디어리서치, 코리아리서치센터, TNS코리아 등 3개 여론조사기관이 투표 당일인 19일 오전 6시부터 오후 5시까지 유권자 8만6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1800명의 조사원은 전국 360개 투표소의 50m 밖에서 방금 투표를 마치고 나온 유권자 중 매 6번째 투표자에게 직접 조사지를 나눠주고 수거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0.8%p다.
• 한국갤럽 사후조사는 대선일인 19일 투표 마감 직후 6시부터 9시까지 3시간 동안 휴대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한 전국의 만 19세 이상 제18대 대통령 선거 투표자 1,036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RDD조사를 통해 실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33%다.
• 한국리서치 패널조사는 대선 이후인 12월 20~22일 사흘간 할당추출 방식으로 선정된 유권자 패널 1,355명을 대상으로 컴퓨터를 이용한 전화면접 방식을 통해 진행했다.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2.7%p다. / 김자경 기자 tankg@poli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