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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창선 칼럼] 이재명의 컨벤션 효과가 사라진 이유

이재명의 컨벤션 효과는 없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이 세 달 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이재명 대선 후보를 선출했지만, 그의 지지율은 오히려 하락하거나 정체 상태에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들이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KBS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1~13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양자 가상 대결에서 이재명 후보는 국민의힘 윤석열, 홍준표 후보 모두에게 오차범위 내 접전 양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명-윤석열 대결인 경우, 이재명 지지 41%, 윤석열 지지 36%로 오차 범위 내였다. 이재명-홍준표 대결인 경우는 둘 다 39%대로 초접전이었다. 지난달 추석 때 조사와 비교해보면, 이재명 후보와 야당 후보 간 격차가 줄어든 것으로, 민주당이 기대했던 컨벤션 효과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개 여론조사기관이 합동으로 지난 11~13일 실시한 전국지표조사 결과도 비슷한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이재명 대 홍준표'의 경우 이재명이 3%포인트 하락한 37%, 홍준표가 40%를 기록하여 이재명은 홍준표에게 처음으로 역전당했다. '이재명 대 윤석열' 대결에서는 이재명 39% 윤석열 35%로, 이재명 후보 전주 대비 5%포인트 하락하며 격차가 4%포인트로 좁혀졌다. 이 역시 후보 선출 이후 오히려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이 하락했음을 보여준다. (여론조사 결과들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밖에도 민주당 경선이 끝난 이후 실시된 다른 여론조사들에서도 이재명의 지지율은 대체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명의 컨벤션 효과는 없음이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컨벤션 효과로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이 한 단계 상승하면 대장동 의혹도 돌파될 수 있으리라 기대했던 민주당으로서는 당혹스러운 상황이 되어버렸다.

이러한 상황을 낳은 원인으로 몇 가지를 짚을 수 있다. 먼저 대장동 의혹과 관련한 ‘이재명 책임론’이 그의 지지율을 끌어내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민주당 경선 때 3차 선거인단 투표에서 이재명이 충격적인 참패를 당했던 것도 대장동 의혹 때문에 흔들리는 민주당 중도성향 지지층의 표심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되었다. 아시아경제 의뢰로 윈지코리아컨설팅이 지난 9~10일 실시한 조사에서는 대장동 사태와 관련해 '이재명 후보의 책임이 크다'는 응답이 56.5%로, '국민의힘의 책임이 크다'는 응답 34.2%를 압도하며 대장동 사태에 대한 여론은 ‘이재명 책임론’으로 기울어져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대장동 사태를 ‘국민의힘 게이트’라 주장하며 아직까지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는 사과조차 하지 않은 이재명 후보의 방식이 한계점에 도달했음을 의미한다. 그런 방식이 지지층을 상대로 하는 경선에서는 먹혀들 수 있었겠지만, 중도층이 여론과 승부의 열쇠를 쥐고 있는 본선에서는 이미 벽에 부딪히고 있는 셈이다. 이재명 후보가 국민에게 무겁게 사과하고 자신에 대한 수사를 자청하는 적극적 태도로 선회하지 않는다면 여론은 그에게 결코 우호적이지 않게 될 것이다.

컨벤션 효과를 사라지게 만든 또 하나의 원인은 경선 불복 사태의 위기 직전까지 갔던 경선 후유증이었다. 결선 투표 없이 이재명 후보의 선출을 재확인한 민주당 당무위원회의 결정으로 이낙연 전 대표가 경선 승복 선언을 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정치적 앙금은 남아있고 지지층의 화학적 결합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낙연 전 대표도 승복 선언을 하기는 했지만, "모멸하고 인격을 짓밟고 없는 사실까지 끄집어내 가지고 유린하는 건 인간으로서 잔인한 일일 뿐만 아니라 정치할 자격이 없는 짓"이라며 이재명 지지자들을 향한 불편함을 표하고 있다. 여기에 이낙연 지지자 일부는 법원에 경선 무효 가처분 신청까지 한 상태다. 이런 분위기에서 이재명-이낙연 지지층의 화학적 결합이 쉽게 이루어질 것 같지는 않다. 당장 이낙연 전 대표의 선대위 참여 여부조차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오마이뉴스 의뢰로 리얼미터가 지난 11~12일에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이재명·심상정·안철수에 윤석열 혹은 홍준표를 넣어 실시한 여야 4자대결 조사에서 지난 경선 때 이낙연 전 대표를 지지했다는 응답자 중 이 후보를 선택했다는 응답은 이-윤-심-안 대결에선 14.2%, 이-홍-심-안 대결에선 13.3%에 그쳤다. 경선 이후 이낙연 지지층의 이탈이 예상보다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음을 읽을 수 있다.

집권 여당의 대선 후보로 선출되었음에도 컨벤션 효과가 아닌 ‘역벤션 효과’에 갇혀버린 이재명 후보로서는 본선 시작부터 위기를 맞고 있는 셈이다. 경선과는 성격이 전혀 다른 본선을 맞아 당파적 충성도가 낮은 중도층에게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하지 않는다면 위기탈출이 여의치 않을 수 있다.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묻지마 지지를 해주었던 지지층과는 달리, 중도층의 상당수는 이재명 후보를 불안한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는 현실이다. 여당의 후보로 확정되었지만 ‘불안한 후보’라는 시선에서 자유로워진 것은 아니다. 대장동 의혹이 살아있고 ‘변호사비 대납’ 의혹도 대기중이다. 대통령감으로서 그의 인성과 도덕성에 의구심을 갖는 사람들도 여전히 많다.

대선 후보에게 지지율은 생명과도 같다. 이재명의 지지율이 반전의 계기 없이 계속 부진하게 될경우 민주당 안팎에서 후보교체론은 언제든 불거질 수 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이재명 후보 스스로 그 계기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모습이다. 대선 후보가 된 이재명의 시작은 대장동 의혹에 대해 사과하고 수사를 자청하는 모습이었어야 했다. 이제라도 그것을 생각하지 못한다면 본선으로 가는 그의 앞길은 생각보다 험난해질 것이다.

※ 외부 필자의 기고는 <폴리뉴스>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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