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한유성 기자] 경제위기의 체감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대통령 국정지지율의 폭락은 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 능력 자체에 대한 신뢰 문제로 번지고 있다. 폴리뉴스는 취임 2개월만에 30% 중반대 지지율이 현실로 다가온 7월 11일, <김능구와 이강윤의 여론조사대해부> 대담을 가졌다.
김능구 : 민주당 이야기를 짧게 해보자. 오는 7월 18일 예비후보 등록이 끝나고 컷 오프가 진행된다. 당 대표 컷오프는 3명인데 중앙위원회 70% 여론조사 30% 룰로 확정됐다. 그 과정에 최근에 못 봤던 연판장이라는 게 등장했는데, 비대위원장이 전준위에서 올라온 안을 거부하고 중앙위원회 100%로 한다고 정했는데, 연판장으로 그걸 엎은 거다.
63명 의원이 서명한 연판장인데, 이 사람들을 친명 의원으로 보면 굉장히 늘어난 거다. 지금 민주당 의원이 163명인데, 그 중에 많아야 30명 내외라고 이야기 했었는데 배가 되는 숫자가 나왔다. 친문 의원도 제법 된다고 하는데, 우연치 않게 이재명 의원 측이 연판장으로 실력을 보여줬다. 그만한 배후가 단일로 있다는 것은 엄청난 거다.
이강윤 : 우상호 비대위원장이 처음에 전준위 안을 거부하려다가 전준위원장이 사퇴하고 하는 통에 빨리 수습에 나선 것이 결국 숫자 63명을 확인시키는 계기가 됐다. 어쨌든 이재명 의원이 나오면 당선이야 분명히 되겠는데, 그게 과연 효과적이고 본인을 위해서나 당을 위해서나 좋은 것인가라는 질문은 완전히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김능구 : 97그룹이 모두 출마 선언을 했다. 양박양강이라고 이야기하는데 박용진, 박주민, 강병원, 강훈식 의원 등 모두 재선그룹이다. 다들 서울이고 강훈식 의원은 아산 출신이다. 그래서 ‘어대명 대 97그룹’ 대결로 잡히는데, 이 구도로 간다면 3명 컷오프 이후 일정 시점에서 단일화 논의도 있을 수 있다고 보여진다. 어쨌든 요는 ‘이재명의 민주당’이 아니라 ‘민주당의 이재명’이 답이라고 원로들이 많이 얘기하고 있다. 요즘 이재명은 말을 굉장히 삼가하고 있는데, 아마 조금 있으면 출마 선언을 하면서 당 혁신에 대한 비전을 밝힐 거다.
이강윤 : 저는 민주당의 이재명으로 돌아갈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 자신의 아이덴티티하고 직결되는 문제고, 무엇보다 얘기를 들으셨을 거로 짐작하지만 8월 하순쯤 대대적인 수사가 있을 것 같다는 말들이 돌고 있다. 그랬을 때 그 타겟이 어디로 향하리라는 것을 짐작하기 어려운 일은 아니고, 이재명 의원으로서는 대표를 하든 안 하든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일 가능성이 높다면, 의원직과 함께 당 대표직을 맡는 것이 본인이 방어하는 데는 힘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김능구 : 현재 제가 듣는 분위기로는 기소는 100%다. 사안이 워낙 여러 가지고, 그래서 누가 보더라도 이의제기할 수 없는 것부터 기소를 한다는 거다. 그 시점이 문제인 건데, 8월 28일 전당대회 직전이나 직후에 한다는 거다. 만약 당 대표가 된 다음에라도 실제 기소가 된다면, 기소되는 사안은 법적으로 투쟁을 하더라도 다들 당을 위해서 자리를 내놓는 게 지금까지 우리의 정당사였다.
지난 번에 이재명 불출마를 요구했던 이광재 전 의원이 강원도지사에 당선됐다가 7개월 만에 판결에 의해 직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는데, 그 판결은 이미 예고됐었던 사안이다. 그걸 본인도 알고 있었고 강원도민도 알고 있었는데, 이광재의 출마 배경에는 강원도민의 열망인 강원 대망론이 있었다. 강원도 사람도 정권을 한번 잡아보자, 변방이 아니라 중심이 돼 보자는 것이 강원도민의 염원이었다. 그에 보답하기 위해서, 정말 예측되고 예고되고 그렇게 되리라 보지만 도민의 민심에 자기가 화답한 거다.
지금 상황을 그때와 비교하면, 말하자면 당 대표에 나오는 것이 당심과 국민들의 민심에 화답하는 건가라는 문제다. 이미 계양에 출마하면서 당을 위해서 나올 수밖에 없다고 이야기했었다. 그런데 선거 끝나고 나온 각종 평가나 정당 보고서를 보면, 송영길 후보의 서울시장 출마와 이재명 후보의 그 지역구 출마가 지방선거를 망치는 데 큰 역할을 했고 패인이라고 인정하고 있다. 지도자가 그 상황을 잘못 읽은 것도 큰 실책이고 정치적 과오다.
그런 것은 한 번으로 족하다는 거다. 제기된 문제들을 정말 깨끗이 정리할 자신이 있다면, 저는 이재명 의원에게 한 번만 템포를 늦추기를 권고하고 싶다. 그런데 혼자 정치하는 건 아니고, 그 주변에서는 당대표 출마는 계양 보궐선거에 나설 때부터 정해진 거라고 밀어붙이고 있다. 이해찬 전 당 대표 같은 경우는 대안부재론이다. 지금 당을 지키고 맞설 수 있는 사람은 이재명 의원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이강윤 : 그거야 보기에 따라 다른 것이고, 정답을 내놓으라면 그런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아무튼 국민의힘이 저렇게 죽을 쑤고 대통령 인기가 폭락하는데도 민주당이 그것을 받아먹지 못하고 있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본다.
김능구 : 전당대회 전에 민주당 비대위가 당을 혁신하고 쇄신할 수는 없을 것 같다. 혁신과 전대 두 가지가 미션이라 했지만 혁신은 상당히 하기 어려운 과제다. 전당대회에서 선거를 통해 또 선거 이후 지도부 체제가 구축되면, 저는 이제야말로 민주당을 뿌리채 뒤흔들어야 된다고 본다. 거의 창조적 파괴의 수준으로 가서 새롭게 건설해야 한다.
민주당의 깃발이 뭐고 민주당의 정체성이 뭐냐, 민주당이 목숨 걸고 지켜야 할 가치와 함께할 사람은 누구냐, 이런 부분에 대해서 정말 폭넓게 그리고 철저하게 논의하고 거기에 답할 수 있는 사람만이 다음 총선에 나와야 된다. 그러려면 정말 사심이 없고 자기 모든 것을 던질 수 있어야 되는 것이고, 만일 자기들의 권력 투쟁으로 당을 하는 분들이 지도부를 장악한다면 민주당의 운명은 정말 갑갑하다. 국민들이 준 거대 의석, 유정회 시절 빼고는 정말 힘든 건데, 이것을 가지고 제대로 된 뭔가를 해야 된다.
이강윤 : 최대의 의석으로 최악의 성적을 낼 수도 있다.
김능구 : 고 노회찬 의원이, 자기가 한나라당을 가더라도 ‘선거구제만 중대선거구제로 바뀐다면 뭐든지 다 하겠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그것이 우리나라 정치 문화와 정치 자체의 변화를 실현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본 거다.
이강윤 : 또다시 공왈맹왈 하는 결론의 느낌이지만, 이것이 또한 이 시점의 현 주소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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