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영도 김비오 “선대위원장 요청 예정”…문재인측 “큰 틀에서 도움 고민”

▲  문재인 의원은 지난 11일 오후 부산 사상구 지역구 의원사무실에서 김비오 민주당 부산영도지역위원장을 초대해 1시간여 동안 만남을 가졌다. ©다음 블로그 '쏭군의 착륙지'
▲ 문재인 의원은 지난 11일 오후 부산 사상구 지역구 의원사무실에서 김비오 민주당 부산영도지역위원장을 초대해 1시간여 동안 만남을 가졌다. ©다음 블로그 '쏭군의 착륙지'

민주통합당이 4월 재보선 부산 영도 지역구에 김비오 영도지역위원장을 공천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민주당은 김무성 새누리당 전 의원에게 열세이지만 '총력전'을 결의하고 나섰고, 문재인 의원도 지원 유세를 검토 중이어서, 야당의 '추격전'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김비오 위원장은 공천이 확정되면 문재인 의원에게 부산영도 선거대책위원장을 요청할 예정이어서 문 의원의 수락 여부가 주목된다.

공직선거후보자 추천심사위원장인 김동철 민주당 의원은 18일 오후 <폴리뉴스>와 통화에서 "영도는 가급적 빨리 전략 공천을 할 생각"이라며 "특별한 변수가 없으면 김비오 후보가 안정적으로 선거 운동을 할 수 있게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민주당은 지난 대선 당시 부산 영도에 40% 가량 득표했고, (김비오)후보도 오랫동안 지역 활동을 해왔다. 자칭 거물급이라는 새누리당 김무성 후보에 대한 지역 거부감도 있을 것이라고 본다"며 "총력전을 전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현실적으로 김무성 후보쪽에 밀리는 상황에서 동원할 수 있는 '화력'은 총동원하겠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공개적으로 김무성 후보에 대한 사전선거운동 의혹을 제기하는 등 본격적인 '선거전'에 나섰다.

김무성 사전선거운동 의혹 제기, 배재정 등 지도부 현장 투입, "총력전 전개"

비상대책위원인 배재정 의원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새누리당 당협부위원장 출신이 회장을 맡은 봉래산악회의 지난 17일 산행에 새누리당 김 후보를 비롯해 영도구청장과 소속 공무원, 새누리당 출신 선출직 당직자, 관변단체 소속 인사 등 500여 명이 11대의 버스에 나눠타 동원됐다"고 주장했다.

배 의원은 "이는 사전선거운동의 의혹을 살 수 있는 일로, 특히 새누리당은 재선거 사유를 제공한 책임을 갖고 있는데도 사전선거운동 의혹이 일어나는 점을 좌시할 수 없다"면서 "선관위를 비롯한 관련 기관은 의혹을 철저히 조사해 위법사항이 발견되면 적극적으로 사법처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선관위측은 조사에 착수했고 오는 19일 선거법 위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영도선거관리위 예방단속본부 관계자는 18일 통화에서 "공무원, 관변단체가 참여한 것은 아니고 금품 제공이 나타난 부분은 없다. 참여한 사람들이 후보 지지 발언이나 선거 운동 관련 발언을 했는지 살펴보고 있다"며 "당시 선관위 직원도 현장에 가 촬영을 했기 때문에, (동영상 등을 보며)법 위반 여부를 세밀하게 살펴보고 있다. 내일되면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여론과 관련된 '공중전' 이외에도 지역 표밭을 고려한 '지상전'도 함께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당 지도부 중에서는 부산일보 출신인 배재정 의원이 "(선거 기간 중)부산에 내려가 있는 것을 생각 중"이라며 적극적인 현장 지원을 검토 중이다. 김비오 후보로 공천이 가시화 된 상황에서 선거 전략, 조직 지원 등에 대해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비오 후보도 18일 24시 명예민원센터장을 맡아 비대위 회의에 참석하는 등 본격적인 행보에 나서기도 했다.

지원 고민 문재인, 당내 일각에선 "영도 가서 싸워야"

특히, 당내에서는 문재인 의원의 '역할론'이 거론되고 있다. 문 의원은 부산 영도가 고향이다. 또 문 의원은 김비오 위원장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야권을 위해 뛰었던 모습에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 의원은 지난 11일 부산 사상구 의원 사무실로 김 위원장을 초대해 격려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당시 문 의원은 김 위원장에게 "김무성 전 의원이 중량감 있는 정치인이라고 하지만, 사실 영남의 정치 지형을 기만적으로 몰았던 사람이다. 그러니 두려워하지 말고 당당히 맞서라"며 "지역을 다니면서 겸손하고 낮게 임하라"고 당부했다고 김 위원장은 <폴리뉴스>에 전해졌다.

또 문 의원은 "대선 패배론과 관련해 동선에 여러가지 제약이 있다. 재보선 선거에 본인이 나서서 도움이 될지, 마이너스가 될지 고민"이라며 "공천을 받게 되면, (본인의)역할을 고민하고 결합을 어떤 식으로든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당내에서는 문 의원의 영도 선거 지원 가능성에 대해 "순리에 따를 것으로 본다"(김현 대변인)며 지원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다만, 문 의원이 지원 방식과 시기의 고민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배재정 의원은 통화에서 "후보 본인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문 의원의 적극적인 활동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당내에서 나오고 있다. 이부영 상임고문은 통화에서 "노원은 중앙당이 지원하면 되니까, 문재인 의원은 영도에 스스로 책임을 갖는 자세를 갖고 가야 한다"며 "민주당이 영도에서 왠만큼 싸워서 성과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의원이 어느 시점에서 어떻게 지원하느냐에 따라 부산 영도 재보선의 흐름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지역 선거보다는 대선 과정에서 박근혜 캠프의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은 김무성 후보를 상대로 한 '정권 심판' 구도로 판이 커질 수 있다. 또 4월 재보선 직후 5월 민주당 전당대회가 있기 때문에, 문 의원의 '보폭'에 따라 당내 역학관계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김비오 위원장은 통화에서 "문재인 이사장에게 '공천을 받고 나면 다시 찾아뵙겠다'고 했다"며 "만나게 되면 '문재인 이사장이 (부산영도)선대위원장을 맡아 함께 손 잡고 선거를 치르자'고 요청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의원쪽에서는 부산 영도 출마 후보가 공식적으로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원 방식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면서도, 지원 가능성은 배제하지 않았다.

문 의원의 공보 역할을 맡고 있는 김경수 노무현재단 봉하사업본부장은 통화에서 "아직 당에서 후보나 노선에 대한 입장이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문 후보가 먼저 거기에 대한 입장을 얘기하는 게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문 의원이 영도 재보선 지원을 고민 중인지' 묻자, "큰 틀에서 도움이 되는 방향이 있다면 고민해 보겠지만, 지금으로서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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