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혼란 뒤로하고 박원순 시정 성찰·평가도 이루어져야...내일을 또 살아야하니까”

[출처=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페이스북] 
▲ [출처=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페이스북] 

[폴리뉴스 정찬 기자]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24일 이명박·오세훈 전 서울시장 시정을 ‘토목행정’과 ‘차별·서열’의 가치를 구현했다면 박원순 전 서울시장은 안전과 복지를 추구한 ‘사람 중심’의 가치를 강조한 시정이었다고 주장했다.

임 전 실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들 3명의 시정에 대해 “이명박, 오세훈 시장 시절에 속도와 효율이 강조됐다면 박원순 시장 시절에는 안전과 복지가 두드러졌다”며 “대규모 뉴타운 개발과 도심 초고층화 등으로 대표되는 이른바 토목 행정은 이명박, 오세훈 시장 시절의 상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거기에 20개가 넘는 자율형 사립고를 허가해 일반고를 무력화하고 고교교육의 서열화를 악화시킨 일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라고 이명박·오세훈 전 시장의 시정을 직접적으로 비판했다.

지난 2011년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전 시장이 무소속 후보로서 당선된 데 대해 “서울시민들의 생각이 변했다는 방증이었다. ‘더디가도 사람 생각하자.’ 안전한 서울, 깨끗한 서울, 걷기 좋은 서울이 시민의 새로운 요구였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그런 요구에 순명하여 속도를 줄이고 안전을 강화하고 인도를 넓히고 서울 심야버스를 도입하고 자동차 제한 구역을 늘리려 했다. 건물 고도를 제한하고 경관 심의를 까다롭게 하고 문화재는 무조건 지키고 서울의 역사와 문화를 재창조해내려 무모함을 자처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생활 공간속에 신재생에너지를 설계하고 도시 농부를 키우려 노력했다. 곳곳에 사람 냄새나는 마을 공동체와 공유경제를 장려하고 마을도서관과 북카페를 대폭 늘려나갔다. 복지와 문화 시설을 늘리는 데 힘을 쏟고 서울형 공공어린이집을 획기적으로 확대했다”며 박 시장의 시정 업적을 설명했다.

임 전 실장은 이에 “때론 지나치게 고집스러워서 세상물정 모른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며 “아픔과 혼란을 뒤로하고 선거를 다시 치르는 이 시점에 이런 문제들에 대한 성찰과 평가도 이루어져야 한다”고 박 전 시장에 대한 평가를 공과에 따라 진행돼야 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또 내일을 살아야하고 4월 7일 이후의 서울이 어떤 철학과 방향으로 나아가느냐는 우리 자신와 아이들에게 어떤 과거보다 중요하니까”라고 했다. 임 전 실장의 이러한 발언은 서울시 여직원 성추행 사건으로 가려진 박 전 시장의 시정 업적까지 폄훼해선 안 된다는 뜻을 담을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국민의힘에서는 이를 두고 성추행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로 보면서 임 전 실장을 공격했고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언론에서는 임 전 실장의 이러한 발언은 여권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앞서 임 전 실장은 전날 오전에도 페이스북에 “박원순은 정말 그렇게 몹쓸 사람이었나. 청렴이 여전히 중요한 공직자의 윤리라면 박원순은 내가 아는 가장 청렴한 공직자”라며 “호텔 밥 먹지 않고 날선 양복 한 번 입지 않고 업무추진비를 반 이상 남기는 쪼잔한 공직자였다”고 박 전 시장을 옹호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이 글에서 박 전 시장의 시정 업적을 열거한 후 “박원순은 미래 가치와 생활 이슈에 가장 민감하고 진취적인 사람이었다”며 “시민의 품으로 돌아오는, 뉴욕의 센트럴파크 부럽지 않을 용산 공원의 솦 속 어느 의자엔가는 매 순간 사람의 가치를 높이고자 치열했던 박원순의 이름 석 자를 소박하게나마 새겨 넣었으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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