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선언 선결요건, 우리의 자위권행사를 매도하는 이중적인 편견과 적대적 태도 버려야”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 부부장이 24일 담화를 내고 문재인 대통령의 종전선언에 대해 “북남사이에 다시 긴밀한 소통을 유지하며 관계회복과 발전전망에 대한 건설적인 논의를 해볼 용의가 있다”고 종전선언을 매개로 한 남북 대화에 나설 뜻을 밝혔다.
김 부부장은 이날 자신 명의의 담화에서 문 대통령이 유엔총회에서 국제사회에 ‘종전선언’을 제안한데 대해 “장기간 지속돼 오고 있는 조선반도(한반도)의 불안정한 정전상태를 물리적으로 끝장내고 상대방에 대한 적대시를 철회한다는 의미에서의 종전선언은 흥미 있는 제안이고 좋은 발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조선반도평화보장체계수립의 단초로 되는 종전선언의 필요성과 의의를 공감한데로부터 우리는 지난 시기 여러 계기들에 종전선언에 대하여 논의한 바 있다”며 “종전선언은 나쁘지 않다. 그러나 지금 때가 적절한지 그리고 모든 조건이 이런 논의를 해보는데 만족되는지를 먼저 살펴보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부장은 이에 대해 “우리 국가에 대한 이중적인 기준과 편견, 적대시적인 정책과 적대적인 언동이 지속되고 있는 속에서 반세기 넘게 적대적이었던 나라들이 전쟁의 불씨로 될 수 있는 그 모든 것을 그대로 두고 종전을 선언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로 인한 심각한 대립관계, 적대관계를 그대로 둔 채 서로 애써 웃음이나 지으며 종전선언문이나 낭독하고 사진이나 찍는 그런 것이 누구에게는 긴절할지 몰라도 진정한 의미가 없고 설사 종전을 선언한다 해도 변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을 것”이라고 현재의 정세는 종전선언을 추진하기 어렵다는 입장도 나타냈다.
종전선언의 선결조건에 대해 “쌍방간 서로에 대한 존중이 보장되고 타방에 대한 편견적인 시각과 지독한 적대시정책, 불공평한 이중기준부터 먼저 철회돼야 한다”며 “자기들이 자행하는 행동의 당위성과 정당성은 미화하고 우리의 정당한 자위권행사들은 한사코 걸고들며 매도하려드는 이러한 이중적이며 비논리적인 편견과 악습, 적대적인 태도는 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선결조건이 마련돼야 서로 마주앉아 의의 있는 종전도 선언할 수 있을 것이며 북남관계, 조선반도의 전도문제에 대해서도 의논을 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남조선은 늘 자기들이 말하듯 진정으로 조선반도에 항구적이고 완전한 평화가 굳건히 뿌리내리도록 하자면 이러한 조건을 마련하는 것부터 신경을 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남조선이 때 없이 우리를 자극하고 이중 잣대를 가지고 억지를 부리며 사사건건 걸고들면서 트집을 잡던 과거를 멀리하고 앞으로의 언동에서 매사 숙고하며 적대적이지만 않다면 얼마든지 북남사이에 다시 긴밀한 소통을 유지하며 관계회복과 발전전망에 대한 건설적인 논의를 해볼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김 부부장의 담화는 북한 외무성 리태성 부상의 <미국의 적대시정책이 남아있는 한 종전선언은 허상>이라는 제목의 담화를 발표한 지 하루 만에 나왔다.
앞서 리태성 부상은 담화에서 “우리는 이미 종전선언이 그 누구에게 주는 ‘선사품’이 아니며 정세변화에 따라 순간에 휴지장으로 변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공식 밝힌바 있다”며 “미국의 이중기준과 적대시정책 철회는 조선반도 정세안정과 평화보장에서 최우선적인 순위”라고 미국의 대북적대시정책 우선 철회를 강조했다.
김 부부장이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 논의에 응하겠다는 담화에서는 당장 미국의 대북적대시 정책 철회 부분보다는 남한의 이중 잣대를 지적하고 나선 점이 주목된다. 이는 미국과의 대화에 앞서 남북한 대화에 먼저 나서겠다는 신호로 읽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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