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
▲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

필자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부터 그의 외적 이미지를 주목해왔다. 당시 그의 외모에서 정치인으로서의 면모는 찾아볼 수 없었다. 단정하지 못한 옷차림새는 물론 헤어스타일은 매번 바뀌었지만 어색했다. 어깨를 흔들면서 걷는 걸음걸이도 눈에 거슬렸다, 특히 앉을 때마다 양다리를 크게 벌리고 앉아 ‘쩍벌남’이란 별명도 붙었다.

그랬던 그가 대통령으로 취임한 지 7개월로 접어들면서 대통령다워 보이는 외관을 갖춰가는 모습이 역력하다. 영영 고쳐지지 않을 것 같았던 쩍벌남 자세도 달라졌다. 윤대통령의 긍정적인 변화는 ‘카메라 마사지(camera massage)를 받은 결과였다. 카메라 마사지란 연예인처럼 카메라에 자주 노출되는 사람의 외모가 점점 좋아지는 현상을 말하는 신조어를 말한다. 즉 카메라에 자주 노출되는 사람에겐 자신의 표정이나 메이크업, 헤어스타일, 자세, 몸짓, 목소리, 말투 등을 관찰함으로써 단점을 약화시킬 수 있는 계기가 주어지는 것이다.

최근 제1차 국정과제 점검 회의에서 인사말을 하는 윤석열 대통령
▲ 최근 제1차 국정과제 점검 회의에서 인사말을 하는 윤석열 대통령

대한민국에서 윤대통령만큼이나 카메라에 많이 노출되는 사람이 있을까. 거의 날마다 그의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일거수 일투족이 카메라에 노출된다. 그러다보니 윤대통령이 카메라 마시지를 받는 과정은 조금 혹독(?)했다.

대통령의 바지 품을 너무 크게 입는 습관 때문에 바지를 거꾸로 입었다는 ’수치스러운’ 오해를 받았는가 하면 손톱이 너무 길어 단정하지 못한 대통령이라는 ’수모‘도 겪었다. 대통령이 외모에 신경쓰지 않았다고 굳이 수치스럽다느니 수모를 당한다느니 하는 표현이 과하다고 생각한다면 한 개인의 품격 잣대의 차원으로 이해해주길 바란다.

결국 윤대통령은 카메라 마사지 덕에 바지의 품이 이전보다 좁아졌고 외모 또한 한결 단정해졌다. 그런데 대통령의 패션 스타일링에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고질적인 문제점 하나가 남아있다. 언제나 흘러내리는 듯한 바지 차림새이다.

대통령실 청사 수석회의에서 분양받은 은퇴견과 함께하는 운석열대통령
▲ 대통령실 청사 수석회의에서 분양받은 은퇴견과 함께하는 운석열대통령

지금까지 윤대통령은 운동을 즐기지 않고 대식가에다 술을 잘 마시는 타입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선지 하체(다리)는 얇고 상체는 배가 나와 부한 체형이다. 동그란 배에 벨트의 버클이 고정되지 않으니 그의 바지는 언제나 아래로 흘러내리는 듯한 느낌을 준다.

청와대 상춘재에서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주석 김건희 여사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는 윤석열 대통령
▲ 청와대 상춘재에서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주석 김건희 여사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는 윤석열 대통령

위 사진에서 보면 그의 바지 밑위가 10cm 이상은 내려와 품위가 없어 보인다. 윤대통령은 실제로 큰 키의 소유자이지만 다리까지 짧아 보이게 한다. 지나치게 넉넉했던 바지의 품은 줄어든 것 같은데 아래로 흘러내릴 듯한 바지의 모양새는 어찌해야 할까? 배가 나온 중·노년기의 남성들이 정장 바지를 입을 땐 멜빵(Suspenders)을 착용하는 것이 정석이다.

그런데도 윤대통령은 왜 멜빵을 착용하지 않을까. 지금까지 인식할 수 있는 그의 패션 성향으로 보면 자신의 몸에 불편한 스타일을 참기 힘들어하는 유형임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옷의 품을 지나치게 크게 입거나, 넥타이 매듭을 느슨하게 매거나, 정장에 클래식(정장용) 구두 대신에 발에 편한 캐주얼 구두를 신는 것처럼 멜빵 또한 윤대통령 자신이 불편해서 착용하지 않는 것이다.

윤대통령은 먼저 멜빵에 대한 불편한 인식을 지울 필요가 있겠다. 신사복의 역사를 보면 멜빵은 클래식 정장 차림새에서 빠질 수 없는 소품이었다. 최근에는 착용감이 좋은 소재로 만든 멜빵들도 나와 있어 윤대통령에게 멜빵 착용을 적극 추천한다.

카타르 월드컵 16강에 진출한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 선수와 전화 통화를 하는 윤석열 대통령
▲ 카타르 월드컵 16강에 진출한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 선수와 전화 통화를 하는 윤석열 대통령

위의 사진에는 지난 3일 대통령 관저에서 월드컵 16강전에 진출한 우리나라 축구 국가대표팀과 전화 통화하는 윤대통령이 밝게 웃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런데 캐주얼 셔츠의 단추를 모두 채워서 입은 모습이 매우 답답해 보인다. 캐주얼 셔츠를 입을 땐 맨 윗단추는 풀고 입는 것이 정석이다.

이전 컬럼에서도 강조했던 바와 같이 남성 패션에는 꼭 지켜야 할 공식들이 있다. 그래서 문재인 전 대통령에겐 스타일링을 챙기는 전문가들이 있었다. 그래선지 필자는 문 전 대통령의 패션에 대해 부정적으로 언급했던 기억이 없다.

 

현재 윤석열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상징이고 한국을 대표하는 브랜드이다. 따라서 대통령 자신이 불편하다고 패션 상식에 어긋나거나 품격을 손상시키는 스타일을 지속한다면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한편 대통령의 지근에서 그의 스타일링을 챙길 수 있는 전담 직원을 두길 바란다. 무엇보다도 윤대통령 스스로 대통령으로서의 품격있는 이미지의 중요성과 가치를 인식하는 마인드가 우선이겠다. 대통령 취임 1년쯤 되면 멜빵을 맨 그의 옷차림새를 볼 수 있을까.

 

◇정연아
이미지테크연구소 대표, 이미지컨설턴트협회 회장

 

정연아는 국내 최초의 이미지컨설턴트로서 대통령 후보를 비롯한 정치인의 퍼스널 브랜딩, 최고경영자(CEO) 등의 이미지컨설팅을 담당해왔다. 대기업, 지방자치단체, 대학교 등에서 이미지메이킹을 주제로 1만회 이상 강연한 명강사이다. 저서로는 1997년 베스트셀러 ‘성공하는 사람에겐 표정이 있다’ ‘매력은 설득이다(2011)’ ‘내 색깔을 찾아줘(2022)’ 등 총 8권이 있으며, 칼럼니스트로서 여러 매체에 퍼스널브랜딩과 관련한 글을 기고하고 있다.

※ 외부 필자의 기고는 <폴리뉴스>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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