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둥 사라진 정의당, 주저앉을까 더 단단해질까
정의당의 기둥인 故 노회찬 의원이 마지막까지 당에 대한 걱정을 보인 가운데, 그가 없는 정의당의 향후 행보에 대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노 의원은 별세 직전에도 당에 대한 걱정과 애정을 표현했다. 그는 드루킹으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을 시인하면서도 "어렵게 여기까지 온 당의 앞길에 큰 누를 끼쳤다. 이정미 대표와 사랑하는 당원들 앞에 얼굴을 들 수 없다. 정의당과 나를 아껴주신 많은 분들께도 죄송할 따름"이라고 밝혔다.
이어 "나는 여기서 멈추지만 당은 당당히 앞으로 나아가길 바란다"며 "국민 여러분 죄송하다. 모든 허물은 제 탓이니 저를 벌하여 주시고, 정의당은 계속 아껴주시길 당부드린다"고 거듭 당부했다.
노 의원의 이같은 표현은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당의 지지도에 누를 끼칠 수 있다는 염려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정의당은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창당 이래 처음으로 지지율 10%대를 기록하고,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을 앞서는 등 지지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일명 '정의당의 데스노트'(정의당이 반대하면 낙마하거나 사퇴한다)라는 말을 유행시키며 민심을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로 자리매김한 점, 헌정사 최초로 국회의원 특수활동비를 반납하는 등 쟁점 현안에 뚜렷하고도 꾸준한 목소리를 내왔다는 점 등이 이유로 꼽힌다.
이정미 당 대표는 지난 12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대안 야당 너머 2020년 대한민국 제1야당 자리를 반드시 거머쥘 것"이라며 "핵심 지지층을 더욱 확대하고 지역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러나 노 의원이 인터넷 댓글조작 사건의 주범인 드루킹에 수천만 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당내는 빨간불이 켜졌다.
노 의원은 "받은 적 없다"며 의혹에 대해 일축했고, 이 대표 또한 "노 원내대표가 터무니없고 근거 없는 이야기이고, 자신은 전혀 돈을 받은 일이 없다고 얘기했다. 노 원내대표를 믿는다"며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하지만 당내 분위기는 어수선했다. 당시 당내 게시판에는 '부디 내 믿음이 쓰레기통으로 들어가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확실한 증거가 나올 때까지 믿고 지지하겠다', '받았으면 당연히 처벌받아야 한다'는 등의 반응이 올라오기도 했다.
노 의원의 갑작스러운 비보는 이런 상황에 따른 심적 부담감 등이 작용했을 거라는 분석이 대부분이다. 이와 관련해 정계에서는 도덕적 흠결에 대한 인정이므로 지지층이 분산될 수 있다는 입장과 오히려 지지층이 더 결집될 수도 있다는 입장 등 상반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향후 노 의원의 별세에 대한 평가와 정의당 지도부의 행보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평 또한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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